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2002/04/01 09:51



- 경주 남산

정 일 근

부처골 빈 절터에 앉아 찾물을 끓이며

찾잔 속의 달이 익길 기다리는 저녁

산은 광배 같은 둥근 경주 남산

달은 유월 보름달 두둥실 떠올라 기다리고

어두워 질수록 노랗게 익는 달 보라

찾잔 가득 고소하게 익는 달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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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는 어느 날
고요한 산사에서 한 밤중에
대나무 숲의 사아...거리는 소리 들으면서
평상에 마주 앉아
녹차를 다려 올려 놓고.
녹차가 우려짐에 따라 그 연둣빛의 물 색에 비친
달은 점점 노랗게 익는 것처럼 보인다..
풍경소리도 들리고..
캬~
저렇게 함 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소하게 익는다는 표현.. 참 멋지다는 생각듭니다.

경주 남산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가보지 않은 곳도 한 두 군데가 아니고
가보고 싶은 곳도 한 두 군데가 아니지만
그렇게 항상 갈 곳이 많기 때문에
삶은 지겹지 않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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