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진 1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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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진이 실존 인물이라는 확실한 증거도,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고 한다.

 

리진(Lee Jin, 李眞, 리심 李心)은 조선의 궁중 무희이자 관기로서 조선 최초의 근대화 여성이다.[1] 리진은 외국 공사들 앞에서 춤을 선보였다가 프랑스 외교관 콜랭 드 플랑시가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고, 플랑시가 고종에게 청하여 리진과의 결혼을 약속하고 그녀와 함께 프랑스로 떠난다.[2] 플랑시를 따라 파리에 가게 된 리진은 조선 사회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서구의 근대 문화와 앞선 지식을 배우게 된다.[3] 그녀는 플랑시가 고용한 가정교사로부터 프랑스어를 배워 프랑스의 책과 문물을 접하게 되고, 자유평등의 가치를 깨닫는다. 그러나 동양인에 대한 편견과 조국에 대한 그리움, 또 서양인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린다. 그러다가 1896년 4월 27일, 플랑시와 리진은 플랑시가 조선의 3대 프랑스 공사로 취임하게 되어 다시 조선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리진은 신분 사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다시 관기의 신분이 되고, 프랑스에서 알게 된 자유와 평등을 상실하게 된다. 결국 리진은 견디지 못하고 금조각을 삼키고 자살함으로써 생을 마감한다. 현재 리진의 기록이 남아 있는 책은 프랑댕의 <En Coree(한국에서)>가 전부이며, 그녀를 다룬 소설로는 신경숙의 <리진>, 김탁환의 <파리의 조선 궁녀, 리심>이 있다.[4]

 

 

이렇게 위키백과에서 찾아보기까지 했는데, 실존 인물이 아닐 수도 있다고 하니, 왠지 허탈하다. 소설 2권 마지막에선 리진이 불한 사전에 독을 바른 뒤 한장 한장 씹어 삼키며 죽어가는 것으로 묘사됐는데 위키백과에선 금조각을 삼켜 자살했다고 얘기한다. 헤어진지 얼마 안 돼서 그런가, 최초의 근대적 여성으로서 리진의 삶이라든가 시대배경이라든가 하는 것들보다는 리진에 대한 콜랭의 마음이 어떻게 바뀌어가는지가 주로 읽혔다. 두달 넘게 생과 사의 경계를 넘으며 조선과 프랑스를 오가게 했던 사랑의 힘도 결국 언젠가 소진된다는 것. 콜랭이 조선의 공사로 재부임해보면서 리진에게 쓴 편지에, 조선으로 돌아가지만 우리의 관계가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이별은 어쩔 수 없는 것인듯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 선택이었다, 라고 고백하는데 그 부분을 읽는 동안 마음 속에 찬바람이 휘휘 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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