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제주도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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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권 <제주편>을 예약판매한다는 문자를 받고, 그 즉시 예약 신청을 했다. 20일 가까이 기다린 끝에 품에 안았다. 미공개의 사실을 처음으로 알릴 때 '따끈따끈'하다는 표현을 쓰는데, 책 출간일이 2012년 9월 15일이라니, 정말 책에서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7권 <제주편>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말했든, '제주허씨를 위한 제주학 안내서'이다. 나도 조만간에 꼭 제주허씨와 함께 제주 일반국도 1136을 참빗으로 이 훑듯 답사하리라 다짐했다.  

 

'서귀포'라는 지명은 불사약을 구해오라는 진시황의 명을 받은 '서불'이라는 자가 다녀간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서불이 돌아갔다'는 뜻인데, 실제로 '徐市過此'라는 글씨가 새겨진 각석이 서귀포, 남해, 거제도에 있단다.

   

원시시대부터 해방 이후, 현재에 걸친 제주의 역사와 자연환경, 인물 등의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겨 있지만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화산 활동의 결과 생겨난 어마어마 한 양의, 신라 시대 거대 봉토분 같이 생긴 '오름'이다. 고2때 수학여행을 제주도로 갔었는데, 왜 오며가며 오름을 보지 못했을까, 의아했고 후회가 됐다. 오름을 얘기하면서 강요배 작가가 소개되었는데, 부모님께서 '요배'라는 이름을 지어주신 이유도 충격적이었지만, 제주를 배경으로 그려진 그의 작품도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그림을 보고 감동을 받은 적이 별로 없는데, 인터넷으로 찾은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제주의 아픈 역사가 느껴지는 것 같다.

 

강요배 작가는 "오름에 올라가본 일이 없는 사람은 제주 풍광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없고, 오름을 모르는 사람은 제주인의 삶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많은 유배객들이 머물다 간 곳이기도 하다. 책에 특히 제주에서 9년 동안 귀양살이를 한 추사 김정희 얘기가 많이 나온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와닿았고, <완당평전>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추사가 유배중일때 초의선사가 제주를 찾았는데, 온 지 6개월이 되었을 때 돌아가고자 했으나 추사가 붙잡았다. 추사의 만류에도 초의가 돌아가자, 나중에 이런 편지를 썼다고 한다.

   

"얼마 전에 들으니 鞍馬를 이기지 못하여 볼깃살이 벗겨져나가는 쓰라림을 겪는다니 자못 염려가 되네. 크게 상처를 입지는 않았는가? 내 말을 듣지 않고 망행, 망동을 하였으니 어찌 쌤통이 아니겠나. 사슴 가죽을 아주 얇게 조각을 내어 그 상처의 크기대로 오려서 쌀밥풀로 되게 이겨 붙이면 제일 좋다고 하네. ... 그 가죽을 붙이고서 곧장 몸을 일으켜 꼭 돌아와야만 하네."

   

평생지기를 염려하고 그리워하는 마음과 귀양살이의 외로움이 잘 느껴진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젊어서부터 영특한 이름을 드날렸으나 중도에 家禍를 만나 남쪽으로 귀양 가고 북쪽으로 유배 가며 온갖 풍상을 다 겪으며, 혹은 세상의 쓰임을 당하고 혹은 세상의 버림을 받으며 나아가기도 하고 또는 물러나기도 했으니.."라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하는데, 왠지 모르게 쓸쓸한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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