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3월
평점 :
품절


두 면은 바다를 품고 두 면은 도시를 품은 산 아래 꼭대기에 있는 마을, 메리골드.

이 마을에 창백한 얼굴의 미스터리한 여자가 등장했다. 그녀는 자신을 마음 세탁소 주인이라

말하며 그곳을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매일 차를 끓인다.

미스터리한 주인장 '지은' 씨는 사람들의 마음속 얼룩을 원하는 만큼 지워주며 상처를 보듬어 준다.

사랑에 상처받고 지우고 싶거나, 가난으로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거나, 부와 인기에 휘둘려

자신의 삶을 잃어버렸거나, 학교 폭력으로 방황했던 이들의 얼룩을 지워준다.

각자의 상처를 스스로 꺼내어 들여다보고 인정함으로써 진정한 치유의 시간을 가진 이들은

환하게 웃으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감동 가득한 이야기를 읽으며 내 마음도 따스해짐을 느낀다.

등장인물들처럼 나도 지우고 싶은 얼룩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분명 그 당시에는 힘들어 죽을 것만 같고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랐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나니 괴롭고 힘든 시간들이 하나씩 쌓여 지금의 단단한 내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에 찾아간다면 얼룩을 지우기보다는 주름을 살짝 펴 달라고

말하고 싶다. 분명 괴로움과 슬픔이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었으니깐.

그리운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기나긴 여정을 하고 있는 지은 씨에게

가족 같은 친구와 이웃이 점차 늘어나는 걸 보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창밖으로는 꽃잎이 흩날리고 옥상에는 빨래들이 널려있는 멋진 표지의 마음 세탁소가 현실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아픈 기억은 지워져야만 살 수 있기도 하고, 어떤 기억은 아프지만 그 불행을 이겨내는 힘으로 살기도 하지. 슬픔이 때론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해.

p.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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