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 창비시선 216
박형준 지음 / 창비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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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그녀의 눈 속에 힘겹게 떠 있은 뒤뚱거리는 오리지 모양 외사랑)과 

 해당화(아랫목에 파묻은 무덤같은 밥그릇이 어머니 가슴속에 묻힌)가 좋았다. 

특히 저곳. 

저곳/박형준
 
공중(空中)이란 말
참 좋지요
중심이 비어서
새들이
꽉 찬
저곳
 
그대와
그 안에서
방을 들이고
아이를 낳고
냄새를 피웠으면
 
공중(空中)이라는

 
뼛속이 비어서
하늘 끝까지
날아가는 

* 아무 것도 없어 보이는 공중, 그러나 거긴 꽉찬 곳. 무엇으로 채울지, 그래서 어디로 흘러갈지. 함 살짝 들여다 보면, 방이 있고 아이가 있고, 삶의 냄새가 있고, 그대가 있다. 다 있다. 뼛속이 비어서 다 있을 수 있다. 다 날 수도 있다. 아름다움으로 허지졌다는 박형준 시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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