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2002/04/20 11:16

어린 왕자는 장미꽃들을 다시 보려고 길을 나섰다.

"아직 너희들은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도 나를 길들이지 않았으니까.

너희들은 내가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여우 같구나. 그 여우는 수많은 여우들과 다를 것이 없는 한 마리의 여우에 지나지 않았단다. 하지만 내가 그를 친구로 삼았고 이제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존재가 되었지."

그러자 장미꽃들은 매우 당황스러워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
" 너희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속이 비어 있어."

물론 평범하게 지나는 사람들은 나의 장미꽃과 너희들과는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 꽃 한 송이는 너희 수많은 장미꽃들보다도 더 중요하지. 왜냐하면 내가 그 꽃에 물을 주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유리상자를 씌워 주었고 바람막이로 가려 주었고 그 꽃을 위해서 벌레도 잡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꽃이 투덜대거나 자랑하거나 심지어 때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에도 내가 귀기울여 주었으니까. 그리고 그 꽃은 바로 내 꽃이니까."

그리고 어린 왕자는 다시 여우를 만나기 위해 돌아갔다.

" 그리고 이제는 내 비밀을 말해줄께. 아주 간단한 거야. 그것은 마음으로 보아야만 올바로 볼 수 있다는 것이지. 진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니까."

네가 너의 꽃을 위해 보낸 그 시간 때문에 너는 그 꽃이 그토록 소중한 거란다."

"하지만 너는 이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돼. 너는 영원토록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거야. 너의 장미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야......

"나는 내 장미꽃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어린 왕자는 확실히 기억해 두기 위해 이 말도 되풀이해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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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때 이 구절이 좀 짧게 되어서 교과서에 나와 있었어요
그때는 선생님이 정말 이 부분이 좋은 부분이라고 했었지만.. 전 이해하질 못했죠

그러다가 어느날 십 여년이 지난 후 길에 가다가 깜찍한 어린왕자의 삽화와 함께 이 구절이 있는 카드를 발견하게 되었죠.. 어느 구석진 문방구 안에서 말입니다.
그리고 뭔가가 탁..오는 걸 느꼈죠..

주변을 보면..저를 포함해서.. 물질적인 것에서 상처받는 부분보다는 정신적인 공허함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전 한동안 그 정신적 공허함, 형태가 묘연한 힘듦의 상태..라는 것의 정체가 무엇일까 하고..참 고민했답니다.
이렇게 말한다면..니는 "배부르고 등따시니깐 그런소리 한다"고 하기도 하죠.. 한 3일 굶으면 그런 생각할 여가가 없은낀데..라는 핀찬을 받기도 하지만..

전 이 구절을 본 순간 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신적 공허함이라는 것이 가만 있어도 뭔가 채워줄 것이 나에게 왔으면 하는 헛된 바램들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구요.. 자꾸 받기만을 원하고 그것만을 기다리다 보면..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내가 바라는 정신적 만족을 채워줄 어떤 것(사람에 따라서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겠죠)이 오는 것은 확률상으로도 거의 불가능하니깐.. 그 괴리감에서 오는 힘듦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사회 구조가 그런 허무감을 자꾸 조성하고 있으니깐 말이죠
현실과 환상의 세계의 차이를 체감할때 정신적 스트레스는 증가한다.
굳이 예를 안들어도 아시겠죠? 미디어의 영향이 크기도 합니다.

결국..이러한 현실에서 그 정신적 공허함..허탈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에 대한 고민.. 속세를 떠나 스님이 되거나 수도원에 들어간다는 것은 적절한 대응이 될 수 없을테니깐 말입니다.

어린왕자처럼 자신에게 맞는 어떤 대상(공부일수도 있고 사람일수도 있겠죠..)에게 정성을 다해 주는 것..즉..주는 것을 통해서 그 공허함을 채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준다는 것은 진심으로 애정을 가지고 베푼다는 것입니다. 거만한 베풂이 아니라..정말 진심에서..주고 싶어서..정성을 다한다..
받음으로서 공허함을 채우기보단.. 주면서 기쁨을 느낄 때 사람은 인생의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점이죠.

누군가가 그러기를... 자식이 꼭 있어야 하는 이유는 대를 잊기 위함은 아니다. 그것은 ..사람은 애정을 줄 대상이 있어야 살 힘을 얻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주는 대상이 있어야 사람은 삶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죠. 전 그 말을 아직 잘 이해하진 못했지만. 그 분이 자신이 직접 느끼신것을 말하니깐.. 참 와닫더라구요..

사람이 행복을 찾는 비결은 거기에 있지 않을까 하구요..
대가없이 줄..대상을 찾는 것.
그 대상은 사람마다 가지각색이겠죠.

또 제가 아는 어떤 선생님은 그럽디다.. 공부할 때..이 공부한 선량한 지식들을 학생들에게 다 주어서 걔네들 인생을 확 바꿔놓을 감동을 주고 말테다..라는 자세로 공부한다구요..
그러다 보면 안되던 공부도 그리 집중이 잘된다고 하더군요..

전 그런 경지까지는 아직 오르지 못했습니다만..글쩍..
하지만 전 확신합니다.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그런 대상 하나만 찾더라도 삶 전체가 풍요로워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종교일수도 있고 학문일 수도 있고 사회일 수도..노동자일수도.. 아님 어린이..일수도..

함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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