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남자 - 2017 제1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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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육칠십년대, 혼자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며 바가지에 남은 밥을 모아 비벼 먹었던 소녀의 서러움은 오십년이 지나도 사라지지를 않아, 미친 여자의 미소로 아직도 불쑥 우리 소설에 얼굴을 내민다. 지금이 자그마치 2017년인데. 전쟁이 끝난지 육십 년이 넘었는데. 치매에 걸린 여자가 바가지에 비빈 밥을 퍼먹으며 이렇게 먹으니 좋다고, 너희도 이렇게 먹자고, 옛날 생각하면서, 라고 말하는 장면을 읽으며 충격과 슬픔을 느꼈고, 황정은은 번득이는 신기를 가진 작가라는 의견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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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과 물 배수아 컬렉션
배수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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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 <뱀과 물>이 그 중에서는 잘 읽히고, 웃기고,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다른 작품들은 따라가기 쉽지 않았지만, 바로 그런 이유에서 그 모든 작품들이 평소에는 좀처럼 자극되지 않는 미적 감각을 확 훑고 지나가며 생생하게 일깨우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감각에 너무 허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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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 2017 제1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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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조배라는 이름은 도대체 어디서 온 걸까. 기묘하게 인위적면서도 촌스러운 이름의 박조배. 명동길바닥에서 음반과 양말을 팔고 있는 박조배. REVOLUTION이라는 책을 읽고, 이탈리아에도 갔다 온 박조배. 지구 멸망의 조짐을 읽고, 전재산을 배낭에 넣어 들고다니는 박조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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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민음 경장편 4
황정은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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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씨가 점점 희박해져가는 무재씨와 마주 앉아서 메밀 국수를 먹는 장면, 작은 규모로 솟아 있는 검은 그림자를 무심히 곁에 두고 무언가 생각에 잠겨 차가운 것을 하염없이 먹고 있는 무재씨를 바라보는 이 장면. (144-147면) 너무 아름답다. 두 번 읽어도.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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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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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문학은 스타일이 거의 전부입니다. 이 소설을 읽으니 생각을 '습니다'체로 하게 됩니다. 그러고보면 자기 자신에게 '습니다'체로 말하는 것이 어떤 개같은 상황에서도 의연한 태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가, 애초에 개같은 상황을 만드는 자들도 '습니다'체를 좀 배우면 어떤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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