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의 고독함이 칼이 우는 소리로 전해졌듯, 볼모로 잡혀간 세자의 외로움, 고독함, 두려움이 추운 대륙의 바람소리로 들려오는 것 같다. 명에서 청으로 중원의 주인이 교체되는 거대한 변화의 한 가운데 있었던 세자. 명에 대한 사대가 반정의 명분이 되었었기에, 명이 승리하든, 패배하든 그 명분을 지켜야할 운명을 가졌던 세자. 그래서 나라에 대한 그리움과 버림받을지 모를 두려움을 함께 느껴야 했던 세자. 소현세자의 독백이 귀에 들리듯 읽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