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국가, 정의를 꿈꾸다 주니어 클래식 5
장영란 지음 / 사계절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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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결국 <국가>에서 플라톤이 집요하게 붙잡고 사유하는 주제는 '훌륭한 삶이란 무엇인가'이다. 도대체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플라톤은 그저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국가>를 읽어 보면 이 말의 의미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도대체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왜' 올바르게 살아야 하는지 등 인간의 삶과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머리말 중) 

 

* 플라톤은 소크라테스로부터 태어나 소크라테스가 되었고 소크라테스로 죽었다. 소크라테스 또한 플라톤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 소크라테스는 단 한 줄의 글도 남기지 않았지만 플라톤이 쓴 대화편을 통해서 그의 사상이 전해진다. 소크라테스가 영원한 인류의 스승으로 남은 것은 바로 플라톤이 있었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가 죽자 아테네를 떠났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플라톤으로 하여금 아테네의 정치체제를 회의하게 만들었다. 여행은 마친 플라톤은 아테네에 돌아와 '아카데메이아'를 세웠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때 문을 닫지만 이후 모든 대학의 모델이 되었다.

 

* <국가>는 플라톤이 젊은 시절부터 시작하여 나이 60세까지 썼던 대작이었을 뿐만 아니라, 60세 이후에 세상에 그 뜻을 펼쳐 보려고 노력했던 작품이었다. ... <국가>가 철인 왕이 지배하는 체제라면 <법률>은 법이 지배하는 체제이다. 플라톤은 실제 경험을 통해 철인 왕 통치 체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법률>에 민주제의 요소를 많이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일인 지배 체제보다는 집단 지배 체제에 가까운 정체를 수용하였다.

 

* 플라톤이 <국가>를 쓸 때에는 이미 소크라테스가 사형을 당한 지 한참 지난 후였다. 그는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계기로 기존의 국가체제와 정치 제도에 대해 예리한 비판과 진지한 반성을 하였다. ... 플라톤에게 잘사는 것이란 올바르게 사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개인이 혼자서 올바르게 살려고 할지라도 국가가 전반적으로 타락했다면 어려운 일이다.

 

*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국가의 규모는 인구 5000명이다.

 

* 국가란 어떻게 생겨났는가? 플라톤은 아주 단순하게 대답한다. 그것은 우리가 혼자서는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많은 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생겨났다. 인간은 수많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혼자서 모든 욕구를 총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 살게 되었다. 여기서 국가라는 공동체가 생겼다.

 

* 플라톤은 이상국가에서는 모든 사람은 각자가 타고난 적성에 따라 한 가지 일을 하도록 허용되며 평생 동안 종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플라톤은 국가를 수호하는 사람에게 용기, 생산자 계층에 절제, 통치자에게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 플라톤은 분명히 통치자는 타고난 존재라고 말한다. ... 플라톤이 기존 통치자의 중요한 임무로 삼은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다음 세대의 통치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통치자는 어떤 방식으로 다음 세대의 통치자를 찾아낼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교육'이다. ... 누가 통치자의 자질을 갖고 태어났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따라서 각 시기에 필요한 교과 과정을 거쳐 능력에 따라 선발할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나 통치자가 될 기회는 있고, 누구나 통치자가 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 플라톤이 말한 국가의 목적은 아주 간단명료하면서도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다. 그것은 국가 구성원 모두가 최대한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생각하고 있듯이, 행복한 국가를 만드는 것은 소수의 사람들을 따로 분리해 내서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일세."

 

* 사실 인간의 욕망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플라톤이 말하는 행복이란 단순히 욕망의 충족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저마다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사는 것이다. 만일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통치자로서 가장 먼저 할 일은 그 원인을 찾는 것이다. 플라톤은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로 국가의 타락을 꼽는다. 그렇다면 국가가 타락하게 되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일차적으로 '부'와 '빈곤' 때문이라고 한다.

 

* 플라톤은 국가 구성의 원칙으로 '올바름'을 제시한 바 있다. 올바름이란 '각자가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다. 플라톤이 말하는 올바름은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의 영혼에도 적용된다. 국가의 올바름은 국가를 구성하는 통치자, 수호자, 생산자가 저마다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하며 조화로울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 플라톤은 훌륭한 국가와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지혜, 용기, 절제, 정의(올바름)라는 네 가지 덕을 갖추어야 한다로 말한다.

 

* 플라톤은 이상국가에서는 모든 남자와 모든 여자는 서로 공유하게 되어 있고, 어떤 여자도 어떤 남자와 개인적으로 동거할 수 없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 플라톤은 가장 훌륭한 자손을 얻기 위해 국가가 개인의 결혼과 출산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수호자 계층과 통치자 계층의 남녀 간 결합은 국가의 통제 아래 일 년 중 몇 차례의 축제 동안에만 이루어지도록 하여 인구가 늘지도 줄지도 않게 조절해야 한다. 나아가 국가가 가장 우수한 인재를 많이 얻기 위해서는 최선의 남자들이 최선의 여자들과 자주 관계를 맺어서 가장 우수한 아이들을 많이 얻도록 해야 한다. ... 결혼은 순전히 우생학적으로 좋은 아이를 낳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최소한 출산 적령기에는 국가를 위해 자손을 낳아야 하며 출산 적령기를 지나야만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

 

* 플라톤은 진정한 공유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처자만이 아니라 재산까지 공유해야 한다며, 일종의 공중주의 체제를 추구한다. ...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국가론에서 모든 계층엑 사유 재산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통치자 계층과 수호자 계층에 대해서는 분명히 사유 재산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생산자 계층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 플라톤은 이상국가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다고 여겼을까? 플라톤이 제시한 가장 단순하고 간단한 해법은 철학자가 통치자가 되거나, 또는 통치자가 진실로 철학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 철학은 궁극적으로 인간과 세계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문이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며, 모든 학문은 철학으로 회귀한다.

 

* 플라톤은 동굴 안의 세계가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라고 한다. 그러나 동굴 안의 세계는 현상의 세계일 뿐이다. 우리는 감각을 통해 대상을 인식한다. 그런데 감각을 통해 우리에게 나타난 것은 '현상'일 뿐이지 '실재'는 아니다. 이 세계에서 우리가 지각하는 모든 것은 현상이다.

 

* 그리하여 가장 올바른 국가와 가장 올바른 영혼을 상응시켜 설명하였다. 그것은 어떻게 가장 올바른 국가를 만들 수 있는가와 어떻게 가장 올바른 영혼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설명이었다. 소크라테스에게 개인의 영혼은 국가의 축소판이었다. 그래서 국가의 통치자, 수호자, 생산자와 같은 세 가지 계층은 개인 영혼의 이성, 기개, 욕망과 같은 세 가지 부분과 상응하였던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큰 국가를 들여다봄으로써 작은 개인 영혼을 더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올바른 사람은 이성과 기개와 욕망이 조화를 잘 이룬 사람이다. 그것은 이성에 의해 기개와 욕망이 적절히 통제되는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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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탄생 - 우리 민주주의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
김육훈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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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교내 독서토론대회를 열기로 하고 관련 도서로 플라톤의 국가론, 홉스의 리바이어던, 김육훈 선생님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탄생'을 선정했다. 세 권의 책 중 아이들이 그나마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 아닐까 싶다. 중간 중간 수업 시간에 활용하면 좋을 것 같은 자료가 있어서 옮겨 적었다.

 

 

"다섯 집이 합해서 1()이 되고 다섯 집에서 린장을 추대하고, 5린이 합해서 1()가 되고 5린이 추대한 사람이 이장이 된다. ... 그래서 왕이 나오고 천자가 나온다. 따라서 천자는 여러 사람이 추대해서 되는 것이다. 이 말은 여러 사람이 추대하지 않으면 그가 천자가 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 그러므로 나라가 잘못되면 그를 추대한 사람들이 의논하여 바꿀 수도 있다."

정약용, <탕론>

 

 

*고종과 보빙사로 미국에 다녀온 홍영식의 대화

"그 나라에서는 나랏일을 어떻게 나누어 처리하던가?"

"나랏일은 크게 셋으로 나누어 처리합니다. 상의해서 법을 만드는 의회가 있는데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되었으며, 여기서 법을 정한 대로 이를 처리하는 행정부가 있어 대통령이 그 책임을 맡습니다. 사법부가 따로 있어 재판을 통해서 법대로 잘되었는지를 판단합니다."

"대통령 임기는 얼마인가?"

"4년에 한 번씩 교체됩니다."

"그때마다 조정의 관리들도 바뀌나?"

"그렇습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행정부 관리가 바뀝니다."

"정권이 교체될 떄마다 큰 폐단이 있을 텐데..."
"위싱턴이 나라를 세운 이래 100여 년이 지나도록 화폐 제도가 온전히 유지됩니다. 이 한 가지 일만 보더라도 큰 폐단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정치를 운영하는 방식이 다른가?"

"영국, 독일 같은 나라는 군주 자리를 세습하고, 관리도 바뀌지 않습니다. 아마도 군주제와 민주제에서 나라를 운영하는 법이 다른듯합니다."

"민주제를 하는 나라는 우리처럼 신분이 높은 사람과 보통 사람 사이의 차별이 두드러지지 않겠구나. ... 현재 민주 제도를 실시하는 나라는 몇 나라나 되며, 유럽에도 민주 국가가 있는가?

"유럽에는 스위스, 프랑스 등의 나라가 있고, 남아메리카는 멕시코와, 페루, 칠레 등 모든 나라가 민주국입니다."

-홍영식, <복명문답기> ​

 

* 김옥균, 박영효는 일본군을 따라 망명하였어요. 많은 이들이 그 뒤를 따랐지요. 그러나 정변의 또 다른 주역이었던 홍영식은 다른 선택을 하였어요.

"나는 이 땅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뜻을 세워 일을 도모하였다면, 일이 잘못되었을 때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사람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제 몫입니다. 동지들 서둘러 떠나시오. 그리고 꼭 살아 돌아와 승리해 주시오."

홍영식은 정변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어요. 그러고 나서 살아서 훗날을 도모할 동지들을 서둘러 떠나보내면서도, 끝내 자신은 왕의 곁을 지켰습니다. 떠날 사람이 떠난 후, 청군은 궁궐을 접수하였고, 홍영식은 그들의 손에 피살되었지요. ​

 

* 하늘이 인간을 낳았으니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평등하다. 사람은 누구나 생명을 보존하고,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졌으며, 이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 국가는 이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니, 정부가 이를 저버린다면 인민은 그 정부를 변혁하고 새롭게 세울 수 있다.

-박영효 상소문, 1888 (미국 독립 선언서 반영) ​

 

* <독립신문> 10월 2일자 논설

"꼭 대황제가 계셔야 자주독립 국가가 되나?"

"황제 즉위식이 뭐가 그리 급할까?"

"나라의 자주독립이 위태로운데, 이런 행사 치르기보다 독립의 내실을 다지는 데 더 힘을 기울여야 하지 않나?"

 

 

독립협회 해산 과정이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달라서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

 

* 독립관에서 의원을 선출하기로 한 날 황제가 갑자기 마음을 바꿔 왕권파를 등용, 독립협회 지도자를 구속, 해산을 명함. 군중의 시위가 확산되자 황제는 50명의 중추원 의관을 임명하기로 결정. 그러나 처음 약속과 달리 선출 절차도 없었고 보부상 단체나 지방 유림의 대표를 두루 집어넣음. 이에 독립협회 급진파는 다시 만민공동회를 개최. 왕권파는 독립협회가 아예 황제를 없애도 공화정치를 시도하려 한다고 비난. 1898년 12월 15일 중추원이 개원함. 독립협회 내 급진파가 중추원에서 대신 후보자를 추천하자고 밀어붙이자 황제는 군대를 동원, 집회를 강제 해산하고 모든 정치 사회 단체를 해산함. 그리고나서 대한국국제를 반포. 

 

*1913년 박상진도 중국으로 떠나 상하이를 거쳐 난징에 머물러 있던 쑨원을 만납니다. ​그는 쑨원에게 동양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서는 조선의 독립이 절대적임을 설명한 뒤, 도움을 요청합니다. 쑨원은 애국심에 불타는 조선 청년에게 미제 권총 한 자루와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냅니다. 박상진은 주권이일제에게 넘어가자 판사를 그만둔 뒤 독립운동에 가담하였습니다. 그는 쑨원의 혁명 사상에 공감하고, 쑨원의 혁명 운동에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 <대동단결선언> 1917

융희 황제가 주권을 포기한 8월 29일은 즉 우리 동지들이 ​이를 계승한 8월 29일이니, 그 사이에 순간의 쉼도 없다. 우리 동지들은 주권을 완전히 상속하였으니, 황제권이 소멸한 때가 곧 민권이 발생하는 때요, 구한국 최후의 하루는 곧 신한국 최최의 하루다. ... 그러므로 경술년 융희 황제의 주권 포기는 곧 우리 국민 동지들에 대한 묵시적 선위이니 우리 동지들은 당연히 주권을 계승하여 통치할 특권이 있고 또 대통을 상속할 의무가 있도다.

-​여러 곳의 단체들이 모두 모여 유일무이한 최고 기관을 만들자.

-한곳에 본부를 두고, 한족을 통합하되 지역별로 지부를 두어 운영한다.

-헌법에 준하는 규칙을 만들어 인민의 의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활동하자. ​

 

* 오늘 우리는 조선이 독립국이며, 조선인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이로써 세계 만국에 알리어 인류 평등의 대의를 분명히 하며, 자손만대에 깨우쳐 자주와 독립을 유지하는 올바른 민족의 권리를 영원히 누리도록 한다. <독립선언서>, 1919.3.1

 

*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 국민은 기미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 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대한민국 헌법 전문> 1948

 

* 민주주의란 단어가 한여름 뜨거운 날씨처럼 온 천하를 횡행한다. <동아일보> 1920.4.21

 

* 현대 민주주의는 일부 소수의 정치적 자유만을 보장하게 되는 근대 민주주의를 한계를 넘어서 구성원의 실질적 평등을 보장함으로써, 사회 구성원의 진정한 자유를 보장하는 원리이다. <동아일보> 1920.4.2

 

* 시민 혁명 이후 자유주의 정치가 자리 잡았지만, 빈부 격차를 당연시하고 돈 있는 자들만의 자유를 옹호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거든요. 노동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 평등을 주장하고 나섰고, 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사회주의 운동도 활발해졌어요. 그래서 민주 정치의 모범 국가라 불리는 나라들에서 정치적 자유와 사회적 평등의 조화를 꾀하는 움직임이 대세를 형성합니다. 그래서 현대의 민주주의는 자유주의적 요소와 사회주의적 요소가 함께 들어 있어요. 정치적 자유를 여전히 지상의 가치로 여기지만, 평등을 제도화함으로써 자유가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치를 지향하거든요.

 

* ​조소앙과 그의 동지들은 일제를 물리친 뒤 세울 독립국가는 신민주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신민주국에서는 정치적 자유를 무조건 보장합니다. 그러나 투표권이 있어도 먹고살기 힘들어 투표장에 갈 여유가 없다거나, 출마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를 만큼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면 그 자유는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신민주국에서는 정치적 평등은 물론 경제와 교육의 균등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국가는 마땅히 이 세 가지 권리가 균등하게 배분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것이지요.

 

(신민주라 함은 민중을 우롱하는 '자본주의 데모크라시'도 아니며 무산자 독재를 표방하는 '사회주의 데모크라시'도 아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범한민족을 지반으로 하고 범한국 국민을 단위로 한 전민적 데모크라시다. - 한국독립당 당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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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천명관 지음 / 창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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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이후 두번째로 읽은 천명관의 소설이다.

 

봄, 사자의 서

동백꽃

왕들의 무덤

파충류의 밤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전원교향곡

핑크

우이동의 봄

 

 

총 8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책을 천천히, 곱씹으며 읽기로 해놓고 이번에도 역시 그러지 못했다.

막막한, 어디서부터인지 뭔가가 잘못된, 꼬여버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단편의 주인공 모두 저마다의 처지는 측은지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한데, 왠지 슬프지가 않다. 천명관 소설의 특징인가. 문체에 감정 과잉을 절제시키는 힘이 담겨 있는 것 같다.

 

누구나 각자의 삶에서는 비중을 논할 수 없는 주인공인데, 노동으로부터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소외됨으로써 엑스트라인척 연기해야 하는 사람들. 억울하고 속상한 일을 참고 살기에 인생은 너무 짧고, 마냥 편한 것만 좋은 것만 쫓아 살기에 인생은 너무 길다. 너무 단순하고 얕은 것도 문제지만, 너무 철저하게 재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소용없기도 하다는 걸 지금은 조금, 안다.

 

"믿을 건 몸뚱이 하나밖에 없었다. 평생 그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를 터였다. 하지만 이제 앞으로 얼마나 더 굴러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뼈는 노동에 닳고 살은 술에 녹아났다. 경구는 이렇게 평생 무거운 것을 들며 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앞으로 들어야 할 짐도 많이 남아 있었다. 도대체 그 무게는 얼마나 되는 걸까? 경구는 꽁꽁 언 칠면조를 들고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갔다."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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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세트 - 전3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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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그녀의 남편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와 이혼은 하지 않은 채 브론스키와 패테르부르크를 떠났다. 안나가 브론스키와의 사이에서 갖게 된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목숨이 위태로웠을 때, 그녀가 참회하는 모습을 본 알렉세이는 아내를 용서하게 된다. 하지만 용서 뒤에 자신에게 남은 건 아무 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되려 사람들에게 경멸과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고 생각하자 괴로움에 빠지게 된다.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은 점점 변해 갔다. 책임과 의무를 져버린 사랑은 결코 오래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사랑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행복의 만능 열쇠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한다.

 

"그는 그녀가 가여웠으나, 그럼에도 그녀에게 화가 치밀었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사랑을 맹세했다. 왜냐하면 지금은 그것만이 그녀를 진정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말로 그녀를 질책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녀를 비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입에 담기 부끄러울 만큼 저속하게 느끼는 그 사랑의 맹세를 들이마시고, 안나는 점차 침착해졌다. 이튿날 그들은 완전히 화해를 하고 시골로 떠났다."

 

사랑이 오래가지 못할 것임을, 어쩌면 이미 끝났음을 암시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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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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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의 최근작인가. 도서관에서 야자 감독하며 읽을 책을 고르다가 가볍게 읽을 수 있을줄 알고 집어든 책이다. 그런데 역시나, 파울로 코엘료의 책은 가볍게 읽히지가 않는다. 그의 책 어디서나 등장하는 공통의 요소, 예를 들어 산티아고 순례길, 마리아 같은 것들이 이 책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 책 역시 종교적이다. 인간의 고통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를 얘기하는 부분에서 특히나 종교적이라고 느꼈다. (성경 공부의 필요성을 또 한번 느낌;; 아는 만큼만 읽히는 것 같다ㅜ)

 

브라질 여자 마리아는 배우를 시켜준다는 거짓말에 속아 제네바에 가게 되고, 고위직 남성을 상대하는 성매매업소에서 일을 한다. 그곳에서 섹스에 대해 다양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여러 남성을 만나게 된다.

 

흑사병 창궐 당시 그것이 신이 인간에게 내린 벌이라고 생각한 중세인들이 자기 몸에 채찍찔을 가해가며 신에 복종하고자 했던 것과 마친가지로 섹스 역시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고통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인 인간들의 행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남성. 마리아는 그를 통해 섹스는 고통이며 그 고통이 인간을 쾌락으로 이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생각은 마리아가 어느날 그녀에게서 '순수한 빛'을 발견했다고 한 어느 화가를 만나고부터 바뀌기 시작한다. 육체적 행위가 아니고서도 인간은 오르가즘을 느끼며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즉 섹스의 전제는 상대를 욕망하는 마음이라는 것... 아 제대로 읽은 건지 모르겠다.;;

 

소설을 읽는 내내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마지막에 마리아와 남자 주인공이 재회하는 부분에서 감동이 확 사라져버렸다. 그런 드라마틱한 요소가 꼭 필요했을까. 에잇..

 

 

- 발췌 -

 

- 우린 삶의 매순간 한 발은 동화 속에, 또 한 발은 나락 속에 담근채 살아가고 있다.

 

- 많은 것을 경헌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경험을 통해 배웄다. 뭔가에 대해 확실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모든 것이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물질적인 부나 정신적인 부나 마찬가지다. 내가 종종 겪었던 것처럼, 확실히 자기 것이라고 여겼던 뭔가를 잃은 사람은 결국 깨닫게 된다. 진실로 자신에게 속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나에게 속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 나에게 속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구태여 걱정할 필요가 뭐 있는가. 오늘이 내 존재의 첫날이거나 마지막 날인냥 사는 것이 오히려 낫지 않을까.

 

- 꿈꾸는 것은 아주 편한 일이다. 그 꿈을 이루지 않아도 된다면. 우리는 힘든 순간들을 그렇게 꿈을 꾸면서 넘긴다. 꿈을 실현하는데 따르는 위험과 꿈을 실현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욕구불만 사이에서 망설이며 세월을 보낸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다른 사람들은, 특히 부모와 배우자와 자식을 탓한다. 우리의 꿈을, 욕망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게 가로막은 죄인으로 삼는 것이다.

 

-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세상의 제물일 수도 있고, 자신의 보물을 찾아 떠난 모험가일 수도 있다. 문제는, 내가 어떤 시선으로 내 삶을 바라볼 것인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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