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 물리학 - 런던 대학교 물리학 교수가 들려주는 일상 속 과학 이야기
헬렌 체르스키, 하인해 / 북라이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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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나는 이 중에서 물리학이 제일 어렵다. 한 번 어렵다는 생각을 갖게 되니 아무리 공부를 해도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 일상은 물리학으로 설명되는 것들이 참 많다. 이 책은 나처럼 물리학을 어렵게 느끼는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생활 속 작은 에피소드에서 물리학을 설명해준다.
가령, 말린 옥수수 알갱이를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넣었을 때 우리는 곧 맛있는 팝콘을 만날 수 있다. 팝콘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뜨거운 열기에 내부 압력은 점점 상승하고 말린 옥수수 알갱이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면 펑 소리와 함께 터지면 하얀 알갱이가 터져 나온다. 그리고 곧 내 입속으로 들어와 나의 행복지수를 높여준다.
생물학을 전공한 나는 빵 반죽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살짝 의문을 가졌다. 발효 반응은 생물학과 관련된 것이라 생각했는데 발효 과정에서 반죽이 부푸는 것은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공자조차 새롭게 알게 되는 상식들이 책 한 권에 가득 들어 있다.
아이작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설명한 중력. 욕조 속 넘치는 물을 통해 유레카라고 외치며 부력의 원리를 처음으로 규명한 아르키메데스. 매일 마시는 커피에서도 물리학을 이해할 수 있다. 
읽을수록 재미있게 느낀 건 과학은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이해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다. 이 책은 물리학이라는 큰 틀에서 생물학, 화학, 지구과학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검사사는 기기, 항성과 행성 사이에 어딘가 존재하는 새로운 우주 생명체, 서핑, 토스터, 피자 반죽에 이르기까지 물리학은 내 생활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다. 
이 책을 학창 시절에 만났으면 삶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과학과 더욱 친해질 수 있었을 텐데. 생각의 범위를 더 넓힐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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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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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한 작은 마을, 베어타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이곳에서 점점 희망은 사라지고 삭막한 삶의 모습만이 남아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매일 아침 들리는 탁.탁.탁. 소리에 마을 주민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잡고 있다.
드디어 내일이면 준결승 전이 열린다. 그리고 베어타운의 청소년 아이스하키 팀은 그 경기에서 우승을 한다. 이 날의 기쁨을 역시나 그냥 보낼 수 없다. 팀의 후원자이자 천재 하키 소년 케빈의 집에서 우승 축하 파티가 벌어진다. 비록 청소년이지만 파티에 술이 빠질 순 없다. 어린아이들이기에 더 자제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직 결승 경기가 남아 있었지만 누구 하나 이 광란의 파티를 제어하지 않았다. 사건은 여기서 벌어진다.
어린 소녀가 성급히 찢어진 블라우스를 손으로 움켜잡고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다들 술에 취해 소녀를 눈여겨보지 않았고 그녀는 재빨리 집으로 도망친다. 그리고 멍든 손과 목을 숨기며 이불 속에 숨게 된다.
그렇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하루가 지났지만 어린 소녀에게는 결코 지워질 수 없는 상처가 남아 있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부모에게 전부 이야기한다. 절규와 눈물이 터져 나온다. 그리고 그들은 경찰에 신고를 한다.
결승 경기 날 아침, 천재 하키 소년 케빈은 경찰에 연행된다.
그의 죄목은 성폭행.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로 마을은 큰 혼란에 빠진다.
어른들은 그들의 마을을 유지하는 아이스하키 팀이 사라질까 두렵다. 그래서 피해자를 공격한다.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며 피해자를 탓한다.
현실과 다르지 않은 베어타운의 양면성이 두렵다. 가해자의 부모가 거물급 후원자이기에 마을 사람들은 가해자를 걱정한다. 어린 소녀는 또다시 상처를 받게 된다. 사건이 벌어진 그날, 그 장면을 목격한 소년이 있다. 빈민가에서 힘들게 엄마와 살고 있는 이 소년에게 어른은 떨쳐버릴 수 없는 유혹을 한다. 입 다물고 있으면 엄마의 아픈 허리를 치료받게 해주겠다는 말로.. 
최악이다. 지독하다. 잔인하다.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을까..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만들어진 아이들의 잘못된 생각과 맹목적인 믿음.
진실과 거짓, 피해자와 가해자, 목격자와 방관자, 그리고 작은 용기.
10년 후 이 아이들은 이 마을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마음이 무겁다.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지금의 현실과 다르지 않을 것을 알기에..
그래도 나는 작은 희망을 가져 본다. 비록 나쁜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에 상처받고 다치고 아파하지만 그 속에서 작은 용기가 만든 힘이 베어타운을 살아가게 만들 것이다.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 외압에 굴복하지 않는 용기, 떳떳하게 자신의 상처를 들어내는 용기, 그 용기가 모여 상처를 감싸주고 서로를 안아주는 힘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평화로운 표지에 전작인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을 기대했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에 당황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에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이 아이들을 통해 어른들이 많이 배우고 깨닫고 느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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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의 인생상담 (20만부 판매기념 특별판)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김신회 옮김 / 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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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와 친구들이 전해주는 인생에 대한 명쾌한 해답.
우리는 살면서 끝없이 고민 속에서 살아간다.
학창 시절 친구와의 문제, 직장을 다니면서 겪는 여러 문제,
나 자신에 대한 문제부터 가족과 관련한 고민까지..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가지 고민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다양한 고민에 관해

보노보노와 친구들이 답을 해주는 형식으로 쓰여 있다.
여기에 귀여운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일러스트는 보너스처럼 곳곳에 담겨 있다.
질문은 '나'에 대한 정체성을 묻는 질문부터 '도저히 토마토를 못 먹겠어요.'와 같은 사소하지만 질문자에게는 심각한 고민까지 끊임없이 실려 있다.

이런 질문들에 대해 보노보노와 친구들은 너무나도 명쾌한 답을 준다.
별거 아니라는 듯 시원한 답변을 읽다 보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해결책을 우리는 왜 몰랐을까.
어쩌면 우리는 답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내가 옳다고 인정하고 공감해 줄 상대방을 기다린 게 아닐까.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순수하지만 때로는 길을 잃는 대화를 읽다 보면 자

연스레 미소를 짓게 된다.

나도 이들처럼 천진난만한 시절이 있었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이 책을 번역한 김신회 작가의 전작인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에서 나는 이미 보노보노와 친구들을 만났었다. 그 당시 나는 무척이나 위태로운 상태였다.
잔뜩 날이 서서 조그마한 일에도 짜증을 내며 예민한 때였다. 그때 만난 보노보노는 내게 웃음을 주었고 세상을 인자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주었다.
때로는 엉뚱하고 때로는 속 깊은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이야기와 김신회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가 어우러져 책을 읽으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그 경험의 연장선으로 이 책도 내게 편한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번아웃 증후군으로 무기력해진 내가 다시 기운 낼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었다.
세상 사 수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별거 아니라는 새로운 관점을 알려주었다. 이들과의 이번 만남도 무척이나 유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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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의 기술 - 추락하는 의지를 상승시키는 심리 스프링
제이슨 워맥.조디 워맥 지음, 김현수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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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 나는 의욕이 너무 불타올라 다 타버려 재가 된 상태다.

한참 신나게 일하다가 번아웃 증후군에 고생을 하고 난 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에 있다. 머릿속에서는 빨리 털고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서야 한다고 하지만 몸은 결코 움직이지 않는 그런 상태에 있었다. 3월을 끝으로 프로젝트 하나가 마무리됐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하지만 내 안에서 '의욕'을 끌어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다시 동기를 부여하고 싶다는 마음에 이 책을 펼쳤다.
기분 좋은 푸른색 표지와 노란색 띠지, 캥거루가 노래 부르며 뛰어나는 책 표지에 마음이 끌렸다. 땅속 깊은 곳까지 추락한 내 의지를 다시 푸른 하늘로 상승시키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에 정신을 집중하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내 안에 숨겨져 있는 추진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심리 스프링 작동법을 이야기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 들에 대해서 명쾌한 지침을 제시해준다.
가령, 더 많이, 더 잘, 더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힌 내게 '속도를 늦추라'라고 말한다.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내게 '제일 쉬운 것부터 시작하라'라고 한다. 가끔은 당연한 말이 새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알면서도 불안한 상황에서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간단한 답을 유쾌하게 알려준다.
7장에 걸쳐 의욕을 다시 불태울 수 있는 인생의 지침을 이야기하지만 내가 가장 집중해서 읽었던 부분은 4장이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하겠다는 오만 버리기>. 100% 완벽하게 처리한다면 금상첨화지만 내게 필요한 건 부담감을 버리고 실수를 줄이는 일이다.
역시 난 내 문제에 대한 답을 알고 있었다. 알면서도 인정하지 못하고 이 책을 읽은 후에 비로소 완전히 문제를 인식하다니.. 이건 무슨 심리일까..
내가 하는 일은 시간과 노력에 비례해서 결과가 확실하게 나타난다.
이 책에서 가능성의 범위를 넓히라는 명제 하에 그린 그래프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조금씩 목표를 설정해서 하나씩 완료하면 분명 한 단계 도약하는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해야 할 일과 위임할 일, 집중할 일을 잘 파악해서 다시 나다운 삶을 살자.
책이 가진 힘은 신기하다. 사방이 꽉 막혀 숨쉬기 힘들었던 내게 숨을 쉴 수 있는 문을 만들어주었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한번 뛰어올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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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난민 - 제10회 권정생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3
표명희 지음 / 창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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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마자 예전에 톰 행크스가 주연의 영화가 떠올랐다.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영화 속 톰 행크스의 고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는 바람에
뉴욕에 입국할 수도, 고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게 돼서 공항에서 머물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내게 '난민'은 영화 속에서나 들을 수 있는 낯선 단어이다.
간혹 TV 뉴스를 통해 본 난민들을 접하지만 역시나 다른 세상 이야기에 불과했다.
책에서 어린 소년은 누나에게 묻는다.
'난민이 뭐야?'
난민이란 뭘까. 고국에서 버려진 사람들? 고국을 버린 사람들?
그렇다면 그들은 왜 버려지거나 버려야 했을까?
소년의 물음에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이 책에는 다양한 난민들이 모여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제3국을 선택한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어린 소년 '민'과 누나 '해나'가 있다.
어릴 적엔 아빠와 오빠에게 그 누구보다 사랑받고 컸지만
종교적인 이유로 강제 결혼에서 도망쳐온 그녀,
아버지 나라의 국적을 얻어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한국으로 온 남자,
부족장의 딸로 태어났지만 자유를 알게 된 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 한국으로 온 유쾌한 커플. 운 좋게 가족 모두 한국으로 올 수 있었던 중국인 가족,
그리고 하룻밤의 실수로 이 땅에 태어났지만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은 어린 소년과 누나, 아니 엄마.
읽는 내내 머릿속에는 내가 책을 다 읽었을 때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맺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더 이상 세상에서 버려지지 않고 안정된 삶을 살기를 바랄 뿐이었다.
각자가 가진 어둠 속에서 이제는 밝은 세상으로 나와 봄날의 새싹처럼 새로운 삶을 살았으면 했다. 누군가는 난민이 되었지만 다른 누군가는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그 속에서도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하지만 기다림이 절망이 되어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그렇게라도 그가 자유로울 수 있다면,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면...
결코 누군가의 아픔과 내 삶을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땅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난민'이라는 어려운 주제에서 나와 내 이웃, 종교, 인권, 빈곤 등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영특한 '민'이가 이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 멋지게 살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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