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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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은교는 먼저 영화를 본 후 읽게 되었다.

이맘때 쯤이면 볼 사람은 다 봤을테니 스포의 걱정없이 하고싶은 얘기를 할 수 있겠다.

 

박범신이라는 소설가는 잘 몰랐다.

이 책을 읽고 다른 작품을 찾아 읽고 싶어졌다.

 

은교, 이적요, 서지우.

영화에서는 이적요 역할을 맡은 박해일에게 온갖 포커스가 맞춰진 느낌이었다.

여배우는 신인으로 알지 못하는 이름이었고, 

박해일은 기존부터 잘 알던 터라 예고된 반응이었겠지. 

게다가 이 영화는 온통 박해일의 '노인 분장'에만 열을 올렸더랬다.

 

일각에선 원작이 가져올 수 있는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정작 결과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캐스팅의 실패라고 생각.. 

영화도 잘 만들었지만 원작엔 못미친다는 결론.

 

다시 소설로 돌아와서,

소설에서는 주인공 외에 변호사가 한 명 더 등장한다. 

그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인데, 그렇기에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지고 각 인물들을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3인칭 관찰자의 시점이면서 각 주인공의 글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는 독특한 구성이다.

 

소설은 처음부터 서지우의 죽음을 말하며 이적요의 죽음은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 

적어도 결말에 있어서는 영화보다 더 극적으로 꾸민 것만 같아 아쉽기도 하다. 

한편 관능적인 묘사와 심리의 서술, 맛깔스런 표현 등등 소설을 읽는 재미를 충분히 제공한다. 

글쓴이가 시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인지 중간중간 유명한 시구와 창작된 시구를 읽는 재미도 있다.

 

분량이 꽤 되는데 지루할 틈이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였는데도 말이다.

오히려 양자를 비교하는 재미에 더욱 소설속으로 빨려들어갔던 듯하다.

 

한동안 소설을 들지 않다가 은교를 집어든 이후 소설이 땡기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가을이니까.

좋은 소설 책 한권으로 마음의 양식을 채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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