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혁명의 구조 까치글방 170
토머스 S.쿤 지음, 김명자 옮김 / 까치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나 유명해서 언젠가 한번 읽어야 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그것은 '과학'이 테마이기 때문이었다. 나에게 과학은 멀게만 느껴진다. 어떤 사람에게는 철학이나 장문의 글을 읽는것을 딱딱하게 느낄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과학이나 수학에 두려움을 갖게 되는데 후자에 속한다. 물론 양자를 모두 애정의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는데 이들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왜 국어와 수학 또는 과학을 별개의 영역이라고 편견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아마도 학교에서 교과의 각각의 영역은 모두 분할되어 배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선입관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수학의 기호도 결국은 언어로 되어 있고 모든 것은 통한다는 진리는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과학혁명의 구조>는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읽기에도 충분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과학성이라는 것은 인문학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과학'이라는 영역이 엄연히 존재하지 않은가.

이 책을 읽고 가장 핵심적인 단어를 떠올린다면 '패러다임'이다. 과학적 성격를 지닌 학문 영역에서는 그 용어가 어디든 비슷한 의미로 쓰일 수 있다. 그것은 어떤 법칙의 정립이 존재한다는 믿음 아래 규칙성을 찾고 나아가 발견의 범위를 넓혀 나가는 것이다. 보편적 법칙, 객관적 진실은 과학에서는 실재한다.

그리고 그 법칙의 범주에서 파악되는 다양한 요소들은 퍼즐 맞추기와 같이 법칙의 주변에서 끊임없이 비슷한 형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 구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깨질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그 때부터 이미 다음 패러다임의 단서는 시작된다. 이것을 '진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발전이라는 단어로 표현될 수 있을지..

나에게는 과학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지적 능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더 이상 과학이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기호화 된 수학의 세계에 대해서도 이제 까지와는 다른 따뜻한 시각으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고등학생의 수준에서 읽어주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궂이 과학의 세세한 법칙들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의 관점은 충분히 알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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