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 하워드 진의 자전적 역사 에세이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 전 TV에서 '우리안의 폭력'이란 다큐를 한편 보았습니다. 사형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고찰해 보는 그런 다큐였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사형집행관으로 몇십년을 살아온 사람이 사형제 반대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세상은 아이러니와 모순과 딜레마의 연속입니다.

몇달전 사놓은 책을 꺼내들고 이 저자와 책 내용에 대한 사전 지식없이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무슨 얘길지 전혀 짐작이 안되더군요. 하워드 진이란 글쓴이도 처음 들었구요. 조금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보았던 모습은 학자의 실천적인 모습이었습니다. 학문은 지식만을 만들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며, 가르는 것과 배우는 것은 다르지 않다는 생각들도 함께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회과 수업을 하는 과정에서(물론 다른 수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선생님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자신의 소신이나 신념을 어디까지 밝혀야 하는가? 이런 질문이 이번 여름방학의 화두였습니다.

여기에서 하워드 진의 이야기를 잠깐 옮겨 봅니다.

나는 매학기 첫 강의 마다 내 학생들에게 그들의 나의 관점을 듣게 될 것이라고, 하지만 다른 이들의 관점도 공정하게 다루도록 애쓰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나는 학생들에게 나와 의견을 달리하라고 격려해주었다.

나는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객관성을 가장하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고 말하곤 했다. 몇몇은 이 은유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는데, 어떤 학생들은 이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그 으미를 자세히 분석해 보기까지 했다. 다른 학생들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바로 알아챘다. 이미 사태가 치명적인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여기서 중립적이라 함은 그 방향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옳지 않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기차에서 중립은 그 옳지 않은 방향을 따라가는 것, 동조하는 것,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다. 실천적인 지식인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백인이면서 어렵게 자랐고 교수가 되면서 흑인 인권운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하였답니다. 흑인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는 모습들 불과 50년전 미국에서 민주주의와 자유, 평등을 외치던 그 나라에서 그런 일들이 있었답니다.

언행일치 !!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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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책 2004-09-21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고 싶었지만 좀 망설이고만 있었는데, 님 리뷰 읽으니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