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
심은희 지음 / 리스컴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여름인 7~8월엔 평균 기온이 약 섭씨 16도이며, 밤 10시가 넘을 때까지 환하게 밝은 곳 이라니,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장 추운 1~2월에는 오후 4시만 넘어가도 어두워진다고 한다. 또한 연중 270일 비가 온다고 하니, 햇빛 보기 힘든 곳인가 보다. 그곳은 바로 아일랜드이다.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에 여행 작가 심은희가 쓴 여행서 “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를 읽고 있다.


   책은 상당히 편한 재질로 되어 있어서 글씨를 읽는 것이나 사진을 보는데 부담이 없다. 어느 나라나 강을 중심으로 문명이 발달하는데, 아일랜드도 리피강을 중심으로 발전을 한 다. 여행 작가는 아일랜드의 심장인 리피강 남쪽과 문학의 향기 자욱한 북쪽을 소개하고 바다가 아름다운 더블린 외곽과 아일랜드역사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는 렌스터, 의적 로비 후드의 이야기를 간직한 성이 있는 리머릭 등 꼭 우리나라의 제주도를 연상케 한다. 화장품의 이름인 이니스프리는 이곳 아일랜드의 호수 이름이다. 자각 소개하는 아일랜드 곳곳은 수수한 아름다움을 준다. 여덟 개의 이야기로 나누는데, 한 꼭지 마다 ‘아일랜드 톡’을 보너스로 끼워 놓아서 대중교통이라든가 음식이라든가 숙소구하는 일과 병원에 가는 방법, 아일랜드의 축제와 장보기, 워킹홀리데이 등 알아야 할 것들을 메모해 놓아서 참고가 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진에 지명과 간단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 몇 곳을 뽑아 보았다. 142쪽 킬라이니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를 육지가 둥글게 감싸고 있다. 이곳에서 남녀가 서로의 진심을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해변도 내려다보이는 이곳에 가보고 싶고, 우리나라의 정동진에 비유되는 145쪽의 브레이 마을에 가서 아름다운 노을을 맞이하고 싶다.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갈 수 있는 155쪽의 돌무덤과 드넓은 타라 언덕과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촬영지 트림 성을 둘러보고 싶다. 168쪽에 소개되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위클로 공원을 걷고 싶다. 그곳에서 새로움이 시작되는 설렘을 느껴보고 싶다. 이곳에서 영화 “P.S. 아이 러브 유”를 찍었다고 한다. 217쪽 린 호수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로스 성에 가서 거대함에 짓눌려보고 싶다. 그러면 어느 왕조의 위엄이 내게 스며들지 않을까? 가장 멋지고 아일랜드를 여행하는 여행자는 꼭 들른다는, 케리와 딩글로는 약 180킬로미터의 순환 드라이브 코스인데 그 정경이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답다고 한다. 그리고 234쪽의 골웨이라는 도시를 가기 전 들른다는 3억년 된 절벽과 애런 제도는 놓치고 싶지 않은 코스다.


  책을 보니 즐거운 재미가 쏠쏠하게 느껴질 것 같은 아일랜드다. 비행기 공포증이 심한 그녀 심은희도 다녀온 곳이라니, 비행기 공포 많은 나도 가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여행은 다 비운 나를 다시 채워오는 일 같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여행서를 읽게 되는지도 모른다. 아일랜드 이름도 예쁜데, 작가의 여정을 따라가 보니 그 나라도 아름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 - 4대비극, 5대희극 수록 현대지성 클래식 4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저, 찰스 램.메리 램 엮음, 김기찬 옮김, 존 에버렛 밀레이 외 그림 / 현대지성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설렘을 가지고 독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택했다. 요즘 출간된 『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이 그 책이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과 5대 희극, 그리고 그의 대표작 20편을 읽는 겨울밤은 독서로 즐겁다. 이 책에는 명화 106장이 들어 있는데, 매혹적이고 아름답다. 23쪽에 있는 “햄릿” 작품에 나오는 햄릿의 멋진 모습과 햄릿이 사랑한 여인 41쪽의 <물에 빠진 오필리아>는 아름답다. “오셀로”라는 작품에 나오는 49쪽의 <데스데모나>는 이지적인 외모와 현명해 보이는 선명한 눈을 가졌다. 질투에 눈이 멀어 앞 뒤 분간하지 않고, 부정한 여인이라며 사랑스런 아내의 목을 조르는 65쪽의 <데스데모나의 목을 조르는 오셀로>라는 명화는 정말 가슴 아프게 한다. “맥베스”에 나오는 93쪽의 <맥베스와 단검을 든 맥베스 부인>은 결의에 찬 표정이 눈빛에 선연하게 보여 사학하기 보다는, 남자들의 영역으로만 보이던 쿠데타적 행동을 감행하는 용맹스런 야심가를 엿보게 한다. 112쪽에 나오는, 그 유명한 소설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인 포샤의 아름다운 초상화는 감탄 적이다. 곳곳에 셰익스피어의 대표작과 함께 명화가 고전미를 더하고 있다.


  비극적인 것에 더 관심이 가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먼저 읽었다.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가 그것이다. 그 중 단연코 『햄릿』이 돋보였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작은 아버지가 결혼을 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왕좌를 차지했다. 아들 햄릿은 아버지 영혼의 사주를 받아 복수를 한다. 그 과정에서 사랑하는 여자까지 모두 잃게 되고, 어머니는 햄릿을 죽이려고 독을 넣은 잔을 마셨기 때문에 죽게 되었고, 작은 아버지는 햄릿을 죽이려고 상대의 결투 칼에 묻혀 두었던 독이 묻은 칼에 맞아 죽었다. 그리고 햄릿은 자신과 결투를 벌인 레어티즈의 칼에 맞아 죽었다. 이로써 복수극은 끝났지만, 결국 그의 가족들은 모두 처참하게 죽음으로 끝이 났다. 복수는 피를 흘리므로 참으로 무모한 것 같으면서도 꼭 벌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받아야 하는 것 같다.

  『오셀로』를 읽으면서 이 시절에 인종차별이 심했을 텐데, 흑인을 사랑하여 선택한 데스데모나의 용기에 감탄을 하게 되었다. 그런 용기에도 불구하고 그의 남편 오셀로의 오해를 사서, 남편의 손에 목이 졸려 죽게 되는 비극적 운명을 맞게 된다. 질투라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보다 소중한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용맹하고 잘생긴 오셀로도 남의 이간질에는 귀가 얇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며, 누군가를 해하려고 이간질 하는 사람들의 습성은 참으로 무서운 결과를 가져옴을 다시금 느꼈다.

  『리어왕』은 딸 셋을 가진 왕이다. 사람이 노쇠하면 판단력도 모두 흐려지고, 리어왕은 침발린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의 전 재산을 진실성은 없고, 아부로만 뭉쳐진 두 딸에게 모두 주고, 바른 말을 한 막내딸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는다. 막내딸 코델리아는 프랑스로 시집을 가고 리어왕은 본국에 남은 두 딸의 효도를 받기 위해 딸집으로 방문을 한다. 그러나 왕권을 뺀 모든 재산을 차지한 두 딸은 리어왕을 천대하고 구박한다. 이에 리어왕은 뒤 늦게 후회를 한다. 그의 충실한 종인 켄트 백작도 리어왕에게 바른 말을 하였다가 쫓겨난다. 켄트 백작은 이름을 카이어스로 바꾸고 리어왕을 다시 모시게 된다. 그리고 리어왕에게 두 딸의 잘못을 깨닫도록 옆에서 보좌를 했다. 서로의 결말을 말하자면 세 딸도 죽고 리어왕도 죽게 되는 이야기다. 가족이 자신의 욕망 때문에 서로를 죽이는 비극을 보게 된다.

  네 번제 비극인 『맥베스』도 역시 친족 간에, 욕망 때문에 서로를 죽이는 이야기가 나온다. 맥베스는 왕의 친족이며 전쟁에서 용맹을 보여 주어 칭찬을 받는 인물이다. 어느 날 그에게 마녀들이 맥베스는 왕이 될 인물이라고 예언을 한다. 그러나 그 자손은 왕권을 이어받지 못한다고 예언한다. 야심가인 맥베스는 결국 현재의 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자식에게 왕권을 물려줄 수 없는 이유를 알고 나서는 관련된 인물들도 모두 죽이려 한다. 그러나 미래의 왕이 될 플리언스가 탈출을 한 것이다. 도망친 플리언스의 환영에 시달리다 마녀를 다시 찾는다. 마녀들은 맥베스가 듣기 좋은 말로 파이프의 영주 맥더프가 치러와도 패배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마녀의 동굴을 빠져 나오자 맥터프와 선왕의 장남 맬컴의 군대가 합류하여 다시 선왕의 장남 맬컴을 왕으로 추대하려고 쳐들어왔다. 맥베스는 이에 분개하여 맥더프와 관련된 사람들을 모두 죽였고, 이런 그의 잔인성 때문에 사람들의 인심이 맥베스를 떠났고 맥더프의 군대가 승리하기를 바랐다. 두려움에 떨던 맥베스의 아내도 자살을 하고, 맥베스는 맥더프와 싸우던 도중 전사했다. 결국 마녀의 말대로 그의 자녀는 왕위를 오르지 못하게 된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위주로 내용을 보았다. 희곡작품들이라 이야기들은 모두 짧다. 그러나 그 안에 무수히 많은 내용과 감정을 담고 있다. 배우며 극작가였던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이 밖에도 5대 희극이 읽을 만하다. 그 외에도 11개의 작품에는 널리 알려진 로미오와 줄리엣도 있다. 작가소개를 보면 셰익스피어의 소개도 자상하게 나와 있다. 이 겨울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웨덴, 삐삐와 닐스의 나라를 걷다 - 문화와 역사가 함께하는 스웨덴 열두 도시 이야기
나승위 글.사진 / 파피에(딱정벌레)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웨덴에서 산지 6년이 된 세 아들의 엄마가 여행한 스웨덴을 나는 책의 길로 따라 다닌다. 작가는 스웨덴 국민들의 심한 게으름에 대해서 놀라고 있다. 그녀는 『닐스의 신기한 여행』에 나오는 닐스가 여행한 곳을 다니면서, 게으른 스웨덴 사람들이 어떻게 지금처럼 잘사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이 책에서 문화와 역사가 함께하는 스웨덴의 열두 도시 이야기를 한다. 스웨덴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호기심으로 책을 펼친다.


  이 책은 1장에서 10장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스웨덴의 시작점 스코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투박하고 견고해 보이는 글리밍에후스 성을 짓게 된 목적이 나와 있다. 우리나라의 성은 적이 처들어오는 길목에 성을 길게 쌓는다. 그런데 이곳의 성을 보면 투박하고 두껍고 견고하며 대 저택처럼 생겼으며, 창문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성 벽이 두꺼운 이유는 포탄을 막아내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소극적인 방어를 뜻하는 것이고, 싫어도 결코 표면적으로 내색하지 않고 상대방과 직접적인 대립구도를 만들지 않은 국민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닐스가 3월 29일에 쿨라베리산을 올랐는데, 작가는 비슷한 4월에 올라갔다고 한다. 우리들이 어려서 즐겨 놀았던 성냥 쌓기 같은 니미스, 진안의 돌멩이 쌓기와 비슷한 아르크스의 설치물들은 환상적인 느낌을 주었다. 2장은 블레킹에서 잔인한 전쟁을 벌이던 덴마크와 스웨덴의 싸움은 “강물이 핏물에 물들어 붉게 보일 만큼 엄청난 살상이었다”라고 스웨덴 왕은 기록하고 있다 한다. 언제가 나도 스웨덴으로 여행을 가서 그 핏물 든 강의 역사를 느껴보고 싶다. 3장은 발트해의 섬인 욀란드와 고틀란드에 대한 내용이다. 스웨덴을 간다면 역사가 고스란히 묻은 두 섬은 꼭 방문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성이 있는 비스뷔의 역사를 더듬어 보고 싶어진다. 사진을 보면 수많은 사연을 담은 성이나 교회 또는 건물들이 호기심을 불러낸다. 작가는 제4장 말괄량이 삐삐의 고향인 스몰란드를 여행했다. 가난하면서 힘이 센 삐삐가 살았다는 마을에는 뗏목놀이가 있는데, 아이들이 즐겁게 타고 놀기 좋아 보인다. 스몰란드에는 유리왕국이 있는데, 이곳은 왕실의 식기를 제작하던 곳이라 한다. 유리공장에서는 마술처럼 예쁜 그릇들이 탄생할 것이라는 상상을 한다. 5장에서는 스웨덴의 타베리산을 올를 수가 있는데, 타베리산에서 올라서 내려다본 마을을 정말 아름답다. 사진으로 그 모습을 보는데, 동화의 마을을 보는 듯 했다. 또한 성냥왕으로 유명한 이바르 크뤼예를에 대한 일화는 놀랄만 하다. 세계최대 규모의 성냥공장 소유주로 최대 금융사기범이 되기도 했고, 그의 개인 빛이 스웨덴 전체 예산보다 많았다고 전해진다. 6장에서는 토게른 호수가 펼쳐진 동예틀란드를 여행할 수 있다. 토게른 호수는 이책을 빌리자면, 한 폭의 그림처럼 묘사되어 있다. 현재 270종이 넘는 새들이 살고 있고, 100종이 넘는 새들이 매년 번식한다고 한다. 호수 위에는 군데군데 자그마한 섬들도 있어서 아름답다고 작가는 쓰고 있다. 7장의 골모르텐 숲과 8장의 엥겔스베리 제철공장 9장의 스톡홀름 10강 모르바카라는 이 책의 여정을 함께한 『닐스의 신기한 여행』의 작가 셀마 고향이다.


  이책은 여행서적이면서도 알차고 당찬 책이다. 스웨덴의 정치, 경제, 삶, 문학, 지리 등등 모든 분야를 두루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 있다. 책을 읽기 전에도 스웨덴을 여행하고 싶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더 스웨덴이라는 나라가 궁금해지고, 더 가고 싶은 욕망이 커진다. 올해 나의 목표 중의 하나를 스웨덴 여행으로 잡고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집이며, 건축이며, 호수나, 산, 그리고 숲이 너무 아름답다. 책을 덮으며 생각하니 의외로 감동적이다. 마지막으로 셀마의 고향을 방문한 것을 읽으며, 어디서든지 누군가라도 나를 조명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성공적인 삶일 것인가?라고 생각하여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유럽 신화, 재밌고도 멋진 이야기
H. A. 거버 지음, 김혜연 옮김 / 책읽는귀족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유럽은 겨울이 길다. 그래서 자연적 특성이 차갑고, 음산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화 토르를 보면 그러한 경직된 환경을 느껴볼 수 있다. 북유럽 신화를 읽어서 인지 지명이나 그들이 부르는 영화 속 신들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영화를 보는데, 토르라는 주인공이 진정한 망치의 힘을 얻게 되어 인간을 지켜준다. 그리스 신화가 우리들의 상상의 세계를 자극하고 점령했었는데, 이제는 북유럽 신화마저 우리들의 상상력의 공간을 넓혀 가고 있다.

 

  피리 부는 사나이가 북유럽 신화에 나온다. 보수를 지급하지 않아 더 큰 재앙을 입게 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내용이다. 신화를 생각하면서 읽으니 훨씬 더 재미가 있다.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신화만을 보아도 그 당시 노동자들이 얼마나 많은 부당 대우를 받았는지 알 수 있다. 현재는 노동법상 구제제도가 있으니 법의 규제를 받을 수 있다.

  바다가 성이 난 것처럼 폭풍을 크게 일으킬 때가 있다. 그것을 신화에서는 로키의 쫓겨난 아이중 하나인 뱀이 몸을 뒤틀기 때문이라고 했다. 쫓겨난 후 얼마나 괴로웠으면 그렇게 크게 몸트림을 하는 걸까? 육지를 집어 삼킬 듯 해일을 일으킬 때는 살인적인 기운이 느껴져 무섭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목욕을 하러 내려오는 발키리에 관한 신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선녀와 나무꾼에 얽힌 이야기와 비슷하다. 발키리의 옷을 숨기면 하늘로 다시 올라가지 못한 발키리들은 옷을 숨긴 인간과 결혼을 하고 살았다는 그런 신화이다. 그러다가 날개를 찾은 발키리들은 다시 하늘로 돌아가 버려서 아내를 잃은 슬픔을 겪는 이야기였다. 이왕 숨길 거면 날개를 아예 태워 없앴어야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로렐라이 전설을 읽는데, 자꾸만 물결치는 거친 강이 연상이 되고, 달빛이 비치는 날 로렐라이가 모습을 드러낸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처녀귀신이 생각나기도 한다. 로렐라이의 도움을 받아 물고기를 잔뜩 낚았던 젊은 어부는 너무 욕심을 부린 걸까? 어느 날 강으로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작고 귀여운 드워프에 관한 이야기도 즐겁게 읽었다. 선하고 인간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종족인 드워프는 놀림을 받으면 드워프는 집을 떠나버린다고 한다. 그리고 옛 신들을 숭배하지 않게 되었을 때 드워프는 인간을 영영 떠난다고 한다. 이렇게 선하고 인간의 집안일을 도와주는 드워프들도 인간의 큰 키만큼은 시기를 한다고 한다. 이밖에도 하나씩 밤마다 읽기 좋은 신화들이 이 책에는 가득하여 겨울밤이 즐겁다. 아직은 많은 신들의 이름이 익숙하지 않아, 자꾸만 앞 내용으로 돌아가 이름을 다시 찾아본다. 그러나 우리의 상상력과 더불어 이 책이 주는 묘미를 느낀다면 훌륭한 독서가 될 것 같다.

 

  북유럽 신화를 읽기 시작하는데, 모두가 한 편, 한 편의 시 였다. 아름답거나 처절하게 비극적이거나 그러면서도 신도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더 권력에 예속되어 무참하게 벌을 받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북유럽 신화를 읽으니 신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나 소설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북유럽 신화가 널리 잘 퍼져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리스 신화나 북유럽 신화가 이렇게 동양권에 자리 잡은 것처럼, 동양의 신들도 서양에서 뿌리 내려 대중적으로 알려 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의 문학이나 우리의 영화를 외국인이 볼 때 그만큼 거리감이 없고, 친숙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렌드 코리아 2016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6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2월에 트렌드 코리아를 읽는 재미는 꽤 좋은 편이다.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생각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김난도 교수 이하 책을 펴낸이들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수고를 아끼지 않으셔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 든다. 소비는 경제 흐름의 과정에서 생성되는 단계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그러한 소비를 예측하고 준비한다는 것은 고도의 안목을 필요로 한다. 딱 맞는 옷이라고는 볼 수 없으나 흐름의 전망으로 볼 때 그러하리라는 각 해의 트렌드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전망하는 일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사고의 과정이라 하겠다.


  2015년의 소비트렌드count sheep이었. 그 약자를 따라가며 2015년을 책과 함께 회고해 본다. 햄릿증후군(Can't Make up My Mind)은 생필품 구매와 같은 간단한 선택에서도 머뭇거리며 선택을 하지 못하는 소비자를 일컬어 나타난 신조어다. 즉 결정에서 우유부단 했던 햄릿을 빗댄 말이다. 감각의 향연(Orchestra of All the Senses) 2015년은 맛방, 먹방, 쿡방의 인기 몰이를 했던 한 해였다. 더불어 장기불황을 단맛으로 종결지었다고 보고 있다. 옴니채널 전쟁(Ultimate 'Omni-channel' Wars)은 온라인, 오프라인, tv 홈쇼핑 등 유통채널 확장으로 유통채널을 통합하는 형태를 말한다. 모바일의 예로 카톡플친맺기 등으로 손쉽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광고를 하고 있다. 증거중독(Now, Show Me the Evidence) 대형사건 사고가 사회를 흔들고 난 후, 불안이 만연한 사회가 되었다. 사람들은 사실에 대한 증거를 요구하게 되는데, 지나치게 증거를 요구하게 되는 증거중독증이 바로 그것이다. 꼬리, 몸통을 흔들다(Tail Wagging the Dog) 2015 트렌드로 점찍은 덤과 관련된 꼬리 몸통을 흔들다는 사실 1+1제품은 2015년 트렌드로 보기 어렵다. 그 이전부터 1+1은 히트를 쳤기 때문이다. 일상을 자랑질하다(Showing off Everyday, in a Classy Way) 누군가의 경험을 엿보게 하는 일은 대단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치고 빠지기(Hit and Run) 2015년에 가장 성행했던 행위중의 하나라고 본다. 럭셔리의 끝, 평범(End of Luxury: just Normal) 2015년에는 평범함 속에서 여유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우리 할머니가 달라졌어요(Elegant 'Urban-granny') 자신의 인생을 즐기며 살게 되었다. 숨은 골목 찾기(Playing in Hidden Alleys) 2015년에는 골목길이 유행을 다시 타고 있었다.


  2015년 한 해 가장 이슈가 되었던 소비트렌드를 위와 같이 전망하였고 그것에 맞추어 회고를 해 보았지만, 단연코 트렌드를 여기에 국한 시켜서는 안 된다. 위의 트렌드중 감각의 향연은 가장 많은 인기몰이를 하였기에 2015년은 감각의 향연에 빠진 해 이었던 거 같다. 즉, 요리와 먹거리 등으로 우리들의 감각을 집중시켰던 해이다. 그리고 정치나 일상생활에서의 치고 빠지기 수법이라든가, 우리 할머니가 달라졌어요 등이 꽤 유행했던 것 같다. 이제 2015년도 모두 사라지고 남은 날은 10일도 되지 않는다. 벌써 2016년을 준비해야 할 때가 되었다.


  김난도 교수외 5인의 저자가 말하는 2016년 소비트렌드 전망을 알아보자. IMF이후로 크게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나날 속에서 늘 해가 간다. 그렇더라도 더 나은 미래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 해의 경제성장에 대해 점 처 보는 것이다. 2016년은 ‘붉은 원숭이의 해(Monkey Bars)’로 원숭이처럼 능숙하고 재빠르게 경기침체의 늪을 넘기 바라는 마음으로 저자들은 Monkey Bars라고 예견하고 있다. 'Plan 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은(Make a 'Plan Z') 합리적 소비를 일컫는 용어이다. 즉, 적게 쓰고 만족은 크게 얻자는 전략이다. 과잉근심사회, 램프증후군(Over-anxiety Syndrome)불안정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불안을 상품과 연결시키는 소비형태가 새롭게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한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Network of Multichannel Interactive Media) 현재 계속 활성화 중인 1인 미디어가 2016년에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 2016년은 노브랜드화로 질적 가치로 살아남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극적 개념소비(Ethics, on the Stage)는 이타적인 선의와 이기적인 과시의 조화가 있는 소비 형태를 말한다. 미래형 자급자족(Year of Sustainable Cultural Ecology) 잘 늙는 다는 것과 소비가 새로운 소비 형태를 만들어 낸다. 원초적 본능(Basic instincts) 수년간 지속된 경기침체는 말초적이고 적나라한 자극을 선호하도록 만들었다.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All's Well That Trends Well)하는 꿀팁에 목말라하는 시대다. ‘아키텍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Rise of 'Architec-kids' SNS를 통해 육아에 대한 정답을 찾아가는 체계적 육아법의 새로운 스타일을 일컫는다. 취향 공동체(Society of the Like-minded)들의 소비시장이 형성된다.


  2016년의 소비트렌드 전망인 ‘Monkey Bars’의 내용은 의외로 2015년의 생활들과 차별화 되어 보이지는 않는다. 불황의 연속이고, 취업난의 연속이고, 미래가 투명해 보이지 않은 까닭일수도 있겠다. 연속선상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튀어 나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의 말에서처럼 붉은 원숭이처럼 “능숙하고 재빠르게 경기침체의 늪을 넘”었으면 좋겠다.

  트렌드 코리아는 소비의 트렌드를 전망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여를 한다. 책의 뒷면에 나와 있는 것처럼, 트렌드 헌터가 활동을 하여 워크숍과 세미나 참여하기도 하고, 다음 해의 트렌드 전망을 위한 사례를 모집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트렌드를 전망하니, 이 책은 현실성 강한 트렌드를 전망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연말이면 한 해를 정리하고, 다음해를 계획하기 위해 한 번쯤 읽어보기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