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1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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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큐슈의 조용한 항구 모지항에 자리한 텐더니스 편의점. 이 편의점은 오늘도 꽃미남 점장 '시바 미쓰히코'의 팬들로 시끌벅적하다. 마성의 점장이 보이는 몸짓,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 여성 팬들은 환호성을 터트린다. 아르바이트생 옆에서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못마땅해하지만 파트타임 직원 미쓰리는 눈을 반짝이며 미소 짓는다. 이어서 묘한 카리스마의 털보 남자 '무엇이든 맨'이 편의점을 제집처럼 헤집고 다니고, 빨간색 멜빵바지를 입은 할아버지는 시끄럽다며 모두 나가라고 고함을 질러 댄다. 여느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는 수상쩍은 광경이 일상인 이곳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마음이 붕 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지금 당장 기타큐슈로 떠나고 싶었다. 편의점을 무대로 벌어지는 각각의 사연이 전부 좋았고 나 또한 마성의 점장님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코로나 이전 마지막 여행지가 후쿠오카였던 것도 한몫했다. 지금까지 읽었던 힐링 소설 중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현실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잔잔한 이야기와 그 안에 담긴 감동은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삶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할 시간을 마련해 준다.

편의점이라는 친숙한 장소를 무대로 벌어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가 작은 기적을 일으키고 이 기적이 하나 둘 모여 큰 희망으로 커진다. 모든 에피소드가 다 좋았고 누구 하나 미운 사람 없이 정겨운 등장인물들은 잊고 있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함께 어울리고 우정을 나누던 이웃과 친구들을 생각나게 하고 익숙해서 소홀히 여긴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일깨워준다. 정말 마성의 매력을 내뿜는 점장이 있을까라고 의심하다가도 어디든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어진다.

소설은 시바 점장 못지않게 판타지 게임의 주인공 같은 여동생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남긴 채 끝이 난다. 이 책에 만족한 독자로서 자연스레 후속편이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소설에 그려진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잔잔하게 묻어나는 배려를 통해 마음이 한결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수상쩍은 편의점 덕분에 오늘 하루가 행복하다.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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