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니스의 비밀 - Agatha Christie Mystery 36 | 원제 The Secret of Chimneys(192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은이), 유명우 (옮긴이) | 해문출판사
출간일 : 1999-10-20 | ISBN(13) : 9788938202352  
337쪽 | 188*128mm (B6) | 정가 : 5,000원

1987년 5월 25일 발행본으로 가지고 있다. 뒤표지에 ISBN도 없는.^^
이때 책값은 1500원이었다.
알라딘의 저자 소개 정보에 따르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본명은
Agatha Mary Clarissa Miller Christie Mallowan이란다. 

 


죽음을 향한 발자국 - Agatha Christie Mystery 37 | 원제 So Many Steps to Death(195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은이), 이가형 (옮긴이) | 해문출판사
출간일 : 1991-07-01 | ISBN(13) : 9788938202376  
326쪽 | 188*128mm (B6) | 정가 : 5,000원

1987년 6월 25일 발행본으로 가지고 있다. 당시 책값은 역시 1500원.
영국에서 출판된 제목은 Destination Unknown이고,
So Many Steps to Death는 미국판 제목이란다.

둘 다 비전문 스파이가 등장하는 모험소설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스파이 모험소설은
(해문의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을 지금까지 읽어온 바로는) 대개
평범한(때로는 꼭 평범하지도 않은) 남녀가 우연찮게
국제적인 음모에 휘말리게 되어 이를 해결하는 줄거리인데,
기본적으로 공산주의에 대한 적대적 오해와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은근한 멸시
(자본주의와 의회민주주의의 종주국이라는 영국인의 자만심?)가
바탕에 깔려 있다 여겨져서,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좋지만은 않았다.
정치에 대한 작가의 인식도 그다지 깊이 있고 치밀하지 않은 것 같았고.

[침니스의 비밀]도 그러한데, 이보다 근 30년 뒤에 발표한
[죽음을 향한 발자국]은 역시 연륜 덕분인지 분명 차원이 다르다.
치밀하다든가 기발하다든가 로맨스가 은근하다든가 하는 것은
도리어 [침니스의 비밀] 쪽이 낫다고 할 수 있지만,
정치나 사람살이에 대한 시선 자체가 다른 것 같다.

무엇이든지(인간의 노력과 두뇌까지) 사고파는 대상으로 만드는
‘돈’의 속성을 간파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노예 같은 처지가 되어서도
안락하기만 하면 인간은 스스로의 의지를 포기하고 적응해 버릴 수 있으며,
그게 바로 무서운 일이라고(그렇기 때문에 노동귀족과 일상의 파시즘이 생겨난다) 지적한다.
[침니스의 비밀]에서는 정치나 로맨스를 그저 소설의 흥미를 위한 소재로만 다루었다면,
[죽음을 향한 발자국]은 좀더 많이 알고 느껴 본 이가 하는 이야기 같달까.
그래서인지 막판의 반전은 도리어 사족 같다.

그러나 역시, 무언가 바꿔 보려는 인간의 노력에 대해,
“인정과 개성을 키우기에는 이 엉망진창의 세계가 오히려 더 나은 사육장”이라고,
작가는 주인공인 힐러리의 입을 빌려 말한다.
“연민과 이해와 동정과 결별을 선언하는 우수한 로봇의 세계보다는,
차라리 불완전하긴 하지만 인정 있고 인간적인 세계를 선택하겠”노라고.
물론 힐러리는 엘리트 과학자들의 오만한 발언들을 듣고 나서 이런 말을 한 것이지만,
사람들이 힘을 합치고 머리를 맞대어 만들려는 세상이 꼭
“연민과 이해와 동정과 결별을 선언하는 우수한 로봇의 세계”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1954년 당시, “이 엉망진창의 세계”에서 도리어
영국 같은 서구 자본주의 국가의 엘리트들이 “연민과 이해와 동정” 없이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사람들을 마치 기계처럼 부려먹지 않았느냐 말이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지금도 “연민과 이해와 동정” 없이
사람을 돈 버는 도구로 부려먹는 질서 아니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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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12-29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에서 기대할 것은 추리적 트릭 이외에 없는 것 같아요.
정치적이든 사회적이든 작가의 시각은 그때에도 보통 영국인의 시각이 아니었나 생각되는데 지금도 별로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착취가 당연히 생각되는 이들에게 바랄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가랑비 2007-12-29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만두 언니! 역시 애거서 크리스티 이야기에는 와주시는군요. 감사 감사! 제가 언니 서재에 들른지도 너무 오래 되었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