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주의자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소슬기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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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의 진실을 파헤치는 흑인 여성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을 최초의 흑인 여성 점검원으로 설정한 건 인종차별에 대한 사회의 시선과 차별을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도시는 엘리베이터를 통해 굴러간다.

엘리베이터라는 매개체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인간의 욕망과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는

불안전함을 보여준다. 이 세계는 경험주의와 직관주의로 양분되어 있다.

경험주의자는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관점으로 엘리베이터를 점검하지만

직관주의자인 주인공은 직접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느껴지는 이미지와 직감으로 상태를 점검한다.

어느 날 주인공이 점검한 11호기 엘리베이터가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지고 그녀가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녀의 직감에 따르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사고였기에 사건의 실마리가 될 블랙박스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엘리베이터 추락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는 추리소설의 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한 인간의 자유를 향한 열망을 보여준다.

엘리베이터는 권력자들의 끝 모를 탐욕을 반영하고 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세상은

현실의 폭력적인 차별을 빗대어 보여준다.

좁은 엘리베이터 만이 유일한 상승 수단인 세계에서 추락은 실패를 상징한다.

소설에서 직감으로 표현된 전문성과 직업적 자부심은 계급으로 이루어진 수직 도시를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완벽한 엘리베이터는 존재할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완벽함이란 무엇인지,

그 종착지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상상해 본다.


엘리베이터 세상은 천국처럼 보일 테지만, 당신이 예상했던 천국은 아니다.

p.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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