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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씽 인 더 워터 ㅣ 아르테 오리지널 23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이란 엄청난 돈과 보석 앞에서 태연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주인공 에린이 남편 마크를 땅에 파묻으면서 시작한다.
훤칠하고 능력 있는 은행가 마크와 범죄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에린은
뜨거운 사랑의 결실로 결혼을 올리고 보라보라섬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았던 신혼부부는 이곳에서 가방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가방 속에서 발견된 것은 수많은 지폐와 다이아몬드, 그리고 권총 한 자루.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작은 불씨는 걷잡을 수 없게 활활 타올라 두 사람을 집어삼킨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가방을 무사히 집으로 가져왔다.
돈은 은행에 모두 입금하고 보석과 가방 속 다른 물건들을 처분하기만 하면 된다.
여기까진 완벽했다. 여기서 끝냈더라면.. 하지만 욕심은 끝이 없다.
에린은 다큐멘터리 촬영으로 만난 에디에게 다이아몬드 처리를 부탁한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커리어를 쌓으면 촉망받던 평범한 30대 여성은 점차 범죄의 길로 들어선다.
에디의 도움으로 다이아몬드까지 처리한 에린은 이제 남은 물건에 미련을 갖게 된다.
남편과 상의했지만 혼자서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모든 것이 끝나기 직전, 에린은 깨달았다. 가방을 줍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사실을.
가방 하나로 인해 그녀에게 남은 건 이제 뱃속의 아기뿐이라는 걸.
읽으면서 내내 머릿속에서 두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그 가방 그냥 버려', '나라면 에린과 다른 선택을 했을까.'
애초에 내 것이 아닌 물건에 욕심을 낸 대가는 엄청났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평생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통장에는 엄청난 돈이 있지만 지금 당장은 쓰지도 못한다. 그런 인생이 행복할까.
평범한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과정과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서서히 물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섬뜩하기까지 하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는 썸씽 인 더 워터.
더운 무더움을 날려버릴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