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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ㅣ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평점 :
6권에는 저자가 '무릎팍 도사'에 나와서 했던 이야기들의 대부분이 다 들어있다.
14개의 꼭지 중 4회가 경복궁에 관한 것인데, 궁의 창건 과정에서부터 부속 건물들의 쓰임, 현판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경복궁 수난의 역사, 복원에 얽힌 이야기 등을 속속들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서울에 5년 동안 살면서 조선시대 정궁인 경복궁엘 한 번도 안갔다는 사실에 한숨만 나왔다;; 4학년 1학기(2008년 가을)였던가, 혼자 디카들고 창덕궁과 덕수궁에 가서 휘휘 둘러보고 왔던 게 전부다.
역사는 현재와 구체적으로 연관되는 어떤 특정 사건일 때 훤씬 더 흥미로운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경복궁 창건 당시 무학대사가 남긴 예언은 지나고보니 어떻게 절묘하게 들어맞을 수가 있는지, 참 신기하면서도 재밌는 것 같다.
"무학은 예언하기를, 영천 무악재고개에는 3천 선사가 수도할 것이라고 했는데 거기엔 일제강점기에 3천명을 수용하는 서대문형무소가 생겼고, 낙산 아래에서 인재가 쏟아져나온다고 했는데 나중에 서울대학교가 자리잡았고, 서쪽은 인왕산이 너무 강하여 군부가 장악하게 된다고 했는데 5.16 군사쿠데타가 일어났고, 동쪽 낙산은 너무 약함을 걱정하였는데 임진왜란, 한국전쟁 때 적군이 동대문으로 입성했고, 남쪽에서 한양을 내려다보는 관악산은 丙午가 난맥한 곳이기 때문에 경상도 정권이 생긴다고 했다는 것이다."
무릎팍 도사에서 저자가 극찬해 마지 않았던, 지금껏 가장 여러번 다녀갔었다던 선암사에 대해서도 2회 분량으로 소개했다. 선암사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문화재고 지정된 뒷간이 있다고 하는데, 꼭 가보고 싶다. 엄청 절망적인 순간에 가보면 좋으려나, 정호승 시인의 이런 시가 있다고 한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에 가서 실첫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선암사에는 100여종의 나무가 살고 있다지만, 그중에서 이런 모습일 매화나무 길도 꼭 걸어보고 싶다.
책에 실렸있던 신학철의 <지게> 그림에서 왠지 모를 감동이 느껴졌다. 그림에 마음이 끌렸던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이 그림은 꼭 두고두고 여러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하면 금방 나올 줄 알았는데, 안찾아진다.. 담에 꼭 찾아서 저장해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