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즈만이 희망이다 - 디스토피아 시대, 우리에게 던지는 어떤 위로
신영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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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우리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나쁜 바이러스는 없다고. 바이러스가 살 수 없는 환경에서는

인간도 살 수 없으니 바이러스를 적으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평생을 공생해야 하는 관계로 인식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이 상황을 현명하게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는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

각 나라에서는 백신을 개발하고 임상 시험에 착수했으며 매일 감염자 수를 공개하고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를 강조하면서 거리두기를 지속하라는 안내가 이어지고 있다.

예방의학 교수인 저자는 아픔의 연대를 강조하며

우리 사회가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비판과 대안을 제시한다.

점차 증가하는 노령 인구와 앞으로 마주하게 될 노인 문제와 여기서 파생된

의료급여 진료비 증가를 꼬집고 대책을 제시하고

우리나라 의료의 공공성을 비판하며 의료 양극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한다.

또한 유전자 검사 전면 확대로 인한 심각한 폐해를 걱정하고

건강 불평등을 타개해 나갈 대안을 강조한다.

지금의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가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직면하고 있는 위험을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서로를 신뢰해야만

불완전한 개체가 모여 완전한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한 여덟 가지 키워드는 우리가 당연시하던 세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은 비판하고 돌봄의 공동체를 만들어 따뜻하게 포용할 때

인류가 평화 속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로 인해 서로 간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픔을 함께 나누고 이겨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보려 한다.

힘든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낸다면 분명 다시 예전처럼 함께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p. 29

늙는 것은 젊음을 잃는 것이 아니라 품는 것이다. 인형 안에 인형이 있고, 그 안에 또 작은 인형이 자리하고 있는 '마트료시카'라는 러시아 목각 인형처럼 말이다. 다시 말해, 죽음이 삶의 결손이 아니라 축적인 것처럼 노년은 청춘의 결손이 아니라 그 모든 지나간 삶을 품는 것이다.

p. 336

위기의 시기에 퓨즈처럼 가장 먼저 죽는 이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이들은 주류 사회에서 가장 약한 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프면 제일 먼저 붓는 편도(扁桃)”이고, “가장 먼저, 가장 늦게까지 아픈 시인(詩人)”이며, 마침내 인류 생존의 해법을 간직한 이들이다. 그래서인가? 한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아픈 곳이 중심이다.” 퓨즈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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