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와서 미안해, 라오스
정의한 지음 / 책만드는집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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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라는 나라를 꼭 가 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 있다. “늦게 와서 미안해 라오스”라는 책인데, 이곳의 지붕들은 대체로 뾰족하고 길거리에는 주황색 가사를 입은 스님들이 새벽 6시부터 탁밧을 한다. 글을 읽기도 전에 사진으로만 보고도 여행의 참맛이 느껴진다. 이곳은 비자 면제 협정이 맺어 있어서 여행하기가 다른 곳 보다 편하다고 한다. 라오스의 의미는 ‘백만 마리의 코끼리’라고 하니 참으로 거대한 이름인데도 불구하고 예쁜 느낌이다.


현금의 가치가 우리나라하고 달라서 은행에서 돈을 환전했더니 양쪽 주머니가 불룩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탈 것의 이름이 ‘뚝뚝’이라는 이름은 앙증맞다. 자기 나라를 떠나 보면 힘든 것이 보인다. 책을 보는 내내 아름다운 것도 보이지만, 자신과 다른 그 곳에 적응 하려는 여행자를 발견한다. 특히 잠자리와 식사는 가장 중요한데, 라오스를 여행하는 작가의 식사를 보니 썩 만족스런 음식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여행길에 만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은 세계는 하나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탐롯콩로로의 항해에 관한 글을 읽을 때는 그곳의 아름다움을 상상하게 되었고, 나힌의 신비감을 읽을 때는 작가가 그곳을 사랑스럽게 느끼는 마음이 독자인 내게도 느껴졌다.


외국을 여행할 때는 그 지역의 질병에 관해서도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방비엥으로 가는 여행자의 팔에 벌레 물린 자국이 가득하다는 글을 읽을 때는 낯선 곳을 여행할 때는 조심해도 많은 일이 생기니 각오를 하고 여행길에 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속의 “라오스” 아이들을 보니 같은 아시아라서 인지 한국의 아이들 생김새하고 너무 많이 닮았다. 바로 이웃사촌 같다. 낯설지가 않아서 인지 그들의 웃는 모습에 정이 간다.


아시아권 국가들은 생각보다 가난하다. 이 책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예전의 우리나라 70-80년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의 국토는 생각보다 도시화가 느린 것처럼 보인다. 물론 사진으로 도시를 찍지 않아서 인지도 모른다. 넓게 펼쳐진 자연과 흐리멍텅한 강물, 그 강물위에 길게 생긴 배들이 띄워져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만 보인다. 이 책을 보니 <뉴욕타임즈>에서 죽기 전에 가보아야 할 나라 1위에 올랐다는, 베트남과 중국과 미얀마와 태국의 중심에 위치한 라오스에 기회가 되면 꼭 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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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배신 - 시장은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라즈 파텔 지음, 제현주 옮김, 우석훈 해제 / 북돋움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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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책이다. “경제학의 배신”이라니, 물질의 풍요로움을 가져다준 경제학이 어떻게 배신을 했단 말인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서 자주 원리를 잊어버린다. 사실 경제학도 그렇다. 언젠가 동화책 속에서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초콜릿을 주어 받아먹었는데, 나중에는 그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먹는 초콜릿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 있다. 그 결과 미국은 처음엔 공짜로 초콜릿을 나누어 주었는데 나중에는 한국으로 초콜릿을 수출해서 큰 수익을 얻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책에서 시사하다 것도 그런 것이었다.


대형마트마다 ‘1+1’ 행사를 한다. 하나를 사면 하나가 공짜라면 적어도 50% 인하된 가격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원래 쓰던 제품을 새로운 제품으로 바꾸어 쓰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익숙해 져서 다음에 구매할 때는 1+1이 아니라도 그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결국 ‘1+1’ 행사를 한 기업은 자신의 제품 홍보에 대한 목적을 달성하게 된 셈이다. 이 책에는 ‘기업의 인격’ 부분에 이러한 내용이 나와 있다. 결국 소비자가 공짜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였을 때, 기업은 자신들의 이윤 달성에 성공한 셈이 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97쪽의 “결국 공짜 아침식사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다.”라는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처음 부분에는 정치와 경제와의 친밀성에 대해 나온다. 그렇잖아도 정치인들과 경제는 늘 따라 다녀서 정치가 이 모양이니 경제가 이 꼴이라는 등의 말들을 종종 듣는다. 그런데 책에서 읽으니 왠지 썩 유쾌해질 것 같지 않다. 거기다 학자의 약력이나 그 밖의 보고서 같은 내용을 접하니 너무 건조한 내용일거라는 거부감도 생겼다. 좀 더 읽어보니 그제야 3장에서 현실감 있는 내용이 나왔다. 그러다 다시 학자들의 경제론이 등장하고 결국 정치로 끝을 맺는다. 시민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하면서 너무 어렵게 쓴 것 같다.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정치와 경제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인은 경제를 다스리기에 앞에 이용할 줄 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 어떤 식으로든 경제와 정치의 관계에 눈총을 줄 필요는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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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로드 - 가슴이 뛰는 방향으로
문종성 지음 / 어문학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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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서를 보면 그 나라의 특색이나 문화, 음식, 풍습, 예절 등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여행지나 음식 차편 그 외의 소개에 머무는 여행서가 있고, 에세이 형식의 여행서도 있다. 후자의 여행서를 보면 여행자가 여행하면서 극복해 내는 사건 속에서 삶의 진실을 맛보기도 한다. 이번에 내가 읽게 된 “가슴이 뛰는 방향으로 청춘로드”는 후자의 여행서에 속한다. “가슴이 뛰는 방향으로 청춘로드”는 작자가 멕시코를 여행하면서 그곳의 실물사진을 곁들이고 여행담을 썼다.


멕시코라면 미국과 가까운 나라이고 미국의 침략을 많이 받았으며 가난한 나라로 알고 있다. 인권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피살되는가 하면 마약과 살인과 전쟁이 잦고 도로에는 갱단들이 자주 출몰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그런 위험한 곳을 자전거로 횡단하는 작가를 보면서 심장이 단단한 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숨은 하나인데, 그 목숨을 걸고 살아야할 무엇인가를 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한 작가의 마음을 22쪽에서 엿볼 수 있었다.


“납치 공화국, 마약 카르텔, 부패한 경찰, 그리고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기와 강도, 도적질에 장기 매매까지……. 멕시코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에 대한 고집은 9회말 2사 역전 만루위기 상황에서 추신수에게 한복판 평범한 직구를 던지겠다는 특급 공포 상황과 다를 바 없다.”


그러한 작가 덕분에 띠처럼 허리춤에 도로를 두른, 끝없이 펼쳐진 바위산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었다. 또 갱단들의 영역 싸움의 장이 되기도 한다는 멕시칼리 국경 지역의 그래피티도 볼만했다. 작가의 펑크 난 자전거를 끌고 가다 밤이 되어 폐가에서 자야했던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여행이 얼마나 힘들고 고행이었을지 상상이 가는데, 작가는 슬슬 그것을 즐기기로 했다는 마음을 털어놓는다. 삶도 어느 순간은 지긋지긋 하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즐겁게 살 수 있다는 진리를 그의 에세이를 읽으며 나도 깨닫는다.


새로운 경험에 도전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가슴이 뛰는 방향으로 청춘로드”를 읽어야 한다. 물론 이와 비슷한 에세이가 새로운 환경을, 새로운 운명을, 새로운 희망을 읽게 해 줄 것이다. 이 책은 여행에서 찍은 사진도 아름답다. 그들의 축제하는 모습에서 문화를 느끼게 되고, 사진 ‘태양과 달의 신화가 잠들어 있는 신들의 도시’나 ‘팔렝케 유적’, ‘세노떼’ ‘툴룸 피라미드’의 모습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진들은 그곳에 직접 가본 것처럼 느끼게 한다. 또 이 책 속에서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진실한 삶의 열정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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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연봉의 90%가 결정된다 - 20대에 땀 흘려 배우고 30대에 꽃 피워라
도이 에이지 지음, 안춘식 옮김 / 지식여행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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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을 때처럼 불안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지침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내 20대에는 조언을 해 주는 멘토를 구할 수 없었다. 책을 사서 보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것은 먹고 살기 바쁘다 핑계와 맛물렸다. 왜 좀 더 나를 생각하지 않았을까? 왜 좀 더 나에게 투자하지 않고 생활고에만 매달렸을까? 지금 생각하면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지금도 생활하기에만 바쁘다. 내 아이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곧 20대가 될 아이들에게 훌륭한 조언이 될 “20대에 연봉의 90%가 결정된다”라는 책을 선물했다.


“연령마다 ‘해야 할 일’을 끝내면 앞날에 대한 불안은 사라진다”라는 프롤로그가 맨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말처럼 그렇게 된다면 좋겠다. chapter1에서는 33세까지는 배움을 마치라고 한다. ‘구구단도 모르면서 인수분해를 하겠다고 끙끙대고 40세가 다 되어서 구구단을 암기한다는 것은 비극이다 못해 코미디일 것이다.’ 동감한다. 29세부터 31세까지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저자의 말은 곧 회사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공적을 쌓아 된다는 말이다. 또 나이에 국한하지 말고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것을 하라는 말은 나도 아이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어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저 잔소리로 치부한다. 그 중 한 두 마디라도 새겨듣는다면 좋으련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대답만 ‘네’라고 한다. chapter2는 언제나 읽어두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사회생활은 모든 것이 면접의 연속이다. 준비된 사람은 자신을 피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대충 얼버무리는 실수를 범하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chapter2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chapter3을 읽으니 사회생활에서 어떻게 회사에 임하면 도움이 되는지 길잡이가 된다. chapter4에서는 삶의 마음가짐과 목표의식이 본인의 성공적인 사회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 준다. chapter5는 chapter4까지 잘 닦아온 사람이라면 새로운 눈을 가질 수 있도록 충고하는 부분이다. chapter6은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자 출발점을 시사한다. 탄탄하게 꿈을 키운 젊은이라면 chapter6은 그에게 최고의 멋진 인생을 향해 갈 수 있도록 열정을 불어 넣어줄 대목이다.


“20대에 연봉의 90%가 결정된다”라는 책을 읽으니, 결국 노력하는 자에게 열매는 주어진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부모를 잘 만나서 처음부터 좋은 위치를 확보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은 자신의 노력을 믿고 미래를 설계한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의 성공기는 얼마든지 있다. 대기업을 이끄는 모 회장이나 성공한 학계의 누구누구라든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20, 30대에는 목표를 향해서 무조건 갔으면 좋겠다. 그런 다음에라야 자신의 20, 30대를 평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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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박범신 지음 / 문예중앙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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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소설을 읽었다.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라는 소설이 그랬다. 소설을 읽을 때 독자의 시선은 소설을 쓰는 작가의 시점을 따라가게 되어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나를 집중적으로 따라다니며 읽게 되었는데, 주인공은 감정의 동요가 없는 딱딱한 돌멩이 같았다. 주인공은 피해자로만 살았던 억눌린 삶이었을 때는 울분도 있었고 사랑도 있었고 희망이 있었다. 그는 막다른 벼랑에서 살고자 죽을힘을 다해 몸부림을 쳤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을 죽이게 된다. 살기를 가진 가해자로 바뀌게 되고 살려고 했던 것이 결국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는 것을 소설에서는 환타지적 요소로 본다. 손에서 말굽이 기생하고 그 기생하는 말굽이 몸의 주체인 나를 점령해 가는 설정이 그랬다. 유기체인 주인공이 무기체인 말굽의 점령을 당하면서 어떠한 이유로든 살아있는 생명의 가치를 종결시키는 장면은 섬뜩했다. 태어나는 생명은 물론 죽음까지 가기 위해 왕국을 세우고 도시를 다스리며 살아있는 수많은 몸들과 만나면서 생을 즐기다가 한 잎의 나뭇잎처럼 진다. 그것이 인간이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건강한 사람이든, 병든 사람이든 그리고 병들어서 버려졌든. 그러나 책속의 주인공은 마치 병든 사람을 쓰레기 취급하며 삶을 종결시킨다. 어쩌면 모든 인간 내면에 미약하게 도사리고 있는 일면을 주인공은 실행에 옮겼을 뿐인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그런 그가 가장 인간적인 유기물로 돌아갈 때는 과거를 회상할 때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는 장면에서는 사람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었는지 느끼게 한다.


정상적인 사람들과 비정상적인 사람들 모두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구분은 상식적인 기준을 벗어나는지에 따른다. 이 책속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모두 상식적인 기준을 벗어난 정신질환자들처럼 보였다. 샹그릴라 안의 세계는 음흉하고 썩은 냄새들로 가득했다. 인간의 두뇌는 사고의 시작이어서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선과 악과, 지배와 피지배자로 나누어지고 힘을 가진다. 샹그릴라에 사는 주인과 세입자들은 그 표본 같았다. 그러한 설정 때문에 주인공에 의해 처단된 사람들에게 독자인 나는 아무런 동정표도 던져 줄 수 없었다. 마치 주인공의 행위는 정당한 것처럼 읽어 나가게 했다.


나와 말굽의 대화부분에 이르러 셰익스피어의 연극이 떠올랐다. 불운하고, 어둡고, 극단적인 방법으로 복수를 꿈꾸는 이미지는 인간의 의식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보여주었다. 또 악인이었지만 이사장의 설법은 철학적인 문구여서 읽는 이로 하여금 긍정적으로 설득 당하게 한다. 책을 덮으며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는 문학작품으로 훌륭한 평가를 받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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