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대로 살고 있습니다
이시하라 사치코 지음, 신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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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홀로서기를 결심한 지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비슷한 분위기의 옷을 입고

익숙한 길을 지나 출근하면 늘 반복되는 패턴의 일이 기다리고 있다.

12시가 넘으면 우르르 점심을 먹으로 밖으로 쏟아지고 1시간 정도 지나면 다시 모여든다.

오후 시간 또한 변함없다. 사무실에서는 키보드 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린다.

퇴근 시간이 되면 아침에 지나온 그 거리를 똑같이 지나 집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난다.

남들과 비슷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그러면서도 늘 갈망한다. 나만의 삶을, 나다운 삶을 살고 싶다고.

그래서 <취향대로 살고 있습니다>를 읽었을 때 저자처럼 나이 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패션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라는 저자의 직업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녀의 스타일이, 그녀의 감각이, 그녀의 생각이 참 멋있다.

책에는 사진이 많이 실려 있다. 그 때문에 그녀의 삶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전해주는 행복한 일상에 나 또한 기분이 좋아진다. 특별한 것은 없다.

그저 내 취향대로 매일 내게 힘을 주며 긍정적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

물론 내 취향이 다른 사람들에게 폐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익숙하지 않은 삶에 아직은 어리둥절하지만 적어도 남들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는

차츰 익숙해지고 있다. 내 방식대로 일하면서 인정받는 일이 조금씩 늘어나며서 자신감도 회복 중이다.

얼마 전까지 나를 힘들게 했던 마음의 병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 멋지게 나이 듦을 알려준 <취향대로 살고 있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나다움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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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양형 이유 - 책망과 옹호, 유죄와 무죄 사이에 서 있는 한 판사의 기록
박주영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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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법이란 최소한 약자의 편을 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 없고, 힘없고, 소위 말하는 '빽' 없는 이들에게 최소한의 방패가 되어 주고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

보통의 평범한 시민이 법정에 가지 않는 한 관련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된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법은 늘 돈 많고, 힘 있고, '빽'이 든든한 이들의 손을 들어준다.

<어떤 양형 이유>는 현직 부장판사가 써 내려간 우리 시대의 이야기이다.

딱딱한 판결문에 미처 담지 못한 약자들의 울분과 아픔과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끔찍한 범죄 사건 뉴스가 종종 등장한다.

세상이 변한 건지, 실제 범죄가 증가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중범죄를 저지른 피의자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을 받은 사건을 접하면 속에서 천 불이 날 때가 있다.

아무리 법원이 가장 보수적이라고는 하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판결에도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곤 한다. 하지만 엄연히 법과 도덕은 구분해야 하는 법이다.

무조건 피해자 편을 들어야 한다는 나의 편협했던 생각은 일련의 사건들을 보고 들으며 달라지기 시작했다.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사회에서 도덕적으로 사형 판결을 받았을지라도

감옥에 들어가는 문제는 법에 따라 엄격해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럼에도 법은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들에게 위로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형사 재판을 주로 담당했지만 소년 법원 판사로서 근무했던 저자의 경험은 안타까울 뿐이었다.

판사 앞에 서야만 했던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관심을 기울였다면,

그 아이들의 삶은 조금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법과 관련한 이야기는 뒷맛이 참 씁쓸하다.

고스란히 반영된 현실을 때로는 외면하고 싶고 암울한 현실에 마주할 때면 슬퍼진다.

그럼에도 나는 작은 희망을 느꼈다. 의를 추구하는 판사가 쓴 진솔한 이야기와 고민,

그 이면에 보이는 눈물에서 법의 한계를 뛰어넘은 인간애를 느꼈다.

<어떤 양형 이유>를 읽으면서 법과 법원이 추구해야 할 정의,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정의,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정의 등에 대해 많을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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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호하게 살기로 했다 - 일, 관계, 인생 앞에 당당해지는 심리 기술
옌스 바이드너 지음, 장혜경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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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삶의 많은 순간에 얼마나 당당할 수 있을까.

갑과 을의 관계가 명확한 직장에서,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서 생각해보면,

내 생각을 단호하게 말하려 하지만 누군가 상처받을까 봐,

내 한마디에 인사고과가 달라질까 봐 마음껏 말하지 못했던 순간이 더 많다.

<나는 단호하게 살기로 했다>는 다양한 순간들에서 좀 더 당당하게 단호하게 말하라는 조언을 한다.

생각만큼 쉽지 않은 그 당당함을 찾기 위해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로 했다.

내 안에 숨겨진 공격성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해주고

직장과 인간관계에서 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준다.

내 주변에 보이지 않은 미묘한 분위기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충고를 전해준다.

마치 어린 시절 동경하던 커리어 우먼을 만난 듯한 기분이 든다.

당당하게 말하라고 해서 윽박지르거나 화를 내라는 것이 아니다.

공격성과 자신감은 종이 한 장의 차이이기에 적절한 때에 적당하게 발휘할 수 있는 요령을 알려준다.

모든 이에게 좋은 사람이고픈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자.

오히려 부당하고 어처구니없는 부탁을 단칼에 거절함으로써 내 삶에 당당해지자.

더 이상 눈치 보며 마음 졸이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은 하면서 내가 맡은 일에 집중하자.

저자의 충고에 귀 기울여 이번 기회에 내 약점과 강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결단력 있고 당당한 모습으로 변해보자.

그러한 모습을 통해 각자가 원하는 성공의 길에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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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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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네스의 시작과 끝을 보여주는 이야기. 그래서 이 책에는 마침표가 없다.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쉼표만 존재할 뿐 그 어디에서도 마침표를 찾을 수 없다.

한 사람의 인생이 마침표로 끝나지 않고 영원히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낯선 이의 일생을 잔잔하게 함께 들여다본다.

짧은 글에서 인생을 전부 이해할 순 없지만 쉼표 사이에 전해지는 여백,

그 여백에서 나는 상상한다. 요한네스 인생의 다양한 순간들을.

특별한 사건도 대단한 심리 묘사도 없다. 그저 담담할 뿐이다.

어쩌면 건조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글에서 인생을 느낄 수 있다.

누군가 살아온 과정에서 삶과 죽음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이다.

한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봤을 때 나는 어느 시간쯤에 있을까.

아직 정오에 다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지나온 시간이 길다 생각했지만 내게 남은 시간은 훨씬 더 많다.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내 인생도 욘 포세가 그린 요한네스의 인생처럼 담담하고 간결했으면 좋겠다.


모든 것이 지나가, 그의 때가 되면, 스러져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무에서 무로,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p.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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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씽 인 더 워터 아르테 오리지널 23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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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이란 엄청난 돈과 보석 앞에서 태연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주인공 에린이 남편 마크를 땅에 파묻으면서 시작한다.

훤칠하고 능력 있는 은행가 마크와 범죄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에린은

뜨거운 사랑의 결실로 결혼을 올리고 보라보라섬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았던 신혼부부는 이곳에서 가방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가방 속에서 발견된 것은 수많은 지폐와 다이아몬드, 그리고 권총 한 자루.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작은 불씨는 걷잡을 수 없게 활활 타올라 두 사람을 집어삼킨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가방을 무사히 집으로 가져왔다.

돈은 은행에 모두 입금하고 보석과 가방 속 다른 물건들을 처분하기만 하면 된다.

여기까진 완벽했다. 여기서 끝냈더라면.. 하지만 욕심은 끝이 없다.

에린은 다큐멘터리 촬영으로 만난 에디에게 다이아몬드 처리를 부탁한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커리어를 쌓으면 촉망받던 평범한 30대 여성은 점차 범죄의 길로 들어선다.

에디의 도움으로 다이아몬드까지 처리한 에린은 이제 남은 물건에 미련을 갖게 된다.

남편과 상의했지만 혼자서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모든 것이 끝나기 직전, 에린은 깨달았다. 가방을 줍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사실을.

가방 하나로 인해 그녀에게 남은 건 이제 뱃속의 아기뿐이라는 걸.

읽으면서 내내 머릿속에서 두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그 가방 그냥 버려', '나라면 에린과 다른 선택을 했을까.'

애초에 내 것이 아닌 물건에 욕심을 낸 대가는 엄청났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평생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통장에는 엄청난 돈이 있지만 지금 당장은 쓰지도 못한다. 그런 인생이 행복할까.

평범한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과정과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서서히 물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섬뜩하기까지 하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는 썸씽 인 더 워터.

더운 무더움을 날려버릴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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