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2002/06/18 13:32
전 해마다 지리산을 간답니다.
고모댁이 산청군 중산리에 있거든요
하지만 언저리만 돌았지 본격 지리산 등반은 함도 못해봤습니다.
하지만 대원사..라는 제가 좋아하는 절은 꼭 가죠.
성철스님이 한 때 수행했던 곳이기도 하더군요
절 모양새가 안정감있고 따뜻함이 베여 있는 것이 제 생각이지만 풍수지리적으로도 명당이지 않을까..하는 추측..
그리고
남명 조식 선생을 모신 서원이 근처에 있거든요
작년인가..제작년인가.. 500주년 기념행사를 크게 해서 구경도 갔답니다. 휴가를 갔던 그 주간이 공교롭게도 행사주간이었거든요
남명 조식 선생이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는 성성자라는 방울을
사게 되었는데 소리가 맑고 은은한 것이 너무 마음에 들어 결코 싸지 않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구입했답니다. 남명 조식선생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에서 해마다 편찬하는 논문집도 즉석해서 가장 최근판으로 구입은 했습니다만..아직 책장에 고이 모셔놓여져만 있네요..
참 그 성성자라는 방울은 남명 조식 선생이 생전에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그 소리를 들으며 정신을 깨어 있게 하는데 도움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저도 그럴까 생각을 해 보았지만 그 소리가 어쩐지..무당 방울하고 소리가 비슷해서리..--;;
그리고 너무 고귀해 보여서 아까워서 가지고 다니질 못한답니다.
앤드..
또 참..그 주변에 신기한 곳을 많이 다녀왔었답니다.
단군을 모신 어떤 종교인데..대종교라던가 천도교라던가..
아주 큰 절 비슷한 곳이 있는데..좀 사이비틱한 느낌이 들었는데 갔다온지가 좀 오래되서 기억은 잘 안나요.
우리가 길거리에서 만나는 대순진리교는 절대 아니구..
암튼 께죄죄한 모습으로 도닦는 사람들이 많는 곳이었는데.. 규모가 상상을 초월해서 어떤 돈 많은 부자들이 관련이 있을 거라는 추측은 가능했습니다. 퇴마록에나 나옴직한 장면들이 있어서 쬐금 께름직하기는 했죠..
그리고..그 근처를 돌다가 문익점이 젤 첨으로 목화씨를 씸었다는 그 곳..목면 시배지?..비슷한 이름의 장소도 다녀왔는데 전 박물관 내부 보다는 건물 모양이 예뻐서 반했던 기억이 납니다. 항상 지리산 근방은 여름에 가게 되어서 더웠던 기억들만 새록새록 나는군요..
또 있네요
한국 현대사의 격전지가 바로 지리산 아닙니까..
전쟁 기념관도 근처에 있는데 항상 따라만 다니다 보니 길을 잘 모르겠습니다.^^;; 울 아부지께서 항상 어딘가를 다니는 걸 좋아하셔서 부지런히 따라다니다 보니.. 이런 저런 곳을 많이 다니게 되었네요.. 어찌나 길을 잘 찾아다니시는지 정말 신기하더군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전쟁 기념관이라기 보다는 빨치산 소탕 작전 완수를 기념하는..비슷한 의미로 건립이 된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끔찍했던 한국 현대사임을 간접적으로나 보게 되었죠..빨치산들이 사용하던 오래된 구닥다리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발싸게..칼..총..등.. 그리고 숨을 때 파던 구덩이의 모습.. 그리고 소탕작전 경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입체적 지도로 구성해 놓았었는데.. 저희 고모댁도 만만치 않은 지역에 속했던 곳이더라구요.. 마치 소설 태백산맥 속에 들어와 앉은 듯한 기분이었답니다. 물론 그 쪽은 전라도지만 부근이 다 인접지역이거든요
거기를 다녀온 날에 아는 할머니가 계셔서 물었죠..당시에 어땠냐고..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더군요..동네 남자들이라고는 씨가 마를 정도였다고 하네요..빨치산이 아니라도 이리저리 다른 일로 엮여서 억울하게 죽기도 하고..아직도 모르지만..군데군데 ..구덩이를 파 보면 사람들 시체 꽤나 많이 나올 거라고 하십디다.. 아직까지 숨겨진 비화들이 많다는 증거겠죠..
글고..또 얘기하자면 끝이 없겠네요..
압..레포트 쓰러왔다가..이렇게 간만에 긴 글 쓰게 되네요..
담에 또 기회가 되면 ..더 풀어놓던지 하겠습니다.
친구가 기다려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