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국부론 청소년을 위한 동서양 고전 5
김수행 지음, 아담 스미스 원작 / 두리미디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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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국부론을 읽는 중, 고전에 고전을 면치 못함. 청소년용인데,,,애덤스미스는 과학적인 부르주아 경제학자라는 김수행교수의 설명이 친절해서, 고전을 덜어준다. 중상주의 비판, 임금인상이 인구를 증가시키고, 노동자의 건강을 향상시켜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는 주장, 노동자들은 지금 당장 살아야 하기 때문에 임금 투쟁에서 항상 패배한다는 분석, 정부가 재산이 많은 계급의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 독점의 폐해를 강조. 자본 축적은 노동자의 고용을 증가시킨다(-고용없는 성장)는 한계 등.  어렵고 힘든 시험 공부 중인 아이들이 가깝게 느껴지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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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문학과지성 시인선 359
송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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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송찬호


 이 책은 소인국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을 땐 쪼그려 앉아야 한다 

책속 소인국으로 건너가는 배는 오로지 버려진 구두 한 짝 

깨진 조각 거울이 그곳의 가장 커다란 호수 

고양이는 고양이 수염으로 포도씨만한 주석을 달고 

비둘기는 비둘기똥으로 헌사를 남겼다 

물뿌리개 하나로 뜨락과 울타리 
 

모두 적실 수 있는 작은 영토 
 

나의 책에 채송화가 피어 있다 

* 채송화 씨는 참 작다. 꽃도 작다. 예전엔 쉽게 볼 수 있었는데, 꼭 잎과 줄기(자주색)는 쇠비름 같아서 어려서는 많이 헛갈렸다. 재래종 채송화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경희대 근처 보리밥집에서 오랜만에 화분에 심겨진 채송화를 보고, 정말 반가웠다. 채송화 같은 사람, 채송화 같은 친구, 잘나지 않아서 좋은 사람들이 정답다. 
  

개학해서 좋은 이유 중 하나, 시를 함께 읽는 날, 8월 구들장모임을 기다리며 

빈집-송찬호

지붕 밑 다락에 살던 두통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제 그 집은 빈집이 되었다
가구를 들어내 휑하니 드러난
벽들은 망설임 끝에
좌파로 남기로 결심했고
담쟁이넝쿨들이 넘겨다보던
아름답던 이층 창문들은
모두 천국으로 갔다
그리고, 거실에 홀로 남은 낡은 피아노의
건반을 고양이들이 밟고 지나다녀도
아무도 소리치며 달려오는 이 없다
이미 시간의 악어가 피아노 속을
다 뜯어먹고 늪으로 되돌아갔으니
구석에 버려져 울고 있던 어린 촛불도
빈집이 된 후의 최초의 밤이
그를 새벽으로 데려갔을 것이었다
벌써 어떻게 알았는지
노숙의 구름들이 몰려와
지붕에 창에 나무에 각다귀 떼처럼 들러붙어 있다
이따금 바람이 나무를 흔들어
그들의 퇴거를 종용해 보지만 부력을 잃고
떠도는 자들에게 그게 무슨 소용 있으랴
철거반이 들이닥칠 때까지
한동안 그들은 꿈쩍도 않을 것이니

* 거실에 홀로 남은 피아노가 되기 보단, 기웃거리고 쉬어가는 노숙의 구름이고 싶은날.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송찬호-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달이 솟아오르는 창가
그의 옆에 앉는다

이미 궁기는 감춰두었건만
손을 핥고
연신 등을 부벼대는
이 마음의 비린내를 어쩐다?

나는 처마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맑게 씻은
접시 하나 꺼낸다

오늘 저녁엔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여기 이 희고 둥근 것이나 핥아 보렴 

*마음껏 게으르게 보낸 방학이 끝난다. 끝이 있어 참 다행이다. 드디어 내일부터 출근이다.
아침은 노동이 시작하는 시간,,,저녁은 시가 시작되는 시간인듯, 저물무렵, 저녁무렵, 어움이 내리는 시간을 노래한 시가 많다.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이라, 돌아오기 위해 나갔는지? 다시 나가기 위해 돌아오는지? 오늘 저녁, 개학한 두 아이와 방학없이 출근만 한 남편에게 희고 둥근 빈 달만 줄 수는 없는 일. 아하! 식탁에 희고 둥근 빈 식기를 가지런히 차려놓으면!! 너무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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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시선 247
박형준 지음 / 창비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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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지금 출근해서 일하다 밥을 먹으러 골목을 헤매고 있습니다. 그 골목에서 카센터 하나를 보았고, 벽에 붙은 거울을 힐끔 쳐다보고 있습니다. 저는 저 거울처럼 뭔가를 채웠다가 비워가고, 비워갔다 채워가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박형준 산문집 저녁의 무늬. 현대문학.39쪽
   

 시인의 시선은 화려하고 행복한 이들의 모습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초라하고 서글픈 이들의 모습에 고정되어있다. 섬을 쓰는 허리 굽은 늙은 청소부(어스름 새벽-21쪽), 누더기 입고 눈보라 치는 밤에 정신없이 유리창을 보는 노인,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고 얼굴 근육에 마비가 때문에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식이 삼촌(비료푸대 발-32쪽)같은 사람들이 그들이다.
 

그의 말대로 그는 시에 비워가는 것을 채우려는 것 같다-기억속에 어머이의 모습'멍',  

멍 

어머니는 젊은 날 동백을 보지 못하셨다

땡볕에 잘 말린 고추를 빻아

섬으로 장사 떠나셨던 어머니

함지박에 고춧가루를 이고

여름에 떠났던 어머니는 가을이 되어 돌아오셨다

월남치마에서 파도소리가 서걱거렸다

우리는 옴팍집에서 기와집으로 이사를 갔다

해당화 한 그루가 마당 한쪽에 자리잡은 건 그 무렵이었다

어머니가 섬으로 떠나고 해당화 꽃은 가을까지

꽃이 말라비틀어진 자리에 빨간 멍을 간직했다

나는 공동우물가에서 저녁 해가 지고

한참을 떠 있는 장관 속에서 서성거렸다

어머니는 고춧가루를 다 팔고 빈 함지박에

달무리 지는 밤길을 이고 돌아오셨다

어머니는 이제 팔순이 되셨다

어느 날 새벽에 소녀처럼 들떠서 전화를 하셨다

사흘이 지나 활짝 핀 해당화 옆에서

웃고 있는 어머니 사진이 도착했다

어머니는 한 번도 동백을 보지 못하셨다

심장이 고춧가루처럼 타버려

소닷가루 아홉 말을 잡수신 어머니

목을 뚝뚝 부러뜨리며 지는 그런 삶을 몰랐다

밑뿌리부터 환하게 핀 해당화 꽃으로

언제나 지고 나서도 빨간 멍 자국을 간직했다

어머니는 기다림을 내게 물려주셨다 『춤』54-55쪽  

* 시를 참 잘 쓴다. 세번째 시집부터, 그리고 네번째 시집인 '춤'이 더, 점점 더 잘 쓴다. 그동안의 발표한 시가 이미 다섯 번째 시집을 곧 묶을 것 같다. 다섯번 째 시집도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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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 창비시선 216
박형준 지음 / 창비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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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그녀의 눈 속에 힘겹게 떠 있은 뒤뚱거리는 오리지 모양 외사랑)과 

 해당화(아랫목에 파묻은 무덤같은 밥그릇이 어머니 가슴속에 묻힌)가 좋았다. 

특히 저곳. 

저곳/박형준
 
공중(空中)이란 말
참 좋지요
중심이 비어서
새들이
꽉 찬
저곳
 
그대와
그 안에서
방을 들이고
아이를 낳고
냄새를 피웠으면
 
공중(空中)이라는

 
뼛속이 비어서
하늘 끝까지
날아가는 

* 아무 것도 없어 보이는 공중, 그러나 거긴 꽉찬 곳. 무엇으로 채울지, 그래서 어디로 흘러갈지. 함 살짝 들여다 보면, 방이 있고 아이가 있고, 삶의 냄새가 있고, 그대가 있다. 다 있다. 뼛속이 비어서 다 있을 수 있다. 다 날 수도 있다. 아름다움으로 허지졌다는 박형준 시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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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이벤트에 당첨되어, 창비사 북콘에 다녀왔다.



 수원에서 가는 길엔 눈이였는데, 서울은 도심이라 그런지 비와 진눈깨비가 내렸다.  

 북콘서트는 책과 음악이 있어 강연보다는 가볍고 즐거운 시간이였다. 

구들장(국어교사들이 모여 시공부하는 모임)모임을 이끌고 있는 나는 소설보다는 시인 김태형님을 뵈러 갔다. 

<코끼리 주파수> 김태형 시인은 마흔 나이보다 동안이고 말씀을 너무 잘하는 시인이였다. 

혜정샘을 만나서 정말 좋았다. 창비식구들도 뵈어서 좋았다.(지은영씨, 이교성님. 최창호님)



새벽 1시에 수원에 내렸는데, 가로등 불빛에 비친 공원 의자에 흰눈이 소복이 먼저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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