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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1970년대편 1 - 평화시장에서 궁정동까지 ㅣ 한국 현대사 산책 9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2년 11월
평점 :
대선과 주지사 선거에게 패한 닉슨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박정희는 닉슨을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참모의 말에 '그 사람 이미 끝난 사람인데, 구태여....'라고 하면서 거절한다. 그로부터 2년 뒤 미국 대선에서 닉슨이 당선됐을때, 박정희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ㅋ
닉슨은 당선 직후 '닉슨독트린'을 발표했는데, 아시아 국가들의 사정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과 더불어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하게 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음을 깨달은 박정희는 자존심의 눈물을 머금고 미국 방문길에 오르는데, 거기서 겪은 굴욕감을 얘기하는 부분은, 왠지 모를 고소함과 통쾌함을 느끼게 한다.
"난 그 날 비통함의 연속이었소. 약속 시간에 맞춰 자동차로 호텔(이때 닉슨은 워싱턴이 아닌 고향 샌프란시스코에서 휴가를 즐기로 있었음;;ㅋ)에 가면서도 난 최소한 호텔 로비에선 닉슨이 맞아 주리라 기대했소. 그런 호텔 로비에서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내릴 때도, 방문을 열고 들어갈 때도 닉슨은 나타나지 않았소. ... 마치 속국의 제왕을 맞이하듯 했단 말이오. 그뿐만이 아니오. 저녁 식사 땐 시시껄렁한 자기 고향 친구들 불러다 앉혀 놓곤 같이 식사하라는 게 아니겠소. 내 아무리 1966년 닉슨이 방문했을 때 섭섭하게 대했기로서니 너무 한 거 아니오"
'선개통후보완'이라는 원칙 아래 서둘러 완공한 경부고속도로는 실제로 보완공사 때문에 건설비의 4배에 가까운 비용을 더 써야했다는 사실은 엄청 충격적이었음.
10월 유신을 선포하고, "10월의 유신은 김유신과 같아서 조국통일 되듯이 남북통일 이뤄요.."라는 노래를 만들어 퍼뜨렸다는 사실도 어이없고 충격적이었다..ㅋ 새마을운동은 남아도는 시멘트를 처리하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그리고..
"직선제가 막대한 경제적 인적 소모는 고사하더라도 책임 없는 선거공약 등으로 백해무익한 정치적 혼란을 초래하고 국민의 분열, 심지어는 지방 감정의 대립까지 야기시켰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 그러므로 통일주체국민회의로 하여금 대통령을 선거하게 함으로써 .. 낭비없고 파쟁없는 선거를 구현하려는 것이다"라는 박일경의 <한국적 민주주의론>은 정말 어이없는 발상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