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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인생
제이시 두가드 지음, 이영아 옮김 / 문학사상사 / 2011년 11월
평점 :
책을 보며 서너번씩 울어보기는 처음이다. 감동이 깊은 책은 있었으나 이렇게 슬픈책은 처음 읽은 탓이다. 꿈도 없고 희망도 없는 세월 속에서 살아야겠다는 본능에만 충실했고 결국에는 그 용기가 승리를 했다. 실제 있었던 일을 쓴 글이라서 글을 쓴 그녀가 안쓰럽고 더 아프다. 그녀를 납치하고 그녀에게 나쁜 일을 저질렀던 납치범 부부에게 소름이 돋는다. 엄청난 시간을 견뎌낸 그녀를 보며 작은 일로도 자꾸만 좌절 하는 나를 반성한다.
4학년이던 제이시 리 두가드가 학교 가던 길에 납치를 당한다. 사실 납치에 관한 사건은 우리 나라에도 많이 일어 났었기(개구리소년 사건이라든가)에 아이들에게 각별히 주의를 주곤한다. 제이시 리 두가드가 납치를 당하자 제이시 리 두가드의 엄마도 충격이었을 것이다. 사라져버린 딸을 찾아 헤매며 살아가는 하루 하루가 힘들었을 것이다. 이 책은 제이시 리 두가드의 독백체여서 그러한 주위 인물의 감정 상황은 나와 있지 않지만, 그 심정이 느껴진다.
납치 후 소녀가 겪었던 고통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상황에서 살아남아 엄마를 보겠다는 희망만 안은채, 이제는 자신이 자신의 아이를 지켜야만 하는 아이 둘의 엄마가 되었다. 갑자기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가 떠오른다. 우리 나라 전래 동화로 아름답게만 여겼는데, 잔인하고 무서운 동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나무꾼은 선녀를 납치한 꼴이었고, 옷을 감춰 버려 하늘나라로 가지 못하고 아이 셋을 나았던 것 아닌가. 물론 생각하기 나름이다.
더 무시무시한 상황을 연상케하는 것은 범인의 삶의 환경이다. 그를 감시하지만 형식상 그의 집을 다녀가는 것이 고작인 경찰은 18년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이웃들은 그가 아동 성추행범이라 멀리 했을 것이기에 그가 무엇을 하는지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더 악한 것은 그를 동조하고 같이 일을 저지른 그의 아내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책에서처럼 악한 일을 저지른 사람은 꼭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세상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기기 위해 그녀가 심리치료를 받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그녀를 위해 후원을 해 준 사람들도 감동이고, 납치 되었던 18년의 세월을 딛고 세상의 아동들이 납치 당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운동에 나서는 그녀가 대견스럽다.
이 책을 읽고나니 사람은 왜 살아야 하는가? 사람은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훨훨 나는 새는 절대 새장에 가두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