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미도"를 봤다.

틈 없이 바쁜 나날들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할 일은 하고 산다.

남자들만이 나오는 영화, 애정행각이 전혀 없음에도 그 진지함은 사람들의 머리 속을 송두리째 파헤쳐 놓는다. 그리고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

솔직히 대부분의 우리들은 지금 사는 것에만 먹고 살기도 바쁘므로 지나간 과거사에 신경쓸 여유가 없다. 그러나 누군가 말했듯 해결되지 못한 과거는 반드시 현재에 다른 형상을 띄고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러한 모순을 본능적으로 직감하는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며 몸서리 칠 수 밖에 없다. 

사회에서 범죄자가 되거나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여건의 사람들은 사방에 잠재되어 있다. 보편적이고 규범적인 논리에서 어느 특정 대상을 배제하는 작업들은 먹고 살기가 어려워 질수록 더 촘촘하게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학벌의 선을 넘지 못하는 대부분이 사람들, 그리고 신체적 조건에서 타자화 된 사람들, 그리고 돈의 소유에 있어서 일정량을 채우지 못해 열등감을 느껴야 하는 사람들. 우리는 탈락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악독하게 견뎌내야 했던가... 시대의 이데올로기 논리에서 추방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강인찬" 의 존재는 32년 전의 인물이 아니라 곧 지금도 누군가가 다른 이름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가 만들어 놓은지도 알려고 하지 않은채 , 정체 불명의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대한민국 국민의 규격에 맞추어지기 위해 실미도의 684 부대 못지 않는 곡예의 인생을 넘나들고 있다.   

누군가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영화 "실미도"는 범죄자들의 범죄행위를 미화한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영화다.. 이때 우리는 어떻게 이들에게 대응할 것인가. 이에 대응하는 설명의 논리가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변화시킬 근저의 사고방식이 되어야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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