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불평등의 세대

불평등의 세대 - 누가 한국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들었는가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386세대 비판에 대해 나는 늘 어느 정도는 유보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통계들을 들여다보다 나도 모르게 소름이 쫙 끼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저자의 명쾌한 분석에 덧붙여, 변한 세상에서도 자신은 여전히 선하고 옳다는 굳은 믿음이 386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망령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100자평] 한국의 능력주의

한국의 능력주의 - 한국인이 기꺼이 참거나 죽어도 못 참는 것에 대하여
박권일 지음 / 이데아 / 2021년 9월

나 역시 학교 다닐 때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 공부 못하는 학생보다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사실 모든 불평등의 이유는 부정의하다. 능력에 따른 차별은 외모에 따른 차별만큼 작위적인 것이다. 시의적절한 문제제기이다.

[마이리뷰] 장미의 이름은 장미

장미의 이름은 장미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월

그때 민영과 엄마는 둘 다 자기가 일궈놓은 세계로부터 거부당했고 삶이 임시 거처였고 돌아갈 곳은 없었다. - P60

이미 수진과 섭렵한 코스이기도 했다. 목적지를 검색하고 동선을 짜고 티켓을 예매하고 교통편을 알아보고, 또 지하철역을 찾고 길을 헤매고 물건을 고르고 메뉴를 살피고 팁을 계산하고. 지금 생각하면 내 인생의 가장 예외적인 시간이었다. 피곤한 열정과 확신 없는 인내심을 감당할 만한 젊음은 그 시절에 다 소진되었다. 이제는 내 인생 전체가 별 볼 일 없는 쪽으로 거의 다 결론이 나 있었으며 그것은 힘들거나 외롭다기보다 대체로 언짢고 피곤한 상태였다. - P218

[100자평] 26일 동안의 광복

26일 동안의 광복 - 1945년 8월 15일-9월 9일, 한반도의 오늘을 결정지은 시간들
길윤형 지음 / 서해문집 / 2020년 8월

“역사책 읽는 집”이라는 팟캐스트를 듣고 읽게 되었는데,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어요. 기자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기자만이 쓸 수 있는 책의 장점도 잘 느낄 수 있었어요. 내친 김에 저자의 다른 모든 책들을 구입하고 말았다는 아름다운 결말이었습니다.

[100자평] 장미의 이름은 장미

장미의 이름은 장미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월

지금까지 몇 번이고 은희경님의 소설에 뭣모르고 마음을 강타당했던 그 경험들이 너무도 강렬해서, 지금도 은희경님의 소설은 나오자마자 손에 넣지 않으면 안절부절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좋은 소설이건 나쁜 소설이건,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소설을 발표해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