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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C고교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학여행 때면 남모를 고민에 빠진다. 얼마 전부터 학교에서 수학 여행지를 일본, 중국, 제주도로 확대해 학생들이 선택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비용은 행선지별로 천차만별. 제주도는 17만원이지만, 비행기를 이용해야 하는 중국은 50만원대, 배로 가는 일본은 40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이 학교 학생 가운데 70명이 중국, 100명은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기쁨’을 맛봤지만, 나머지 300여명의 학생들은 제주도행을 선택해야만 하는 ‘씁쓸함’을 겪어야 했다.
고교 수학여행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본보 4월21일자 7면 보도>이 심화되고 있다.
21일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이 서울과 경기, 대구, 대전, 부산지역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수학여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05년에는 738개교 가운데 28개교가 ‘분리 수학여행’을 다녀왔으며 올해는 635개교 중에서 39개교가 분리 수학여행을 다녀왔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충남을 비롯해 상당수 지역이 대상에서 제외된 만큼 이들 지역까지 포함할 경우 수학여행지를 국·내외 2곳 이상으로 구분해 떠나는 ‘분리 수학여행’ 학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전일보가 지난 4월 천안지역 고교를 대상으로 수학여행 실태를 집중 조사해 본 결과 공·사립 18개교 가운데 44%인 8개교가 중국이나 일본으로 수행여행을 다녀왔으며 이 가운데 3개교는 대상지를 2-3곳으로 분리해 수학여행으로 떠났다.
안 의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학여행 경비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 고교생 1인당 평균 경비는 18만1579원이었지만 2006년에는 23만6830원으로 크게 늘었다. 경비 부담에 따른 수학여행 불참자도 지난해 4.3%에서 올해는 5.3%로 높아졌다.
반면 수학여행을 해외로 떠난 학교가 1곳에 불과했던 대전은 지난해 19만5125원에서 20만8838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결국 수학여행 경비가 급증한 것은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로의 수학여행이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수학여행 인솔 교사들에 대한 학교 측의 경비 지급도 여전히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안 의원은 분석했다. 인솔 교사의 경비 부족으로 결국 ‘공짜 수학여행’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출장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대전일보 金亨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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