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2002/03/08 18:58

2~3년 전이었던 거 같다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개막 작품으로 박하사탕을 많이들 보았다고 그랬고
정말 괜찮은 영화라고도 했다.
그때의 필자의 사고방식은 어땠냐면.. 한국 사회를 치열하게 의식하면서 만든
영화를 이해할 만한 수준이 못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던간에 배우가 별로 맘에 안들거 같다..
이런 식이면 영화를 절대 안보는 정도였으니깐.
그때는 솔직히 대학 문화라는 것도 적응을 못하고 있었다.
운동권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의미 같은 것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해 보지도 않았을 정도였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현재의 내 모습은 정말 이제 대학 문화에 푹 젖어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제서야..
좀 세상을 따뜻한 시각에서 보게도 되고 아무 개인적으로도 도움도 안될 거 같은 일을 하려는 친구들을 이해하려고도 하고 부모님 사고의 틀에서 독립해서 벗어난 것은 불과 1여년 밖에 안됐다는 것이다.
졸업하려니 철드나?

암튼 꼭 한 템포씩 늦게 간다.

영화 보고 나서도 솔직하게 설경구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느낌이 좀 께림직하다. 사람 외모보고 평가하면 안된다는 거 알지만..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인정한 것은 연기력은 정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그 눈빛연기.. 어쩌면 그렇게 악랄한 눈빛연기를 할 수 있는지..
절대 욕은 아니고..칭찬이다.

영화 진행 방식도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서 인간의 사고에 대한 것도 한번쯤 생각해 보게 했다. 인간은 생각보다 영리하다는 것. 그래서 적절히 제시만 하면 알아서 다들 이해하고 조립해 나간다는 것이다.
순서야 어떻든 간에..그 영화보고 순서가 어렵다는 사람은 없을 테니깐.

필자는 영화에 대한 시놉시스도 본 적이 없었고 평도 본 적이 없다. 그 때는 그만큼 문화에 뒤쳐진 그야말로 놀고 먹는 대학생이었으니 ..
부끄럽다.

지금은 그저 그냥 내가 본 감상문일 따름이다.
그 기차길..이 중간에 나올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는데 인생도 그렇게 기차길을 따라 가는것과 다름없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구부러져 가기도 하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기도 하며 산길을 굽어 가기도 하고 ..또 여러 사람들을 그 속에 안고 가기도 하고 때가되면 보내야 하는 그런 과정들...

사는 것은 그런 것이구나..

p 중간에 그런 대사가 나온다. 영호의 첫사랑이 찾아와서 "왜 경찰이 되었어요"라는 말.. 그 말이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는 그때 몰랐지만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장면들을 보면서 영호가 경찰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을 때 찡~해오는 것을 느꼈다. 순수했던 한 인간이 집단의 횡포에 의해 일그러져 가는 인생을 사는 모습

많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소극적인 사람이라고 비판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약지 못한 그를 쯔쯔..하며 비판할 수도 있고 역사에서 그런 인물을 평가한다면.. 또 이렇게 말하겠지..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못했다는 점에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었다..등등..

하하.. 앞으로 역사책 보다 그런 인물에 대해서 나온다면 좀더 인간적으로 느끼도록 해야겠다. 그 사람의 개인적 고뇌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봐야지..

다시 돌아가고 싶어...라고 할때 관중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좀 잘 피하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서 제 앞가림 좀 잘 할 것이지..
아니면..
그래..나도 저런 인생을 살았지..꼭 내 얘기 같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너무 궁금하다..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하고.
그런 다양한 반응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 사회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은 어어떤 수준인지에 대한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볼영화는 많은데..괜히 바쁘다는 핑계를 대게 된다.
드디어 학교에 적응했다고 생각하게 됐는데 좀 있음 떠나야 된다 생각하니 섭섭하다..
또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면서 그 기차길이 생각이 난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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