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고양이는 없다 - 어쩌다 고양이를 만나 여기까지 왔다 안녕 고양이 시리즈 3
이용한 글.사진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새로운 형식의 에세이를 접한다. 이 책은 고양이를 통해 삶과 사랑과 계절을 이야기한다. 고양이의 귀여운 사진이 한 가득 실린 것에 반해서 딸이 먼저 책을 읽는다. 동물들을 유난히 좋아하는 딸은 고양이 사진을 보자 “귀엽다” “귀엽다”를 연발한다. 독특한 방식으로 고양이를 따라다니며 그려내는 이야기는 훈훈하기도 하다. 저자인 이용한의 이력을 보니, 15년을 ‘바람의 여행자’로 국내외 숨겨진 곳을 떠돌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고양이에 관한 다큐영화 “고양이의 춤”을 제작하고 네레이션에도 참여했다고 하니 고양이를 무척이나 사랑하나 보다. 그래서인가 그가 찍은 수많은 고양이 사진은 애인을 정성들여 찍은 바로 그 마음을 엿보게 한다.

어린 고양이들이 엄마 빽을 믿고 까불대는 장면을 읽을 때는 이제는 돌아가시고 없는 내 부모님을 생각나게 한다. 고양이들도 뒤에서 버텨주는 든든한 엄마가 있을 때는 무서울 것 없다는 듯 까불대고, 자기들만 남겨졌을 때는 위축이 되어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귀엽다. 고양이들의 까불대는 모습 중에 “어떤 녀석은 화초를 잘라낸 자리에 꽃처럼 앉아 있다”라는 장면은 참으로 예쁜 표현으로 읽힌다. 늦가을 낙엽이 우수수 내리는 나무 아래서 가을 햇살을 받으며 잠 든 고양이의 나른한 콧수염은 행복한 한 때를 느끼게 한다. 열매가 맺고 단풍이 드는 계절에는 고양이든 사람이든 ‘니나노’ 가락을 흥얼대고 싶은가 보다. 진화하는 고양이라고 소개하며 직립한 고양이 사진을 보니 쿡쿡 웃음이 나온다. 진화하면 인간처럼 두발로 걸어 다니려나? 중간쯤 책장을 넘기고 보니 사이좋게 한 곳을 응시하는 세 마리의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 고양이들도 경쟁하지 않고 서로 같이 있으면서 따뜻한 애정을 나누는구나, 대견한 마음이 든다. 저자가 발견한 고양이의 행동중, 내 눈길을 끄는 부분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라는 부분이다. 여기라는 고양이에게 노랑이라는 고양이가 대시하는 장면을 그린 부분인데, 고양이의 행위가 무척이나 신기하다.

사실 고양이들의 언어로 고양이들이 책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고양이는 이러할 것이라는 생각을 적은 글이다. 그래서 쓰레기나 뒤지지 않는 고양이는 아니라고, 인간의 음식이나 훔치는 고양이는 아니라고 저자는 읽는 이를 설득한다. 이 책을 고양이 썼다면 어떠했을까? 고양이도 언어를 가지고 고양이도 자신들만의 기록매체를 가지고, 고양이도 역사에 의미를 부여했다면 이 책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여튼 다시 나도 인간으로서 고양이를 바라보며 책속의 고양이들은 사랑스럽다고 느낀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형식의 에세이를 통해 삶의 지혜와 여유를 누릴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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