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 ㅣ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6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1년 9월
평점 :
알라딘 중고샵에서 이런 책을 건지는 건 정말 큰 행운인 것 같다ㅋㅋ
이 책은.. 나중에 이탈리아 여행할 때 꼭 지니고 다닐거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미완성의 창작가'라는 말을 들을 만큼 미완성 작품을 많이 남겼다고 한다. 그 이유는 대략 두 가지 정도인데, 첫번째 이유는 자신의 역량으로는 머릿속으로 상상한 완벽한 아름다움과 깊이를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이다. 두번째 이유는 작품을 제작하는 도중에 이미 완성된 모양이 뻔히 보여서 표현하고자 했던 욕망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진솔한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설명인 것 같다. 괜한 아집으로 일을 망치는 사람도 많은데 말이다...
교과서에는 최초의 인문주의자로 '페트라르카'를 꼽는데, 이 책에서는 성 프란체스코를 얘기하고 있다. 성 프란체스코를 르네상스인으로 보는 이유는 그가 '로마 교황청-사제 계급-수도사 계급- 속인'의 관계를 허물었기 때문이고, 또 그가 선택의 자유라는 인간의 기본권을 인정하고, 그것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종교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56) "이탈리아어로는 '아테오'와 '크레덴테'와 '라이코'라고 부르는데, '아테오'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무신론자를 가리킨다. '크레덴테'는 신앙을 가진자.. '라이코'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지만, 종교가 관여하는 분야와 관여해서는 안되는 분야를 명확히 구분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 르네상스는 이 '라이코'들이 일으킨 정신운동이었다고 해도 좋다."
(160) 고대는 마치 혈관 속을 흐르는 피처럼 르네상스인의 마음속에 살아있었다.
메디치가문은 피렌체 공화국의 버팀목이었는데 메디치 은행이 파산했을 때 피렌체의 장래가 불안해진 것을 물론이고,'사회 불안 -> 종교의 득세 -> 인간 중심 사상의 위축'을 가져와 결국 르네상스의 중심적 지위를 로마에 넘겨주게 되었다.
로마에서 르네상스의 꽃을 피우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메디치 은행이 파산하여 메디치 재벌도 해체된 상태였기 때문에 교화 레오 10세는 면죄부 판매를 생각해낸 것이다.
반종교개혁으로 르네상스 정신은 위축되었다. 그래서 마키아벨리의 저서는 금서가 되었고 미켈란젤로의 나체 그리스도상에는 아랫도리를 가리는 헝겊이 덧칠되고,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철회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왔다. 레오나르도가 좀 더 뒤늦게 태어났더라면 그가 남긴 위대한 작품들은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책에서(287) "콜럼버스나 아메리고 베스푸치 같은 이탈리아 세력이 대항해 시대의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면 잉카 제국은 멸망하지 않았을 거다"라고 한 말은 인상적이었다. 에스파냐 세력이 중남미를 식민지로 삼은 것은 자기와 다른 생각이나 다른 인간의 존재를 철저히 배제한 반종교개혁 정신의 소산이라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은 해외 영토를 식민기지가 아니라 교역의 기지로 삼았기 때문에 신대륙을 발견했더라도 식민지배 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모르는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