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 철원 창비청소년문학 44
이현 지음 / 창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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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청소년 문학을 주로 써왔다는 이현의 장편소설이다. 제목에 끌려서 샀다. 청소년문학인 것을 알았으면 안샀을 수도 있었을 것 같지만, 그래도 꽤 재밌었다.

 

작가는 철원에 갔다가 '원래 철원 사람' 을 찾던 중 한 노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 만남이 해방 직후의 철원을 소재로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노인은 민통선 아래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는데 일제 식민통치기에 태어나 조선인민공화국을 거쳐 전쟁의 와중에는 미군정의 통치하에 있었고, 지금은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노인의 이야기는 다른 어딘가에서도 접한 적이 있는데 잘 기억이 안난다. 기억은 어쩌다 완전하고, 대부분 불완전하다;;;

 

중학교 2학년때 처음 철원에 갔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조선노동당 철원군 당사도 봤다. 총탄 자국이 흉터처럼 여기저기 남아 있었고, 흉물스럽다는 느낌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가이드 해주신 선생님이 알려주셨나, 아님 안내판에 적혀있었나, 건물 내부 한 켠엔가, 아님 건물 근처엔가 고문으로 죽어간 사람들을 묻어두었는데, 나중에 발견된 유골이 엄청나게 많았다.. 이런 설명을 들었던가, 아님 보았던 것 같다. 기억은 역시....ㅠ

 

암튼 그러면서 이승복 기념관에서 받았던 공산당에 대한 어떤.. 공포스런 이미지가 더 강화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것들이 다 반공교육의 일부였다는 건 대학생이 되고난 뒤에야 알게됐다.

 

안전모를 쓰고 땅굴 속에도 들어갔었는데, 철망을 사이에 두고 북한쪽으로 연결된 굴을 보면서 당장에라도 북한군이 내려올 것 같은 공포를 느꼈었다. 그리고,, '재두루미'도 생각이 난다. 철원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과 "재두루미?? 쟤.. 두루미"하면서 노닥노닥했던 것들. 그때 친해진 친구 한 명과는 일년 정도 펜팔을 했었다.ㅋㅋ

 

암튼 철원은 남다른다. 전쟁 당시의 각종 접전지가 모여 있고, 총포 소리에 적막할 겨를이 없는, 군 초소의 검문을 거쳐야 출입할 수 있는.. 과거에나 현재에나 분단의 상흔을 너무나 많이 간직하고 있는 애잔한 곳이다. 빨리 통일이 되어서 철원이 '한반도 배꼽'으로써의 영광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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