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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마침표 - 기꺼이 끝까지 걸어온 당신에게
박솔미 지음 / 북스톤 / 2024년 11월
평점 :
추천 작가들에 혹해서 집어왔다.
광고 기획쪽 일하면서 꾸준히 글 써온 작가.
다정하고 따뜻한 글들이네.
겨울, 마침표가 좋다는 소소한 이야기들.
왠지 일기쓰듯 읽히는 책. 읽으면서 내 일기를 쓴 기분.
<여는 말, 나는 마침표가 좋아>
겨울, 마침표 느낌의 겨울이라...
-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겨울방학
라디오 들으며 보내는 겨울방학 좋았겠다. 몸도 마음도 자라는 시간이었겠네.
내가 나를 무사히 성장하는데는 뭐가 있었을까. 책, 공상?
이 사람은 시간과 라디오였단다. 평화스럽네. 콩나물같이
- 드디어 늙는다는 기쁨
박솔미 그래프: 나이에 따라 받게 되는 타인의 너그러움 정도. U자형 나이가 매우 어리거나 많을수록 비교적 쉬이 주변의 인정을 받게 된단다.
20대 후반부터 50대 후반까지 빡세게 사는 구간이구나. 삶의 무게.
맞는 말인듯
- 왠지 겨울 바람이 부는 사람.
내 에너지를 쓰는 일은 내부 패거리에 들고 싶어 버둥거리는 사람은 학교나 직장이나 있지. 정치질?
일에 순수하게 몰입할 때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작은 무리 회사에서 에너지는 일에 쓰고 나머지는 자신과 가족을 위해 집으로 가져오는 일. 현명하네.
- 불안해하기에도 늦은 계절
지각도 계절 겨울에 빗대볼 수 있구나. 화끈하게 체념? 계절은 도니까.
- 세상 돌아가는 모양이 이해가 될때
'다들 이렇게 사는구나. 평범하게' 제목을 붙이기도 어려운 평안함
- 결산을 잘 내야 어른
삶에 의미를 찾을 때 필요한건 나의 능동적이 태도와 결단이다. 겨울에 연말결산.
업무에서 셋, 가족들과 셋, 자신에게 셋. 아홉가지를 한 줄로 요약한 본인만의 결산. 제목 지어주기.
(누군가에게 굽실대며 그가 원하는 속도로 움직이는 건 그에게 조종당하는 것과 마찬가지. 더 태연하고 느긋하게 행동하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오히려 상대가 불안을 느낀다. 상황역전)
- 갈무리해 둔 명장면들
이 사람도 소소한 일상을 오롯이 누리는 것이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는 걸 알게 된 계기들이 있네.
삶은 규모가 아니라 디테일에 있단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곁에 있어야 하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캡처하고 편집하는 장면이 아니라, 오직 내 마음에 저장된 장면들이 나도 있겠지?!
그래도 페이스북의 과거의 오늘 사진들은 좋더라. 마음에 부듯함과 따뜻함이 차오르더라...
- 언 당을 일구는 하얀 소
<청춘의 문장들> 서문 읽어보고 싶어지네.
자수로 이 작가는 겨울 땅을 가는 하얀소란다. 아마 겨울에 태어난 경금 쯤 되나보다.
여튼 글을 쓰는 일이 업이라는 이 사람. 글을 일궈내는 기쁨이 생에 주어짐에 감사한단다.
- 입이 얼어붙은 이들에게
말이 유독 없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 그런 사람들이 좋을 때가 있다.
이 사람처럼 겨울느낌인지 모르겠지만, 말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들어주는 사람이 좋을 때가 있긴 하고.
타고난 과묵함을 애써 깨뜨리지 않고 굿리스너로 매김하는 것도 괜찮은 듯.
타고난 기질 그대로, 서로 보조를 맞추며 함게 잘 사는 것 좋다.
눈치보거나 평가당할 걱정없이 주체적으로 살라는 주문을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지.
모두가 자기가 가진 재주 이야기만으로도 인생은 충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다.
역시 나부터.
- 마음을 보려면 겨울 여행을.
나도 여행에선 여행 중인 나 자신을 그냥 그끼는게 좋은 편.
지금 있는 그곳을 아 좋다라고 느끼는 걸로 끝인 여름이건 겨울이건.
이 사람의 서로 다른 부부이야기.
어쩌면 다들 인지하지 않아도 이렇듯 다를 수도.
이 사람의 남편처럼 삶의 풍요가 자신의 기호와 취향을 정성껏 돌보는데서 올 수도 있겠구나.
결혼해서 상대방의 다름에 의문이나 반기를 들지 않고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이십년 지나니 나도 이제 좀 알겠긴 하다.
- 겨울엔 러브레터, 여름엔 라스트레터
이 가족은 같은 영화를 같이 되풀이해서 보는 걸 즐기는구나.
라스트레터 내용이...가끔 그런 사람을 보긴 한다. 어릴 땐 대단한 무언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반백살이 되고 보니 어디서 무엇으로 살고 있건 난 존재 자체로 대단하다는 걸 느낀다.
근데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손에 쥐지 못한 것. 도달하지 못한 곳을 안타까워하며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음에 놀라게 된다.
아주 사소한 진리, 지금 여기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하다.
어떤 모습이든 어떤 장소든. 세상 모든 존재들은 대단하다.
시세이도 광고 문구.
인생의 정답은 여러 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마다의 길, 아름답게.
세상 무슨 일이든, 하면 되고 안 하면 안된다. 자고로 주인공은 일단 하는 법이다.
- 원단이 좋은 우아한 겨울 코트
음 조성진이 연주하는 폴로네이즈 들어보고 싶어지네.
'늦어도 괜찮아 도착하면 돼'를 어렸을 땐 많이 되뇌였었다.
그게 이 사람이 말하는 지향점이려나 완벽한 겨울 코트의 단점,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실제로 소유할 수 없어도 온 마음으로 감각할 수 있는 우아한 지향점이 내게는 있는지 생각해봣다.
우아한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내게도 지향점이 있긴 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조용히 아주 느린 걸음으로 여하튼 나는 가고 있다.
- 겨울 아침의 짙은 성실함
부모가 되고 나면 '잘 살고 있다는 감각'이 더 중요해진다는데 나도 동의.
개인의 문화와 역사가 쌓여 나다운 인생 완성된다는데도 동의.
대학생이 되어 기숙사 생활을 하는 딸에게서 느낀다.
물론 타고난 기질도 있겠지만...그래서 나름 흐뭇해하는 중.
음 난 아이에게 계절을 음식으로 남겼나...
나도 아이덕에 경험의 폭이 넓어진다.
어쩌면, 난 부모에 의해 체득된 것보다 만들어가는게 많을 수도....
아이 덕에 일기쓰기 습관을 들였다니. 대단하다.
- 울기 딱 좋은 날씨
우아하고 격조 높은 생활은 결국 넉넉한 체력에서 시작된다.
10초 버티라는 말에 눈물이 터질 수 있지.
생각해보니 나도 삼십대 후반?에서 사십대 중반 정도까지 좀 그랬던듯 아이키우면서 책임은 늘어가고 체력은 떨어져가고 소모되어가는 내 자신이 느껴질 때 하루하루를 정말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데 표도 안나는 것처럼 느껴지고 억울해서 버티는 내가 스스로 안쓰럽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그때의 내가 장하네...
바세린을 눈가에 바르고 자면 울고 자도 안 붓나보다 해봐야겠네.
- 계획보다 위대한 뒷수습
삼성, 애플, LG의 특성 인상깊네...
눈앞 이상을 보는 어른? 신이 우리를 보는 것도 우리가 아이를 보는 심정과 같을까...
삶이 이끄는 방향을 믿고 따르다 보면 감사한 날이 올거라는 믿음.
종교가 이를 수 있는 순기능인거 같다.
어쩌면 교회 다니는 사람들 중에 안정적인 자리?를 이룬 사람들이 많은 이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햇다.
- 그 겨울, 엄마의 드럼 콘서트
아이는 부모를 닮는다. 조심하자. 아이가 컸으면 하는 방향대로 살아보자. 일기. 건강.
드높아라. 무인도의 솔지, 솔미 엄마 멋있네.
- 두 언어를 다듬는 일
The lines of y boundary have fallen in pleasant place.
즐거운 곳을 따라 그어진 내 삶의 구분선.
나와 남의 삶을 구분하는 건 중요하네.
비교해서 상처받지도 우쭐하지도 말자. 요즘 같은 세상엔 어려운 일이지만 남의 삶에 기웃거리지 말고, 내 삶에 집중하자.
건강하게 별개임을 인식하자는데 완전 동의.
에린 핸슨의 시 애들한테 보여주고 싶네.
너는 너의 집이야.
- 겨울 잠을 자며 깊게 꿈꿀 자격
한국인에게 겨울은 마무리하는 시기. 저무는 때. 앞선 일을 정리하고 훗날을 대비하는 시간이란다.
어쩌면 나는 지금이 정리의 시간일수도 혼자만의 시간이 많고 여유있는 편. 중간점검의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
물론 처리해야할 일상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제법 시간이 있다. 수면 시간만 어떻게 노력해서 체력을 보강하고 정리의 시간을 좀 가지자.
어디에 소속되거나 계약되지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해 본적 없는데, 마침 그런 시간이었네.
바쁘게 달리기만 해서는 꿈을 꿀 수 없단다. 자면서 꿔야하는거니까?
현실적인 걸 생각하지 않으려면 실제로도 현실에서 벗어나야 하나보단다.
위대한 삶을 위해서라기보다 내 속도에 휩쓸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다가 쓰러질 수도 있으니까.
중간중간 자야할는 것일 수도.
- 지난 겨울ㄷㄹ이 모여, 올해의 겨울이
나이가 드니 의미없었던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지나가지만 그 지나간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된다.
늘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를...
내가 산 시간의 총합이 현재의 나, 내 시간에 주인의식을 갖자.
'나'라는 사업을 키워가는 사장의 마음.
나의 3년 뒤는 어떨러나. '조용히, 특유의 존재감으로'
- 에르메스 광고카피
'나잔신에게만 나를 증명해 보이면 된다'맞는 말이네
- 1년이 문장이라면, 마침표는 확신.
문장에 과하지 않은 살과 근육을 붙여야 좋은 문장.
우선 뼈대 만들고 살과 근육은 딱 한덩이만 추가하는 철칙 가지고 있단다.
글쓰기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고 삶에도 적절한 길이의 문장들을 모아 좋은 삶을 완성하려면 간결하게 문장을 끝맺을 줄 알아야 한단다.
'나는, 무엇을, 어떻게 했을까?' 확신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기를...
- 맺음말, 마침표는 마침내 시작점
당연히 겨울은 결승선이 아니겠지.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니까.
근데 중간중간 쉬어갈 매듭이 있다는 건 좋은 거 같다.
이 사람처럼 구간을 정해놓는게 긴 인생을 지치지 않고 계속 열심히 살아내는 방법일수도 겨울이 산뜻하게 다음 문장으로 나아가기 전 마침표 같다는 비유 좋네.
마치는 지점이자 새로 시작하는 점.
- 더하는 말, 나의 영원한 쉼표에게
아이가 쉼표라네. 좋은 편지가 되겠다. 나도 아이에게 생의 온전한 쉼표가 되고 싶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