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 주떼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2
김혜나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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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가 주인공인줄 알았는데...상처입은 젊은이의 이야기가 주인공.

- 거북등

- 포인플렉스

발레동작들. 발레하는 사람은 손발이 크면 길어보여서 좋아하는구나. 발등고가 높아야 좋은거.

춤을 추진 못하고. 발등고를 보는 리나의 시선 때문에 다니는 무용원

- 아이

예체능 강사

뭐지 어릴 때 추행당한 경험있는 화자. 애들 지퍼내리다가 기억

- 꽃

전학생 리나 좋아하던 나(예정)은 왕따였구나. 신체적 특징이 놀림거리가 되고 다른 것이 놀림거리와 약점이 되는...그리고 어리면 그런 일이 성장, 성숙에도 문제가 되지...

사시. 리나가 사다주던 꽃. 친구. 우정. 다니던 무용원에서 가르치기.

- 재수없는 년

괴롭히는 남자애들에 대한 어른들의 반응 짱난다. 아이들에게 성범죄하는 것들은 정말 나쁘다.

어떤 말로도 커버칠 수 없는 일이다.

당한 아이들이 겪는 반응이 정말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주변의 반응도...나빠서라기보다 지켜주지 못한 무력함이 만들어내는 반응일테지만 그래도.

우리사회는 진짜 일반적으로 이럴 거같다.

그런 일로 한 인간의 삶이 주름져 버릴 수 있는 것인데...잊으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가 않지.

- 그랑주떼

사촌오빠의 손.

예정이는 왜 이런 일을 자꾸 겪고, 주변 어른은 왜 다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지.

트라우마로 남았구나.

리나는 거식증? 날아오르고 싶어서 가벼워지려고.

- 춤

리나한테 헤어지자고 했잖아...

나름 예정은 극복? 성장? 하는건가.

- 작가의 말

불편했던 이유가 나도 여자라서였을까

나도 말도 안괴게 그런 경우가 있다.

말을 해도 말을 안해도 감춰도 드러내도 상처로 남는 이야기.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그런데, 진짜 슬픔이 나눌수록 줄어들까.

상처를 감춰둬도 잊혀지진 않지만 남들도 나와 같은 상처가 있다는게 공감과 동료를 만들어주진 하지만 상처는 결국 스스로 낫는게 아닐까.

이 이야기에서 토로되는 그 상처는 흔히 스스로를 괴롭힌다.

중요한 건 역시 내 탓이 아니라는 걸- 많은 일들이 그렇듯.

스스로 알고 그것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히고 절망의 바닥으로 데려가서는 안된다는 것.

그걸 스스로 알고 나를 지켜내야지. 주변이 어떠한들.

내게 무슨 일이 있어도 중요한 건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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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4  

...마음은 요술쟁이이다. 몸은 환상의 성이고, 세계는 환상의 옷이며, 이름과 형상은 환상의 밤이다. 깨어나자, 꿈에 병이 나서 의사를 찾던 사람은 잠이 깨면 곧 병에서 벗어나게 된다.

p228

...그걸 선근마라고 한다. 자기가 하는 좋은 일에 너무 집착을 하면, 그 좋은 일도 자라지를 못하고, 수도에도 방해가 되는 법이다.

p253

 똑같은 물이지만, 젖소가 마신 물은 우유가 되고, 독사가 마신 물은 독이 된다. 자기 심중의 어둠 속을 헤매는 사람이 마신 빛은 그 사람의 가슴속에서 앙금 같은 어둠이 된다. 진성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스스로의 안에 자리 잡은 논리가 세운 질서일 뿐이었다.

 ...진성은 열차 안에 실려 있는 한 점 어둠인 자기를 생각했다. 그녀는 자기를 모르고 자기 속에 들어 있는 어둠을 몰랐다. 대학 4년 동안 나는 무엇을 공부했을까. 대학에서 공부한 모든 것들이 설컹거리는 논리로만 가득 차 있었다. 거기에서 아무런 뜻도 찾지 못한 지금 그것들은 한낱 어둠의 살을 구성하는 섬유질에 지나지 않았다.

 그녀는 타의에 의해서 질질 끌려왔다. 자기는 없었고, 전혀 다른 인격체가 자기 속에 건설되어 있었다. 그것은 이방인의 몸 냄새를 풍겼고, 감당할 수 없는 빚이었고, 극복하거나 화해하지 않으면 두려운 존재였다.

 칸트처럼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니체의 초인을 대면할 수 있게 된 것, 공자의 군자를 이해하게 된 것, 노자의 철인과 무위자연을 아는 체할 수 있게 된 것, 예수의 고민과 방황을 읽은 것, 인도의 위대한 왕자 싯다르타의 고뇌와 고행과 깨달음을 공부한 것, 현대 종교가 나아갈 길과 성직자들이 해야 할 일을 살펴본 것, 싱싱한 여자의 깊은 꽃살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소리치곤 하는 자연의 순리, 그 새빨간 행사의 생명력을 종교적으로 외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고통과 금기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이 몇 날 며칠 백야 속에서 꾼 백일몽처럼 그녀의 의식 속에서 자꾸 고개를 들고 허우적거렸다.

p301

 저는 그 사람을 원망하지 않아요. 그 사람이 저를 버리고 자기 갈데로 간 것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누구든지 철들어 독립할 수 있으면 부모 밑을 떠나잖아요? 저는 그 사람이 저를 배반했다고 생각지 않고, 그런 만큼 증오하거나 저주하지 않아요.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배반감이란 기대치에 정비례하는 것 아니겠어요? 저는 누구에게 무슨 일을 베풀든지 애초부터 그 사람한테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기로 했어요. 베풀면서 기대한다는 것은 마치 돈을 꾸어 주고 나서 이자를 꼬박꼬박 챙기려는 돈놀이하고 같은 것이니까요.

 p317

 있는 것을 왜 없다고 하는가. 없다고 하면 없어지는가. 나는 '없다'는 거짓말에 걸려들어 없다고 생각지 않는다. 있다고 우기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나 나름대로 달마 대사의 수염의 실체를 알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실체, 본연의 그것. 그렇지만 이것도 한낱 알음알이의 논리일 뿐이다. 그 논리 저쪽에 무엇인가가 있다.

 그게 무엇일까. 은선 스님은 나에게 바로 그것을 깨달으라고 그 화두를 내린 것이다. 나는 미친 바람 같은 이 무뢰한의 무슨 말, 어떠한 무례한 짓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나는 누가 무어라고 하든지 간에 나의 곧은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무소뿔처럼 절망하지 않고.

 "흥, 빌어먹을 년. 여기저기 떠돌아 댕기는 책 읽고, 이론적으로 알았다고......그래서 건방져 가지고 그 이론대로 이렇게 저렇게 하면 깨우치게 될 것이라고.....오냐, 잘 깨달아라. 니 멋대로 혼자서 부처님 잘 되거라." 

p383

 여기 남아 있는 네 혼령이 너의 진짜인지, 떠도는 네 몸뚱이가 너의 진짜인지, 그것을 알게 되면 네 속의 모든 번뇌 망상은 사라질 것이다. 그때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른다.

p390

... 땅 표면을 디딘 채 하늘을 머리에 이고 숨쉬던 것들의 혼령들이 마침내 그 어둠의 겉껍질이나 속껍질 속으로 사라져 가는 게 아닐까.

 진성은 은선 스님의 거뭇거뭇해진 살갗과 눈자위와 볼에 앉은 검은 그늘을 내려다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어둠이 어디 있고, 그것의 속껍질과 겉껍질이 어디 있으랴. 다만 시간이 있을 뿐이다. 없어지는 것과 앞으로 없어질 것 사이에 놓여 있는 시간의 다리.

p391

 '달마 스님의 얼굴에는 왜 수염이 없느냐?' 얽매임으로부터 놓여나서 삶의 실상 속으로 들어가라는 것이다. 선과 악이 있고, 떠남과 머무름이 있고, 삶과 죽음이 있다는 생각으로부터 놓여나라는 것이다. 선이 선 아니고 악이 악 아니면, 선이 악이고 악이 선인 것이며, 마침내는 선도 없고 악도 없고 우리의 실존 그 자체만 있는 것이다.

p397

 "법도를 따지고, 그 법도대로 하는 것이 다는 아니오. 법이라는 것도 한낱 방편일 뿐이오. 그걸 버리고 오욕의 진창에 떨어져 뒹굴다가, 법도 속에 있으면서도 깨달을 수 없는 것을 깨달게 되는 수가 있습니다. 그 경우에는 구태여 법도를 버린 허물을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이 아이가 막 들어섰을 때, 이 아이 몸에서 날아오는 진실의 냄새를 맡았어요. 이 아이는 자영이나 진성한테 결코, 뒤지지 않는 내 귀한 상좌요."

p414

 ...순녀는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 인연과 어찌할 수 없는 운명 줄을 생각했다. 지금부터 스무 해쯤 뒤에는 어렵지 않게 그 아이와 내가 만나게 될 것이다....바야흐로 얼굴에 주름살이 굵어지고 깊어지기 시작하는 나와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무슨 힘인가가 분명히 작용할 것이다.

p423

 자기가 옳다고 여기는 그 한 생각에 얽매여 평생을 헤매는 것은 고달픈 일이에요. 고달픈 자에게는 갈 길이 멀기만 하고, 잠 오지 않는 자에게는 밤이 길고 긴 법입니다. 이 보살님, 어서 미망의 껍질을 벗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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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시간이다. 그 시간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건설하기도 하고 파괴시키기도 한다. 그 시간 앞에서는 살아간다는 것과 죽어 간다는 것이 하나이고, 배부르게 먹고 마시고 이성을 사랑하는 몸뚱이와 늘 비워 보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마음이 하나이고, 나와 우주가 하나이고, 선과 악이 하나이고, 신과 악마가 하나이고, 부처와 예수가 하나이고, 부처와 중생이 하나이고, 여호와 하나님과 배추벌레가 하나이고, 즐거움과 괴로움이 하나이고, 흙과 돌과 금덩이가 하나이고, 기쁨과 언짢음이 하나이고, 물과 산이 하나이고, 문득 깨달음과 점진적으로 닦아 가는 것이 하나이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것은 그렇게 더욱 오롯한 '하나'로 되어 가기인 것이다.

p7

 미욱한 자에게는 꿈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야기하는 사람은 진리를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말하는 것인데, 미욱한 자는 그것이 진리인 줄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속의 이야기는 사람을 죽게 하는 맹독일 수도 있다. 독사의 독은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사람을 죽게 만든다.

p39

 억겁 속에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그 가운데서도 남자로 태어나기 어렵고, 불자로 태어나기는 더욱 어려운 법이다. 하늘과 땅을 덮고도 남는 복이 있어야만 스님이 될 수 있단다.

p137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다 그 자체로서 존재의 증후, 즉 의미를 지니는 것 아닙니까? 우리들의 그 새빨간 행사는 순리인 것이고, 그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수도하는 사람의 본분이고, 그 본분이라는 것이 진여 아닐까요? 진성 스님, 저의 당돌한 편지를 흉허물 하지 마시고, 스님께서 그 행사에 임하는 마음 자세, 그것에 대하여 매기는 의미를 가르쳐 주십시오.

p144

 스님, 우리한테는 환영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게 허위라고 오십보백보일 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 환영이나 허위라는 것을 진실이나 진여라는 것들하고 분리해서 생각할 줄 알고, 구별할 줄도 압니다. 그러나 우리 생활 속에서는 그게 분리되지도 않고 구별되지도 않습니다. 알맹이는 놓치고 껍데기만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스님한테 묻고 싶은 것이 이겁니다. 스님께서는 대관절 왜 머리를 깎고 보통 사람들이 입지 않는 먹물 옷을 입으셨습니까?

p147

 스님, 사람은 특별한 사람보다는 보통 사람으로 사는 것이 가장 위대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어떠한 제복도, 그것을 입은 사람들을 특별하게 보이도록 만들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특별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그 제복 속에 들어 있는 사람들을 구속하는 겁니다. 구속한다는 것은 노예로 부린다는 겁니다. 왜 스님게서는 노예의 길을 택하셨습니까?

p148

 우리는 그 성인들의 말씀을 잘 공부하고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한 성인의 말씀 속에서만 평생을 산다고 하는 것은 불행입니다. 물론 세상에는 그늘을 좋아하는 생물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어떤 특정한 그늘 속에서 살아서는 안 됩니다. 가령 제가 독실한 예수교인으로서 살아갈 때, 제 몫의 삶은 없고 예수의 삶만 남게 됩니다. 스님처럼 머리를 깎고 잿빛 승복을 입고 부처님의 말씀 속에서 살자고 작정해 버리는 것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왜 반드시 출가를 해야만 합니까? 평범한 우바이 우바새로서 살아가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아니, 우바이도 우바새도 아닌, 그 어떤 종교 속에도 예속되지 않은 자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일입니다. 가장 사람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참답게 살아가는 겁니다. 사랑도 해보고, 미워도 해보고, 질투도 해보고, 입도 맞추어 보고, 이성의 맨살을 끌어안아도 보고, 아기도 낳아 보고, 그 아기가 퍼질러 댄 똥 오줌도 주물러 보고, 그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이런저런 속된 즐거움을 맛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기 세계를 차근차근히 건설해 나가야 합니다. 석가나 예수나 공자나 맹자나 노자나 장자나 소크라테스나 니체나 칸트 같은 사람들한테 얽매이지 않는 자기만의 세계를 건설해 가야 하는 겁니다.

p151

...현대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왜' 보다 '어떻게'입니다. 물론 '왜'를 알아야 더욱 확실한 '어떻게'의 답이 나오긴 할 테지요. 어쨌든 저는 그러한 따지기와 가리기에는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이 땅의 모든 남자들이 중생들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껏 자기 혼자만의 수행을 위해서 젊음을 허비하는 것은 낭비입니다. 진성 스님의 그러한 자기 낭비를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p152

 ...여기저기서 조금씩 주워 읽어 안 좁쌀 지식과 지기의 잘 돌아가는 머리를 과신하고 있었다.

 진성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세상의 학자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편견을 가지고, 자기야말로 정말로 진리에 통달한 사람이라는 것을 여러 가지로 주장한다. '이렇게 아는 사람은 진리를 알고 있다. 이것을 비난하는 사람은 아직 완전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그들은 이렇듯 다른 편견을 가지고 논쟁하면서 '저 사람은 어리석게 진리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모두 자기야맑로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지만, 과연 그들 중에 누구의 말이 진실한 것일까.

p159

 '연못에 핀 연꽃을 물속에 들어가 꺾듯이, 애욕을 말끔히 끊어 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 저 세상 그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듯이. 그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p174

...마음은 요술쟁이다. 몸은 환상의 성이고, 세계는 환상의 옷이며, 이름과 형상은 환상의 밤이다. 깨어나자. 꿈에 병이 나서 의사를 찾던 사람은 잠이 깨면 곧 그 병에서 벗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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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아제 바라아제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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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한강 작가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소설.  

내가 어렸을때 강수연 배우가 주연이었던 동명의 영화로 핫했었다.

지금의 한강 작가의 작품처럼 해외에서 상도 받고...여튼...

이번에 기회가 되어 원작을 읽어봄.

난 보통 영화보다 소설이 나은듯...짧은 시간 화면으로 압축해넣기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많다.

물론 구현된 영상미가 있지만 난 상상이 더 좋은 듯...

여튼 소설은...수남,진성과 순녀, 청화의 삶이 담겨 있다...구도의 삶...


한강 작가도 한승원 작가도 인간, 세상에 대한 측은지심이 깔려있는듯...순하고 연한 그리고 강한 사람들이라서 이런 이야기들을 쓸 수 있겠지.

짠하게 보는 마음이 인간에 대한 세상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듯.


이야기는 수남과 순녀가 불교에 귀의하는 이야기다. 어쩌면 둘의 방법이 극명하게 대조되지만 닿고자 하는 바는 같겠지. 영화는 순녀의 이야기였지만 누가 옳은지 그른지 부처님은 판단하지 않으실 거같다.

우리도 할 수 없겠지.

작가가 그리는 둘의 마음과 행보를 보면서 세상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운명과 그래서 찾을 수 밖에 없는 신도...

사는데 답이 없는거처럼 많은 일에 그렇겠지...진성은 진성대로 순녀는 순녀대로 뜨겁게 살겠지.

은선스님처럼 나이가 들면 편안해지려나...

순녀와 수남이 살았던 시대가 그러해서여서도 있겠지만, 참 파란만장하고 새삼 대한민국 근대사도 생각해보게 되고...그래서 소설은 좋은듯...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들과 세상에 대한 이해가 생긴다.

글 속의 인물들 모두의 생이 나름 짠하고 안스러웠다. 역시 사연없는 사람은 없는 것인가.


내 인생의 화두는 무얼까.


- 서장, 무간지옥타령

- 그대의 꿈에 비치던 그 달은

수남은 끝내 스님이 되려고 절로 도망간다. 은선스님, 진성스님, 금부처, 부모님, 대학공부. 달마의 얼굴에 털오라기.

- 여승과 도화살

순녀, 이행자, 현종선생, 순녀의 아버지, 고모들.

- 마야의 연꽃

알맹이, 껍데기, 생각들, 여자는 타락신.

근데 남자 작가가 여자 마음을 잘 아네.

허물, 알맹이, 내 알맹이는 무언가

- 파계

청화의 가정사, 시대적 배경, 낮사람들, 밤사람들

자식 셋이 출가한 할머니. 출가가 나은 사람들이 있을 듯.

- 심심 산천에 붙는 불

왼쪽걸음이란 말이 자주 나오네, 오른쪽 걸음과 대치되는 말이겠지.

선근마.

순녀, 청화가 살린 박현우. 결국 순녀는 파계승이 되었네

- 깨달음의 진주

은선스님의 과거사

우리나라 역사, 정치사와 겹치는...

정말 모든 일을 겪고 불교에 귀의한 거였구나

- 환각을 찾아서

진성이 도를 깨치는 방법. 청화가 도를 행하는 방법.인간의 번뇌.

- 맨살이 된다는 것

섬. 송기사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순녀의 속세 삶. 산다는게 뭔지

- 어듬의 시간에서 빛의 시간으로

은선스님의 죽음. 진성과 순녀의 대비

- 아제아제 바라아제

진성의 만행, 순녀의 미망. 좌탈입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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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  

 우리는 소설을 왜 읽을가요? 무엇인가를 새롭게 알기 위하여? 심심한 일상에 활력을 주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좀 더 자세히 살피기 위해? 이런저런 이유 없이 그냥?

 사실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요. 하지만 오랜 세월 사람들이 소설을 읽어 온 이유는 분명 소설의 어떤 매력 때문입니다. 그 매력은 삶들의 삶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라는 점에 있지 않을까요? 저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재미를 느끼거나,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며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경험이 바로 소설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국어 교과서에 소설을 싣는 이유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학생들이 소설을 읽으며 삶의 어떤 이면과 진실을 만나 보기를 권하고 있는 것이지요....

p38

숭벽 남과 겨루어 이기기를 좋아하는 성미나 버릇

단작스럽고 하는 짓이 보기에 치사하고 더러운 데가 있고

p44

소부르주아 노동자와 자본가의 중간 계급에 속하는 소상인, 수공업자, 하급 봉급생활자, 하급 공무원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문선 활판 인쇄에서 원고 내용대로 활자를 골라 뽑는 일

창탈 무엇 때문이라고 핑계를 댐

천거하는 어떤 일을 맡아 할 수 있는 사람을 그 자리에 쓰도록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p60

 ...어떤 사람들한테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이 동기를 부여해 주고 자세를 교정해 주고 질책을 해 줘야 돼. 자기는 알량한 동정심 때문에 그걸 안한 거지.

p71

걔 불쌍하다고 잘 봐주려고 했었잖아. 가난하고 머리가 나빠 보이니까 착하고 약한 피해자일 거라고 생각하고 얕잡아 봤던 거지.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든. 걔도 알바를 열 몇 개나 했다며. 그 바닥에서 어떻게 싸우고 버텨야 하는지, 걔도 나름대로 경륜이 있고 요령이 있는 거지. 어떻게 보면 그런 바닥에서는 우리가 더 약자야. 자기나 나나, 월급 떼먹는 주요소 사장님이랑 멱살잡이해 본 적 없잖아?

p78

 ...작품은 일제 강점기에 조금은 어리숙하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황수건'을 통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물이 그 사회에서 어떻게 소외되어 가는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p80

합비 일본말로 '등이나 깃 따위에 상호가 찍힌 겉옷'을 이르는 말

p100

 얼굴을 보지 않고 말하는 건 이래서 싫다. 상대방의 진짜 마음을 알 수 없다. 눈빛의 흔들림이나 미묘한 입가의 흔들림을 보지 않고선 상대방이 어떤 속임수를 쓰는지 알 수 없다. 나는 그가 본론을 꺼내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p109

 ...나는 음악 선생에게 맞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내가 음치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 그런데 대부분의 음치들은 자신이 음치라고 생각하더라. 자신이 알아낸 게 아니고 들어서 아는 거지. 평생 그렇게 세뇌를 당하는 거야. 나는 음치다, 나는 음치다.

p140

 난바다 육지로 둘러싸이 아니한,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p152

아츠러운 소리가 신경을 몹시 자극하여 듣기 싫고 날카로운

버럭

 광석이나 석탄을 캘 때 나오는, 광물 성분이 섞이지 않은 잡돌, 남한 표기로는 '버력'이다.

침광 문맥상 '광물을 액체에 담가 특정 성분의 광물질을 뽑아냄'으로 보임

p205

 ...투이네 식구 모두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던 일, 그 환대에 기뻐하던 엄마의 모습, 어떤 조건도 없이 받아들여졌다는 따뜻한 기분과 우리 두 식구가 같은 공간에 모여 음식을 나눠 먹던 공기를 기억한다. 어떻게 그렇게 여러 사람의 마음이 호의로 이어질 수 있었는지 나는 모른다. 고작 한 명의 타인과도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는 어른이 된 나로서는 그때의 일들이 기이하게까지 느껴진다.

p216

 ...그녀의 말은 아빠를 설득하려는 말도 아니었고, 자신을 방어하고자 하는 말도 아니었다. 그 말은 아빠를 향한 것이 아니라 그간, 그 일을 겪은 이후로 애써 살아온 응웬 아줌마 자신에 대한 쓴웃음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아빠의 태도에 실망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차피 당신들은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라는 마음이 그날 밤, 아줌마와 우리 사이를 안전하게 갈라 놓았다. 그건 서로를 미워하고 싶지도, 서로로 인해 더는 다치고 싶지도 않은 어른들의 평범한 선택이었다.

p219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투이의 유치한 말과 행동이 속 깊은 애들이 쓰는 속임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런 아이들은 다른 애들보다도 훨씬 더 전에 어른이 되어 가장 무지하고 순진해 보이는 아이의 모습을 연기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통해 마음의 고통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각자의 무게를 잠시 잊고 웃을 수 있도록 가볍고 어리석은 사람을 자처하는 것이다. 진지하고 냉소적인 아이들을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던 그때의 나는 투이의 깊은 속을 알아볼 도리가 없었다.

p222

 시간이 지나고 하나의 관계가 끝날 대마다 나는 누가 떠나는 쪽이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생각했다. 어떤 경우 나는 떠났고, 어떤 경우 남겨졌지만 정말 소중한 관계가 부서졌을 때는 누가 떠나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알 수 없었다. 양쪽 모두 떠난 경우도 있었고, 양족 모두 남겨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떠남과 남겨짐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았다.

p223

...나는 줄곧 그렇게 생각했다. 헤어지고 나서도 다시 웃으며 볼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끝이 어떠했든 추억만으로도 웃음 지을 수 있는 사이가 있는 한편, 어떤 헤어짐은 긴 시간이 지나도 돌아보고 싶지 않은 상심으로 남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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