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0℃ 최고의 나를 만나라
김범진 지음, 임승현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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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타벅스에 놓여져 있던 책을 집어들고 한 시간만에 읽어버렸다.

읽을 만한 내용이 없어서 건너뛴 게 아니라, 여백이 너무도 풍성해서 빨리 읽힌 책이다.

'자기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는 진부한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야 했으니, 삽화며 여백이 오죽하랴.

* 근데 책의 부실함을 떠나서 내용 자체가 이해가 안 가는 건, '1250도의 고온에서 단련된 도자기가 가장 예쁜 빛을 발한다'는 책의 주장과, '세상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라'는 책의 내용이 맞질 않는다는 것이다. 고온에서 단련된다는 것은, 주인공 거북이와 토끼가 처음에 하는 경주를 말하는 거잖아? 근데 왜 그게 틀렸다고 하는 거야? 도대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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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은 지, 꽤 오래된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상하지... 어제 버스를 타고 가다 문득 이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차에 문제가 생기면 비상등을 켜지? 그런 것처럼 '제게 문제가 생겼어요, 하지만 전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라고 사람들에게 말하렴. 네게 문제가 생겼지만 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면, 놀랍게도 모든 것들이 너를 도우러 올 거야. 그럴 때 세상을 살아가는 길은 훨씬 친절하고 안전한 길이 된단다.

 
   

그리고 집에 와서 '샘에게 보내는 편지'를 찾아보곤, 새벽 세 시가 넘을 때까지 다섯 번을 울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진작에 봤던 책의 진작에 봤던 문장인데, 그 문장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리면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여러분도 이 문장을 부디 천천히 읽길 바란다. 혹시 지금 아무 느낌이 없더라도 나중에 언젠가 다시 한 번 이 문장을 읽어보길 권한다. 천천히.

   
 

 내가 어두운 터널에 있을 때, 난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 터널 밖에서 어서 나오라고 외치며 출구를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기꺼이 내 곁에 다가와 나와 함께 어둠 속에 앉아 있어줄 사람, 우리 모두에겐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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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당신의 추천 도서는?

 

<팩토텀>

찰스 부코우스키

2007/ 문학동네

 

   
 

 그 무렵 글을 쓸 수 있는 여유를 얻기 위해 일주일 내내 하루에 오 센트짜리 막대사탕 두 개만 빨며 지낸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굶주림은 예술을 돕지 않았다. 그저 방해할 뿐이었다. 인간의 영혼은 위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어찌 됐든 인간은 동전 한 푼짜리 막대사탕보다는 고급 비프스테이크를 먹고 0.5리터들이 위스키를 마신 다음에야 훨씬 더 글을 잘 쓸 수 있다. 궁핍한 예술가라는 신화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모든 것이 다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을 깨닫고 난 뒤에야 사람은 더 현명해지고 동료 인간의 피를 짜내고 그를 태워 없애기 시작한다. 힘없는 남자들, 여자들, 어린이들의 부서진 육신과 삶 위에 나의 제국을 세울 수도 있으리라. 그리고 내내 그들 앞에서 나의 제국을 으스댈 수 있으리라. 이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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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텀
찰스 부코우스키 지음, 석기용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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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새 세상이 힘들다, 어렵다고들 한다. 특히 대졸자 이상의 고학력 백수들의 사회 문제는 몇 년째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 취업 하나는 끝장으로 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팩토텀>의 주인공 '헨리 치나스키'다.

<팩토텀>은 헨리 치나스키에서 시작해서 헨리 치나스키로 끝난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만큼 소설의 재미가 주인공에게 달려있다. 그러니 주인공과 교감하느냐 못하느냐가 이 책 읽기의 핵심이다. 다행히 나는 재미있었다. 아니, 강렬했다. 그냥 재미보다는 표지의 강렬함과 무식함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주인공에게 끌려다니다시피 했다. 결과적으로는 내가 만난 최고의 주인공 반열에 이 사람이 올라갈 듯하다.

'팩토텀'은 일용직 노무자, 잡일꾼이라는 뜻이다. 주인공 헨리 치나스키가 그렇다. 소설이 시작할 때쯤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그는, 소설이 끝날 때에는 백수가 된다. 그리고 소설 안에서 무려 스물 세 번이나 직장을 바꾼다. 스물 세 번이라니! 게다가 그가 다니는 직장은 모조리 3D 직종인 것을(그도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 백수다).

<팩토텀>은 1975년작으로, 그 시대의 미국사회의 바닥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며, 그 바닥을 온 몸으로 쓸고닦는 사람이 치나스키다. 술, 여자, 돈을 세상의 중심이라 생각하며, 죽기보다 일을 싫어하고, 작가지망생이면서도 글쓰기를 게을러하는, 천재성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고, 범법행위를 일삼는, 그야말로 쓰레기 같은 인간, 그러면서도 소설의 주인공이 가지는 일말의 동정심도 발휘되지 않는 극단적인 안티히어로. '헨리 치나스키'를 만나보시라! 당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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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1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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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유명해져버린 마이너 채널의 한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지식 e>는 책으로서 굉장히 새로운 시도인 듯하다. 애초에 TV프로그램, 그것도 텍스트가 전무한 영상으로서의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었다는 생각에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나'가 가장 궁금했었는데, <EBS 지식채널 e>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했던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큼 '정말 잘' 만든 것 같다.

나 역시 동명 프로그램을 가끔 보았었는데, '새롭다'는 생각 때문에 프로그램이 전달하고자 하는 지식, 그리고 감동과 여운이 짧았던 것이 사실이다(재미있긴 했지만, 가끔씩은 좀 허무할 때도 있었다). <지식 e>는 이 프로그램의 비주얼에 텍스트를 보완해 책으로서의 기능을 살렸다. 프로그램이 말하고자 했던 '가슴으로 읽는 지식'이 책으로서 드디어 완성된 것처럼 느껴진다. 슬라이드된 지식의 단면에서 좀 더 확장된 느낌이라고 할까. 하나하나의 소재에 입체감이 부여되었다. 그만큼 생각할 거리도 많아졌고.

확실히 현대사회는 비주얼이다. TV를 틀어놓고 책을 보다 보면, 어느새 책은 바닥에 놓아둔 채로 TV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게 마련이다. 영상과 소리는 사고하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보다 강력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영상으로부터 출발해 텍스트로 마무리하는 새로운 시도의 첫 책인 것 같다. 새로운 시도지만, 내용은 훌륭하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까지 있으니 시도는 성공이다.

EBS 지식채널 e의 담당 프로듀서인 김진혁 PD의 에필로그도 본문 못지않은 여운을 남겼다.

   
 

 ......'TV가 그것 이상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엉뚱한 상상을 한번 해본다면 어떨까? 그리고 우리에게 5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그 짧은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지식채널e>는 그 질문에 대한 수 많은 대답 중의 하나다.

누구나 살면서 문득 뒤돌아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걷다가 잠깐 멈춰설 때도 있으며, 이유 없이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도 있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을 거짓 없이 느끼기도 한다. 5분이 채 안되는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그 시간은 삶에 있어서 매우 소중한 시간일 수 있다.

그 순간을 TV라는 매체에서 그려보고자 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그 순간 자체가 아니라 그저 그 순간을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창' 하나를 만들고 싶었다. 그것이 작은 창이기에, 주류프로그램만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도 못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화젯거리가 되기도 어렵지만, 누군가 <지식채널e>라는 창을 통해서 거짓 없는 삶의 단면을 바라볼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들어 보니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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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빠 2008-06-09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e>에 관한 설문조사로 도움을 받고 싶은데요
http://blog.naver.com/image2two 에 오셔서
내용을 확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