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산책 1980년대편 4 - 광주학살과 서울올림픽 한국 현대사 산책 15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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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끝난 뒤 국민들의 중간평가를 받겠다는 게 노태우가 내세운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사상초유 여소야대의 정국에 놓이게 되자 중간평가를 통해 야당의 공세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더 커지게 됐다. 그렇지만 민정당과 김대중(평민당)은 중간평가에 대해 유보 입장을 보였고, 김영삼과 공화당은 이를 국민을 기만한 처사라며 비판했다.

 

이러던 중에 민주당이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1억 5천만원에 매수한 사건이 터져서 김영삼의 정치 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저자는 이 사건이 한국의 정치사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벼랑 끝에 선 김영삼이 노태우와 손을 잡고 3당 합당을 결성하게 된 것이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3당 통합은 "광주학살과는 달리 합법적으로 공개리에 이루어진 호남 고립화 음모"였다.

 

89년에 황석영과 문익환, 임수경이 방북했다. 귀국하자마자 구속되었다. 같은 해에 정주영의 방북이 이뤄졌는데, 모든 신문들이 고무되어 당장 금강산 관광이 실현될 듯 설레발 칠 때, 유독 한겨레신문만이 현대그룹의 부당 노동행위와 테러를 비판하였다.

 

이 편 후반부에서는 극심했던 호남지역 차별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책에서 인용한 글 중 일부다.

"... 영남인들의 단결이 공세적인, 기득권 유지 차원이라면 호남인들의 그것은 수세적인, 인간다움을 확인하려는 실존적인 차원이다. 이 둘을 똑같이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리를 분별할 능력이 없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쟁점을 호도하려는 수상한 의도를 가진 이로밖에 생각되지 않는 것이다."

이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해도 되는건지.. 안되는건지.. 잘 판단을 못하겠다;;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싶은 말. 문부식,

"권력은 지지하는 군중이 존재함으로써 성립하고 보존된다. 권력 없는 군중은 현실에서 있어 본 적이 없지만, 군중 없는 권력은 가설로도 불가능하다." 문부식이 이 말을 전두환, 노태우 정권 시기를 다루는 과정에서 했다고 봤을 때, 적어도.. 문부식이 얘기한 '군중'에서 호남인들은 제외되어야 할 것 같다. 그들은 전두환을 지지했던 적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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