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 - 1집 Non-Linear [재발매][디지팩]
못 (Mot)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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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날엔가 MOT의 cold blood의 뮤직비디오를 보게 되었다.

한순간 서태지의 이미지가 떠올랐고

전혀 다른 이승환의 이미지도 함께 떠올랐다.

한참 뒤 지나고 나니 츠카모토 신야의 [6월의 뱀]을 보고 있는 듯한 이미지도 떠올랐다.

장마철, 끔찍하리만치 지루하게 내리는 비 속에서 느껴지는 끈적거림이 MOT의 음악 속에서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MOT의 노래를 추천했다가 '뭐 이런 노래가 다 있냐'며 한 소리 들었다.

하지만 cold blood에 빠지는 그 순간 당신은 그 음악에 중독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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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주제 사라마구 지음, 김승욱 옮김 / 해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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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이후 사라마구의 소설에 빠져버렸다. 순서대로 하나씩 읽어가면서, [도플갱어]는 그의 소설 가운데 다섯번째로 읽은 것이다. 그의 소설의 특징은 처음 서른 페이지쯤은 읽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것이다. 한 장 한 장 넘겨가는 것이 곤욕이며, 도대체 뭔 이야기를 하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여하든 약간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것이, 내가 느끼는 사라마구의 소설이다. 그러나 그 고비를 넘기고 나서는 결단코 그의 책을 손에서, 그리고 눈에서 떨어뜨릴 수 없게 된다. 그것이 그의 소설들이 가진 마력이다.

[도플갱어]는 말 그대로 세상 어딘가에 나와 똑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 사람은 여느 사람보다 특이하거나 특별한 삶의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나 혹은 주위의 평범한 사람이다. 다만 똑같은 누군가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을 뿐인 것이다.

나와 똑같은 누군가가 실제로 있다는 것을 안다면, 나 역시 주인공처럼 그를 찾아 나설 것이며, 동일하지만 다른 삶을 살아온 그의 삶을 훔쳐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사라마구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호기심에서 출발한 타인의 삶에 대한 욕구는 결국 자신을 삶을 버리고 그의 삶 속으로 들어가게 만든다. 그것이 [도플갱어]가 갖는 위험한 결론이다.

자신의 삶이 결코 지루하다거나 무의미하다거나 재미없다고 생각하지 않는, 그래서 조금은 괜찮다고 생각하며 살던 누군가가 한 순간의 호기심과 욕구로 인해 갑작스럽게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전혀 낯선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아야 한다면, 그것은 나와 똑같은 누군가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보다 더 절망스럽고 잔인한 결과가 아닐까....

그럼에도 사람들은 꿈을 꾼다. 세상 어디에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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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뗏목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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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심심해서 나뭇가지로 바닥에 금을 그었다. 그러자 백두산이 갈라지면서 대륙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극도의 불안에 휩싸이고, 남북의 군사적 및 이념적 대립은 한순간에 무너져 삶에 대한 강렬한 열정과 무기력한 포기가 흘러넘친다. 조금씩 밀려나가던 한반도가 일본 열도와 부딪치려는 절대 절명의 순간, 방향이 바뀐 해류로 인해 충돌의 위기는 면하고 끝도 없는 태평양으로의 표류가 시작된다.....

소설 [돌뗏목]을 읽다보면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아주 사소하고 우연한 계기들이 거대한 사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이베리아 반도가 유럽 대륙으로부터 떨어져나가 표류하듯, 이 땅도 아시아 대륙으로부터 떨어져나갈 지도 모른다는, 그런 상상을 말이다. 예상치 못했던 원인들을 제공하고, 그 원인에서 출발한 사건들은 인간의 삶 전체를 뒤흔드는 심각한 결과들을 낳는다. 그 속에서 무기력하지만 어찌되었든 해결을 하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가 엿보인다.

사라마구의 소설이 갖는 현실에 대한 지독한 비판력과 이상에 대한 강렬한 상상력은 처음 몇 장은 지루한듯 눈을 피곤하게 하지만, 결국에는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마지막장을 넘길 때까지 눈을 때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 마력은 우리를 끌어들여, 지중해와 대서양으로 표류하는 이베리아 반도처럼 거대한 돌뗏목 위에서 숨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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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주제 사라마구 지음, 김승욱 옮김 / 해냄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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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마구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 때문인가, 그의 또 다른 소설 [동굴]을 다시 드렉 되었다. 플라톤의 국가 제 7권에 나오는 동굴의 우화를 토대로 쓰여졌다고 하는 소설 [동굴], 그러나 역자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읽고 있다.

 

21세기는 디지털의 시대이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었으며 편리한 것이 우선되었으며 이전의 것들은 구식으로 몰려 폐기되고 새로운 것, 모두 똑같이 누리고 써야하는 것으로 가득차 있는 시대가 바로 오늘이다. 소설 [동굴]에서 이것은 센터라는 이름의 도시로 드러난다.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그 안에서 모든 것이 편리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모두가 똑같은 혜택을 받으며 사는 센터는, 그러나 자유로운 삶과 개성, 그리고 자유로운 사상은 허용되지 않는 그런 곳이다.

 

그러나 주인공 시프리아노 알고르는 그런 시대의 인물이 아닌, 이른바 아날로그 시대의 인물이다. 손으로 애써 노력하지 않으면 혹은 오랜 시간을 들여 불편하지만 하나씩 해나가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 현대식 불가마가 아니라 할아버지때부터 직접 만들어 써왔던 구식 가마에서 도자기를 굽고 있는 사람이다. 센터에 의해 삶이 조종되고 있기는 하지만, 센터의 규칙에 얽매이고 싶지 않은 자유인이지고자 하는 인물, 그가 바로 시프리아노 알고르이다.

 

소설 [동굴]에 나오는 시프리아노 알고르의 삶이 변화되는 과정은, 19세기 산업혁명이후 자본주의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가 만든 도자기의 수요가 더 이상 없기에 공급할 수 없는, 다시 말해서 노동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 수요가 없으면 노동할 수 없는 프롤레타리아트의 삶 그 자체이기도 하다. 새로운 기회를 얻고자 하지만, 수요가 없으면 그것조차 원천적으로 봉쇄당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삶이며, 소설 [동굴] 속에서 시프리아노가 피할 수 없는 삶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라마구는 그 현실에 안주하기를 거부한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도 끝까지 생명력을 잃지 않았던 주인공처럼, 시프리아노 역시 센터에서의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자유를 선택하도록 만든다. 그것이 자본주의의 억압 속에서도 자유를 포기하지 않는 인간들의 참모습이기도 하다.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는,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가 세상의 전부인 것으로 아는 사람들을 진리의 태양으로 이끄는 철학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프리아노는 바로 그 동굴에서 사람들을 자유로 이끄는 플라톤 식의 철학자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철학자는 길을 인도할 뿐이다. 그 길 위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쳐 살아야 하는 것은 인간 개개인이다.

 

시프리아노는 철학자가 아니라 길 위에 선 살아있는 인간일 뿐이다. 하지만 시프리아노의 선택을 우리가 이 삶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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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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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다섯의 노구를 끌고 강화로 떠나던 김상용은 동생 김상헌에게 이 말을 남겼다. "다만 당면한 일을 당면할 뿐이다." 김훈의 [남한산성]에 있는 이들은 모두 스스로에게 당면한 일을 당면하고 있을 뿐이다.

성문을 열어 살 길을 열고자 했던 임금이나, 그 뜻을 받들기 위해 스스로 역적의 길을 열었던 최명길이나, 온몸으로 그 길을 닫고자 저항했던 김상현이나, 엄한 군기로 군장을 칠 수밖에 없었던 김류나.... 그리고 나룻가에서 가녀린 목으로 칼을 받았던 사공이나.... 그 모두는 그저 당면한 일을 당면할 뿐이었다. 그것이 그 때였으며 그 뜻이었으며 그 행동이었으리라.

그러나 그 때를 되새김질 하는 우리의 눈에서는 그 날의 참담한 심정에 자신을 맡겨 눈물이 고이지 않을 수 없으며, 작가의 글줄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고자 하는 의지와 죽고자 하는 의지가 뒤엉켜 엎치락뒤치락하면서도 결국 그것이 한 길임을 깨달을 수밖에 없는 허망함에 어깨를 늘어뜨릴 수밖게 없다. 남한산성, 그곳에 임금이 있었고, 한 나라의 참담함과 굴욕이 있었다.

후대는 역사를 기억의 한 장으로만 떠올릴 뿐, 온 몸으로 절규하지는 않는다. 그저 지금 당면한 일을 당면할 뿐이다.

소설 [남한산성]은 조선 역사의 가장 큰 치욕이며 참담함으로 전해지는 삼전도의 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진의 침입에 손도 쓰지 못한 채 쫓기고 쫓겨 찾아든 남한산성에서 임금과 신료들, 그리고 민초들이 어떻게 겨울을 나고 살 길을 찾고자 했는지, 그 길이 진정 살 길이었는지, 아니면 죽을 길이었는지.... 그 고뇌와 참담함을 수려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어찌하면 그저 참담하게 하루하루를 버텨나갔던 전쟁사의 일부처럼 보이지만, 김훈의 펜 끝은 우리를 남한산성, 바로 그 시대 그 자리로 끌고가 고뇌하는 임금이 되게 하고, 역적의 짐을 질 수밖에 없는 최명길이 되게 하고, 죽을 길임을 알면서도 머리를 숙일 수없는 김상현이 되게 한다.

임금의, 최명길의, 김상현의, 혹은 서날쇠의 길에 대한 결정은 그 어느 것도 옳다 할 수 없으며, 그 어느 것도 잘못이라 할 수 없다. 김상용의 말처럼, 그저 당면한 일을 당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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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훈이 "남한산성"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05 02:33 
    남한산성 - 김훈 지음/학고재 2007년 10월 31일 읽은 책이다. 올해 내가 읽을 책목록으로 11월에 읽으려고 했던 책이었다. 재미가 있어서 빨리 읽게 되어 11월이 아닌 10월에 다 보게 되었다. 총평 김훈이라는 작가의 기존 저서에서 흐르는 공통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다분히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매우 냉정한 어조로 상황을 그려나가고 있다. 소설이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이 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읽었음에도 주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