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vs. 언쟁 - 아고라 전장에서 살아남는 법
조제희 지음 / 들녘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논쟁 vs. 언쟁”은 청중의 마음을 설득력 있게 끌어당기는 책이다. 아이가 고등학교를 들어가면서 쓸데없는 언쟁으로 마음 불편하기 일쑤였다. 내가 아무리 말을 해도 우리들의 쓸데없는 언쟁을 서로가 자신의 생각대로 정당화 시키려고만 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한 발 물러서서 자신들에게 묻는다. 왜 이러한 비생산적인 언쟁을 서로 일삼고 있는지.  사실 비생산적이라고 서로에게 충고를 해도 먹혀들지 않았었다. 그것은 서로를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준점이 모호해서다. 이 책이 기준점이 되어 청중처럼 책꽂이에 버티고 있으니 언쟁의 길잡이가 된다.

객관적인 검증 절차와 심판관 없이 마주보고 자기의 주장이 옳다고 하면 언쟁에 속한다고 한다. 컴퓨터상에서 연예인을 상대로 게시판의 글에 댓글을 다는 행위도 언쟁에 속한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 고소를 한다면 법정에서 진위를 가리게 되고, 그것은 이제 논쟁이 된다. 논쟁은 상대방의 발표 내용에 따지면서 평가를 하지 않는다. 판단을 따지는 것은 청중의 몫이기 때문이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는 법정에서 서로의 변호사들은 자신의 의뢰인이 최대한 죄를 받지 않도록 변호할 뿐이고, 그것을 지켜보던 판사가 그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것과 같다.

책 속 ‘논쟁의 구조’를 보면 논쟁을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끝내는지 알 수가 있다. “사람은 자신의 동굴에 갇혀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이 전부인 것처럼 떠들 뿐이다.” 라고 플라톤이 말한 ‘동굴’의 의미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또 이 책 속의 ‘진리에 도달하는 계단’에서 플라톤이 구분한 다섯 가지(에이카시아, 사실, 다이아노이아, 노에시스, 최고의 선)의 법칙들은 기억에 남는다. 다 읽고 나니 조금 더 현명한 청소년기를 보내게 하기 위해 내 아이에게 이 책을 꼭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이 책에 설득당한 기분이 들어서다. 논쟁과 언쟁의 올바른 의미 설명에서부터 어떤 것이 논쟁의 소재가 되는 것인가, 논쟁의 전술과 전략 그리고 논쟁에서 쓰는 언어까지 귀담아 들을 내용이 가득하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들이 행했던 언쟁들을, 불필요한 감정과 말의 소비를 줄여줄 것이라 믿는다. 끝으로 서로의 주먹 사이에 놓은 계란은 어떻게 깨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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