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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페미니즘
코트니 서머스 외 지음, 켈리 젠슨 엮음, 박다솜 옮김 / 창비 / 2018년 6월
평점 :
나에게 온 초대장, 페미니즘 파티
- 코트니 서머스 외 43인, <나다운 페미니즘>, 창비, 2018
어느 날 매일 보던 뉴스에 서지현 검사라는 분이 출연하여 검찰 내의 성폭력 실상을 고발하였습니다. 이것을 시작으로 문화, 교육, 정치, 경제 등 각계각층으로 미투 운동이 확산되었습니다. 연극 연출가, 유명 배우, 시인, 작가 등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은 점점 늘어났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도 있었지만, TV에 많이 나오고 이름만 들으면 아는 유명한 배우들도 있었습니다. 이에 지난 2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미투 운동에 적극 지지 의사를 밝히고 "피해자들의 폭로가 있는 경우 형사고소 의사를 확인하고, 친고죄가 폐지된 2013년 6월 이후의 사건은 고소 없이도 적극 수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5개월 여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서지현 검사는 미투 운동에 대한 보복성 인사가 있었다고 재차 폭로했고, 가해자인 유명배우는 자살을 하기도 했으며, 아직도 여러 부문에서 미투 운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래 미투(Me Too) 운동은 2006년 미국의 사회 운동가 타라바 버크가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미국에서도 가장 약자인 유색인종 여성과 청소년의 피해를 알리기 위해 '저스트 비(Just Be)'라는 단체를 설립하고 미투 운동을 창안했습니다. 2017년 10월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파문 후 성범죄를 당한 사람들이 '나도 당했다(Me Too)'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글을 쓸 것으로 제안하며 더욱 확산되었습니다.
#1. 저에게 [나다운 페미니즘]이라는 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함께해요 페미니즘 파티’

대한민국에서 남성으로 살면서 여성들보다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 살아왔구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 딸을 위해서라도 여성이라고 해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꿈꿉니다. 남녀 평등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아내와 집안 일을 같이 한다고, 육아을 같이 한다고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 것을 압니다. 아직도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돕는다’라는 생각이 조금 이라도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마흔 네명이 ‘자신이 생각하는 페미니즘’을, 페미니즘으로의 초대장을 보내왔습니다.
#2. 남자라서 다행이다(?)
“나는 남성이라서, 직장에 다닐 경우 나와 동등한 조건의 여성보다 임금을 더 많이 받을 것이다. 밤에 혼자 길거리를 걷거나 택시를 탈 때 강간당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길거리에서 성희롱을 당하지도, 시선을 피한다는 이유로 ‘쌍년’이라고 불리지도 않는다. ‘아름다워져야’ 한다고 나를 세뇌함으로써 수백만 달러를 그러모으는 산업도 없다.”
-특권 , 맷 네이선슨
일상에서 성차별적 말하기 습관부터 고치는 것이 필요하다. 책에서도 등장하지만 좋아하는 남성 가수는 그냥 가수라고 평소 말하지만, 여성 보컬은 여가수라고 부른다거나, 아내가 일을 하느냐의 질문을 받으면 육아를 하는 전업 주부의 아내를 일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거나 등이 그것이다. 또 여자는 ~해야 한다, 남자는 ~해야 한다 이런 것이 우리가 일상적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언어 차별이지 않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자체에 평등·배려·공존·독립·존중을 고려해야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남녀가 평등한 페미니즘도 가능할 것입니다.

#3. 페미니즘은 자신을 억압하는 것에서 벗어나겠다는 선언
뚱뚱한 여성이라고 놀림거리고 삼거나 비아냥거리는 것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자신을 사랑하는 것, 자존감을 지키는 것,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 바로 페미니즘
이다. 젠더, 계급, 인종이나 종교 때문에 억압하는 것에 저항하는 것도 넓게 보면 페미니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페미니즘은 신체 강박에서 벗어나겠다는 선언이다. 개인적인 것이 곧 정치적이다. 자신의 몸을 사랑하기로 선택하는 것, 자신의 몸을 긍정하고 자신의 몸이 얼마나 멋진 일들을 할 수 있는지 기억하는 것은 곧 자신을 억압하는 체계에 저항하는 것이다.
빵을 먹는 사람, 릴리 마이어스
#4. 더불어 읽어야 할 책, 나다운 페미니즘
내 페미니즘은 연결에 있었다. 타인을 지지하고, 격려하고, 그들의 이야ㅏ기를 경청하는 견고하고 믿음직스러운 바위가 되는 것, 내 주위 사람들을 응원하고 자극하는 것.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나는 가면을 쓴 게 아니었다. 내 페미니즘은 당당하고 패기넘치는 대문자 페미니즘이 아니라, 조용하고 내적이며 소문자를 자정하는 페미니즘이었다. (중략)
모든 혁명은 하나의 불꽃에서 시작되며 그 불꽃을 찾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 나다운 페미니즘, 켈리 젠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