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으니 빨리 말할게 - <길모어 걸스> 로런 그레이엄의 인생 스케치
로런 그레이엄 지음, 장현희 옮김 / 싱긋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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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어 걸스>를 보진 못했지만 표지 보고 훅 땡김. 알고보니 표지에도 얽힌 얘기가...

<길모어 걸스>의 로렌 그레이엄 인생스케치.

어떻게 배우가 됐는지...어떻게 살았는지...어떻게 이런 사람이 되었는지...뭐 기타등등


재미있는 친구가 자기 얘기하는거 같이 재미있게 읽어짐.

페어런트 후드랑 길모어 걸스 보고 싶어짐.

- 빨리 감기

 월반 . 진짜 인생에 빨리 감기는 없다.

- 땀의 순수 가치

열심히 배우가 되려고 하는 중. 탈의. 가치.

- 엘런 쇼 나가자고 비건이 될 수는 없다.

남들의 다이어트, 뭐든 자기에게 맞는게 있는 것.

- '유일무이한 베티화이트' 또는 '페이퍼 타월, 사랑 이야기'

외모를 써먹는 일. 성형수술. 아름답게 나이드는 일.

- <길모어 걸스>1부.

 몇년 씩 계속한 시리즈라는데 궁금하긴 하다.

- REI멤버십 카드가 생기기까지, 그리고 싱글의 삶에 관한 생각

매튜 페리가 썸만 탄 남사친이었구나.

나도 그런 사람 있었으면...

기준을 낮게 잡고 시작하면 틀림없이 실망할 일이 없다는데...연애는 그러고 싶지 않지 않나?

"그렇게 될거야. 반드시 네가 바라는 시기에 그러지 않을 뿐이지."

- 노동의 시기.

배우로 성공해 먹고 살기까지 살아낸 노동?의 종류. 일들.

- 심판하지 말지어다. <프로젝트 런웨이> 심사위원이 아닌 이상에야

패션에서의 내 삶. 어떻게든 소화해낼 수 밖에

- 아마도 언젠가는 내 소설이 전부 자전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믿게 될 것이다.

 계속 나아가는 것.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를 구축할 것.

- 주방 타이머

집중할 시간을 정해 타이머로 재기. 그 시간 동안은 꼭 계획대로 매일

- 가족 같았던 <페어런트 후드> 사람들

일하면서 이렇게 마음 맞는 사람들과 딱 좋은 환경 만나기 힘든데 좋았겠다.

- 위를 보라!당신의 친구, 잭슨 할머니가 전하는 메모

전송버튼 누르기 전 한번 더 고민하기.

인생이 목표가 아니라 여정 자체라는 걸 알 수 있는 이야기. 휴대폰 멀리하기.

잭슨할머니가 고개 숙이고 휴대폰 보는 거 그만하고 위를 보라고 쓴 편지.

- <길모어 걸스> 2부

마지막 촬영무렵 쓴 일기. 기록은 어떤 식으로든 좋은 듯.

- 다음 기차: 2017년 6월에 추가된 내용

- 반쪽 얼굴에 대한 해명.: 책표지 에피소드

- 메건에게 보내는 사과

이름을 빠뜨려서 그녀를 위한 장을 만든거. 이름을 잘 헷갈려

- 컵게이트 사건.

진짜 커피컵이었다...소문 금지

- 못된 말은 못하는 사람

즉흥 연기로 야한 말 못하는...

- '피프티'와 운인 맞는 건 '니프티'뿐이라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생일잔치

- 그래서...인제 어쩌지?

<길모어걸스>가 로런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 고마운 사람들

- 옮긴이의 말

고등학교 때 알게 된 시리즈. 

주연배우가 쓴 책을 번역하게 된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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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2 

...뭔가 잘못된 점이 보이고, 안 좋은 점이 보였을 때 빠르게 정리하고 새로운 것을 취해야 성장하는 법이다. 일할 때 두되의 역량을 풀가동시키기 위해, 내 사생활에선 대체로 뇌를 내려놓고 사는 경향이 있었고, 나의 개인적 범주에 들어온 것들에는 정을 주어 잘 정리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자기 손에 쥐고 있는 걸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나의 경우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그 편안함이 좋아서, 특히 나의 소중한 시간을 들여 쌓아온 인간관게에 대해서는 더더욱, 정말 최악이 아닌 한 그대로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 오본휘라면, 내가 살아오며 자의로 쌓아 올린 관계 중에 내가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존재였다. 그 시간과 노력의 양을 생각하면 실패해서는 안 되고, 실패할 수도 없는 존재.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패착이 되리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나에게 오본휘란, 너무 편해 서로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어도, 그의 생각이 다 읽히는 그런 존재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었으니.

p104

 모든 결정에는 내가 먼저여야 한다. 이 진리를 나는 너무 늦게 깨우쳤다. 상대방 때문에, 상대방을 위해서, 상대방에 의해서 만나서는, 특히 결혼이라면 안 된다. 결혼은 자원봉사가 아니다. 누군가 나의 도움이 필요해 나에게 부탁을 하고, 그 사람이 안쓰러워 보여서, 혹은 내가 상대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서 상대의 뜻을 따르는 쪽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연애도 그러하지만, 결혼이라면 더더욱 나의 삶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결정이다. 온전히 상대방과 내가 잘 맞아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 이 사람과 함께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나도 상대에게 그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남은 생애를 더 가치 있고 후회 없이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려해야 한다. 나를 위해, 내가 주도권을 쥐고 결정하여야 한다.

 

 남에게 해가 되어서도, 폐를 끼쳐서도 안 된다고 배웟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주변과 같이 가는 삶, 양보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서 교육받고 자라는 동안 나는 공격성과 결단력을 기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렸을 때 부터 나와 동생은 늘 후원하는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

........

......

...나는 쓸데없이 정이 너무 많았고, 내 것을 아끼지 않았는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부류의 사람을 만나는 동안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조금씩 배울 수 있었다. 마음이 약하고 정이 많다는 게 곧 호구를 의미하는 세상에서 나는 너무 타인 중심적인 삶을 살았다. 베푸는 삶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내게 여유가 있어야 하고, 어머니의 가르침은 내가 그런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었는데, 이 험한 세상에 맞서 싸울 만큼 나는 단단하지 않았고, 여유가 없었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나를 먼저 챙겨야 하는데, 그걸 너무 늦게 알았다. 사람은 닥 부러져야 할 때는 그럴 필요가 있다. 끊어내고 거절해야 할 때는 특히 그 결정이 나에게 피해가 될 때는 좀 더 단호하게 내가 중심이 되는 결정을 밀어붙일 힘을 길러야 한다. 나는 슈퍼맨이 아니다.

 사람을 불쌍해서 만나는 건 아니다. 특히 내 반려자가 될 사람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 불쌍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다간 되려 내가 불상해질 수 있다. "물에 빠진 놈 건져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고 했다. 문구 하나가 선조 때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데에는 많은 사람의 인생 경험이 묻어 있는 것이니 곰곰이 생각해 보고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스스로 내 결정이 너무 이르고, 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으면 멈춰야 했다. 인생은 나의 선택의 집합체이니 어쭙잖은 동정심에 '지 팔자 지가 꼬는' 그런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p127

 ...남녀가 같이 뚜렷한 직업이나 일이 없이 은퇴 이후 30년가량을 계속 같이 지내며 아내만 가사를 부담한 경우, 아내의 스트레스는 남편에 비해 세 배 이상에 달하고, 우울감은 약 두 배 높다고 한다.

p144

 살다가 무슨 ㅇ리이든 부모님이 극강으로 반대하신다면 다시 원점에 두고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알고 있던 것이고, 살면서 여러 번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들은 이야기지만, 내가 막상 그 상황에 처하니 부모님 말씀을 듣지 않고 오히려 부모님을 꺾었다. 나를 세상에서 가장 위하는. 본인들보다 내가 더 잘되길, 진심으로 내가 행복하길 바라는 이 세상에 유일한 두 사람.

p240

 ...예단이란 예물로 보내는 비단이라 하여 신랑이 집을 하는 경우 신부가 보내는 그 10% 정도에 해당하는 현금을 일컫는다고들 한다. 그땐 시랑 부모가 꾸밈비로 그 절반을 신부에게 다시 보내는 것이라고 하니 번거롭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관례였다.

p255

 아무 일도 없는 평시에는 서로 다른 시공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들도 평온을 깨트리는 이례적인 사건 하나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 다른 하나가 딸려 온다. 그렇게 그 뿌리를 향해 계속 가다 보면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던 너무 많은 것들이 근원이 되는 문제 하나를 둘러싸고 촘촘히 연결되어 있음에 놀라곤 한다.

p263

 ...사람 간의 관계에서 과도한 저자세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잘못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상대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영위하고 있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본인에게 저자세로 다가오는 사람은 더욱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대해도 괜찮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겸손하고 예의는 지키되, 내가 잘 모르는 타인으로부터 존중받고자 한다면 그렇게 먼저 굽실굽실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예비 시어머니라는 지위는 한국 사회에서 양육되어 사회적 관습에 물들어 있는 나에게는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을 뛰어넘는 특수한 자리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기꺼이 자청하여 캔 깡통에 찌그러져 들어가 언제든 포크로 지르면 찔릴 고유의 향을 잃은 통조림 복수아가 되어가고 있었다.

p206

 대화란 입으로 전하는 언어의 내용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빛, 말의 속도, 표정, 말투, 추임새, 고개 움직임을 포함한 행동, 자세 그 모든 것에 녹아 있는 태도가 더 많은 것을 전달한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끼리도 마음을 전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도, 같은 문화권에서 살며 서로 같은 언어를 구사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불편함을 주고 마음이 닫히는 이유도 같은 원인에 기인한다.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는 화자를 둘러싼 공기의 온도를 좌우하고 이러한 미묘한 기류는 단어와 문장의 사전적인 의미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p325

.... 네가 기억하는 게 없는 건 나는 너를 그렇게 막 대해본 적이 없어서라고.


 결혼을 일찍 햇던 누군가가 말했다. 시가에서 들은 상처 되는 말엔 방부제가 있어서 썩지도 않고 계속 그 자리에 그대로 남는다고. 그때는 그 말의 의미를 몰랐는데,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p336

 결혼을 할 거라면 먼저 나를 제대로 알고, 배우자 고르는 눈을 길러야 한다. 워런 버핏이 말했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 배울 것이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평생을 같이 살 사람이라면 본디 본받을 것이 있는 사람이어야 버틸 힘이 나겠지. 외모 보는 거 아니다. 언제나 늘 당연하게 "남자는 외모지."라고 외쳤던 과거의 나에게 정신 차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20대로 돌아간다면, 여동생이 있다면 그러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런 언니가 내 주변에도 없었던 것이 아니지만 듣지 않았다....

p344

...리서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이 말했듯, "관련된 이익이나 손해가 클수록 우리에게 연습할 기회란 더욱 적게 주어진다."결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햇던 어떤 결정보다 더 큰 영향을 가져올 이 결혼을 연습해 보기란 쉽지 않다.

 

 연습을 해볼 수 없으니, 분석이라도 해야 한다. 아직 죽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사전 부검이 필요하다. 내 인생에 무엇인가 잘못된다면, 그 원인은 잘못된 결혼일 것이다. 35년간의 내 삶을 바탕으로 판단해 보건대, 지금까지 멀쩡했던 그리고 크게 잘못될 일 없는 이 커리어, 원 가족, 혹은 친구 무엇도 내 삶에 이렇게 부정적 영향을 준 적이 없었다. 나를 흔들어 놓았던 것은 남자. 이성을 보는 눈이 없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의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내기 전 그와의 결혼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스무 번쯤 돌려보았다. 감정적으로 결혼 결정 자체를 내리기 전에 사전 부검을 진행했어야 햇는데, 여러 경고 사인을 접하고 나서야 뒤늦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와의 결혼이 실패로 끝난다면, 유별난 어머니, 어른이 되지 못한 그, 그리고 그 점을 받아넘길 수 없는 나의 조합이 그 원인이 되리라는 것이 명백했다.

p357

 전체 국토면적 0.6%를 차지하는 서울에 전체 인구 20%가 밀집되어 있다. 이는 전 세계 5대 도시인 런던, 도쿄, 파리, 뉴욕, 베이징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이다. 서울 근교 수도권에만 대한민국 전체인구 50%이상이 거주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인구 밀집도,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끝없는 경쟁과 줄 세우기, 높은 집단 내의 상호작용, 그에 비례해 높아지는 Peer Pressure와 사회적 비교, 평판과 남의 시선을 중시하는 문화, 그리고 매우 높은 IT보급률로 인해 더 가속화되는 정보교류. 그 모든 것들에 기해 불안과 스트레스에서 자유롭기 힘든 대한민국에 살면서, 또다시 사회적 시선을 고려해 치료까지 받지 않은 채 질환을 방치하니 높은 자살률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p360

...처음부터 존경할 수 있는, 닮고 싶은 사람을 만나자.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어 함게 살아갈 배우자의 태도, 인성, 가치관, 그 모든 것들은 무엇보다 더 강하게 나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인격이 형성되는 10대 미만의 청소년이라면 모를까. 30대가 넘어 이미 머리가 클 대로 큰 어른의 근본이 변하는 일은 없다. 그저 목적달성을 위해 잠시 가면을 쓸 뿐.

p369

 내 인생의 키를 제 3자가 쥐게 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결정권을 남에게 맡겨두고 권한 없이 그저 따르다. 그 배가 난파되면 원망할 새도 없이 그저 가라앉아 죽는 것밖에는 남은 옵션이 없다.내 인생은 온전히 내 것이다. 그럼에도 무엇인가 잘못되엇을 때 내가 아니라 남 탓을 하는 것만큼 초라한 것은 없다. 다시는 제 인생에 대한 중대한 결정조차 남을 따르고 "너 때문에."라고 부르짖는 비참한 순간이 오게 해서는 안 된다. 모든 중요한 결정은 내가 내려야 하고 한시라도 판단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p370

...내 삶에서 편안한 공간을 벗어나 새롭게 성장하는 대신, 그의 결정을 따라 그가 하자는 대로 결혼을 통해 사생활에 변화를 주어 인생의 단계를 쉽게 전환시키려 했다. 조금 더 솔직해지자. 나는 새로운 도전에 따라올 험난한 가시밭길이 두려웠고, 비겁하게도 그의 뒤에 숨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결혼을 통해 그저 더 편안한 길을 가고 싶었던 거시앋. 적당히 그럴듯한 구실을 더할 수 있는 기제를 마련했으니 스스로와 타협하고, 사회적인 나는 그대로 내려놓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조금 더 쉽고 안락해 보이던 기릉ㄴ 곧 내가 녹아내리는 길이었다. 내가 내 힘으로 얻지 않은 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인생에 공짜는 없고 쉽게 주어지는 건 결국 가치가 없는 것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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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부검: 의사 결정 전에 일의 실패를 가정하고, 그 원인을 미리 분석해 보는 것.

; 스스로도 모르게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p28

...일방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관계가 굳어지면 받는 사람은 고마움을 모른 채. 한쪽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 되고, 그 관계는 그렇게 계속되기 십상이다. 한쪽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는 걸 즐기는 경우도 있을 테지만, 그는 건강하게 지속될 수 없다. 그렇게 늘 그를 받아준 내 잘못도 있다는 것을 그대는 몰랐다. 매번 파스타를 먹어도 그와 함께면 맛있었고, 그와 같이하는 게임엔 또 열심히 빠져들어, 결국 게임아이템 모은 걸 그에게 자랑하던 게 그 당시의 나였으니.


 "헌신하면 헌신작 된다." 사회적 공감을 받아 널리 통용되는 표현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일반적으로 그러하나, 나는, 내 남자는 달라'라는 것도 없다. 결국 그 사람도 수백만 명 중 함 명일 테니. 보통 부부, 연인, 가족, 진정한 친구라면, 우리는 상대를 위해 기꺼이 양보하려고 한다.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고 마음으로 상대를 위해 행동한다. 하지만 어느 관계나 사람과의 관계는 만들어 가는 것이다. 상대가 나에게 맞추려는 노력을 보여준다면, 그것을 기억하고 반대로도 상대를 위해 내 욕심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제대로 된 사람이다. 문제는 모두가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인데, 상대가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욕심쟁이라는 걸 알았다면 멈춰야 한다.

 

 내 시간과 정성에 대한 예를 갖추자.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휩쓸려 헛되이 쓰레기에 쏟을 시간이 있다면, 나를 위해,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는 이들을 위해 한 번이라도 더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해 보자. 머지않아 좋은 사람과 함게하기에도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가 충분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가치가 없는 이에게 계속 마음이 기울어 시간과 돈, 에너지를 쏟고 그를 멈추지 못하는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을 호구라고 부른다. 살아가다 나의 진심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화답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난다면, 놓치지 말자. 그런 이에게만 깊은 마음을 내어주고 그런 이를 평생 곁에 둘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p76

 사실 그 느낌이 제일 컸다. 그렇게 오래 만났는데도 그와의 결혼에 대한 확신이 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남들이 다 하니가 해야 하는 건가? 싶었을 때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건 20대라 뭘 몰랐을 때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와 결혼하면 내가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다. 싸우면 갑자기 잠수를 타거나, 가끔 돈 많고 잘나가는 사람들이라고 하면 잠깐 관심을 보이다가 그렇게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이가 내 친구 남편 혹은 내 주위의 남자 사람처럼 그와 조금이라도 비교군이 될 것 같으면 무조건 깔보기 일쑤였으니까. 

 ...오본휘를 가르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를 만나며 pros and cons를 한두 번 해본 게 아니었다. 그런데 우습게도 결론은 늘 같았다. 싫은 건 A4에 가득 차는데, 좋은 건 '그냥'한 단어뿐이라는 것.

 

 인성이나 습관 면에서 존경하거나 배우고 싶은 점이 단 하나도 없는 남자를 언제까지 키운다는 생각으로 잘 살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가 결혼하자고 할 땐 밀어내 놓고, 막상 먼저 간다고 하니 이렇게 충격을 받는다는 게 너무 바보 같았다. 이성적으로는 아니었는데, 내 머리는 분명히 판단을 했는데, 내 마음은 멍청하게도 그에게 늘 진심이었다. 부인하고 싶었지만, 그의 단점은 수만 개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유 없이 좋았으니 그 비이성적인 감정을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었다.

; 그게 슬프지...이럴때 이성을 따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p80

 ...언제나 여유 있을 줄 알았는데, 그저 순간의 그 머뭇거림이 이처럼 예상치 못한 곳에 나를 데려다 놓았다. 의도한 상황이 아니었기에 제대로 방어막을 갖추지도 못하고, 레프트 훅 라이트 훅을 다 받아내야 하는 그런 날과 같은 삶.

; 근데...결혼이 마감시한이 있는 프로젝트라는 건 사회적 분위기인가.

p86

 사회적으로 성추행 가해자의 나이 등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가해자는 넘쳐나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여 그런 행동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다. 권력 혹은 그 지위를 기해 자제하지 않음을 스스로 선택하고 타인에게 함부로 행동하는 것일 뿐. 본인이 가진 지위와 권력에 도취되어 미련하게도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은, 얼마나 역겹고 추한 모습인지도 모른 채 본인들은 그래도 괜찮다는 면죄부를 받은 양 미친 착각 속에 살고 있었다.

 

 슬프게도 어느 직급이나 특정 레벨 이상에 다다르면 여성을 찾아보기 힘든 현시대의 사회구조하에서 마주쳐야 하는 상대방은 대부분 남자들이었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부당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분개하면서도, 공론화하였을 때의 역풍과 족히 짐작되는 2차 가해가 두려워 침묵하는 쪽을 택한다....

; 여자들에게 난이도 높은 한국에서의 사회생활...

p88

 한 사람의 장래 행태를 보장하기도 어려운데, 한국에서의 결혼은 상대방 그 한 사람뿐만이 아니라 내가 평생 모르고 살아왔던 그의 가족, 과거, 그의 사회와의 결합이다. 통제 불가능한 위험요소가 득실거리는데, 비이성적 판단을 내려도 다 안고 갈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하는 이가 없다면 굳이 쓸데없는 리스크를 부담할 이유는 없었다. 나와 맞는 정말 좋은 사람과의 결혼이 베스트인 줄은 알지만, 맞지 않는 사람과의 지옥 같은 결혼보다야 싱글로서의 자유로운 삶이 훨씬 나을 테니. 굳이 꼭 살아보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한, 현재의 삶을 유지하는 것은 꽤나 합리적인 선택지이다.

; 근데...보토은 안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p91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안드레아의 입을 빌려 말했다.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기 전까지는 절대 결혼하지 마. 네가 선택한 그 사람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되어서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되기 전에는 절대 결혼해서는 안 돼. 그전에 식장에 걸어 들어간다면 넌 치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될 거야. 결혼은 네가 늙고 병들어 아무 데도 쓸모없어질 때 하도록 해, 결혼을 하게 된다면 네가 가진 고귀한 가치와 너 빛이 바래는 걸 보게 될 거야.

; <전쟁과 평화>에 나오는 말이래...근데 톨스토이도 결혼을...애도 딥따 많이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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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사전 부검
이아소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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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미 결혼을 한참 전에 해버렸지만 각자 인생의 주인공으로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충전할 수 있는 책인지 궁금하다. 

하기쁨과 오본휘의 결혼 성사실패 이야기인데, 사회적인 시각으로 결혼을, 연애를 뜯어보게 된다.

욱하는 지점들이 많이 있다.

뭐가 부족해서 저런 남자랑 연애, 결혼을...이란...고구마 백개 기분이었다.

결혼은 성인이 되면 하는 것이다. 근데 오본휘는 성인이 아닌듯...그 엄마도.

서로가 책임지고 전제가 어른이어야지...물론 같이 살면서도 성장하지만...아무리 좋아도 살면 보이는 단점들이 있는데 아닌것 같은 길은 안가는게 맞는듯.

 

- 프롤로그 _ 위안

11년 만났는데 결혼식 한달 전에 이별...백만번 잘했다.

- 오본휘

하기쁨이 만났던 남자. 결혼한다고 문자 이별했다가 다시 연락옴.

- 군인과 고무신

허우대 멀쩡한 놈이 첨엔 잘해주다 시간이 지나면 철딱서니 없는 애가 되는거...흔한 얘기다.

- 이름 없는 원더우먼, 평강공주

아니믄 일찍 그만둬야 해. 초딩은 안되지.

- 쑥갓과 마늘로 버텨보자

백일당직.

의사만큼 로펌 변호사도 힘들구나. 역시, 특히 여자는 근무조건도 성희롱도.

뭐라해도 한국은 여자로 살기에 난이도가 높은 사회.

둘다 힘들때 여자가 보듬고 토닥이며 견딘 관계. 

혓바닥도 짧은 오본휘. 근데 분명 이런 사람 있다.

- 첫인사: "좋겠다. 우리 본휘 같은 애를 잡아서."

음...소제목만 읽어도 빡침이. 근데 흔하게 들어보는 말. 

처음 인사하는데 아니면 그만둬야 함.

- 회사근처로 가면 볼 수 있을까요?(feat. 헬리콥터 맘)

서른 다섯 아들 연애에 개입하는 엄마. 그걸 놔두는 오본휘. 헤어져야지 하기쁨.

오본휘가 그런 인간인건 부모탓도 있을 듯. 근데 남자 엄마만 그런게 아니라 여자 엄마 중에도 있음.

- 튤립 아파트.

2017년. 헐 시험보는 오본휘의 멘탈을 위해 맘에 드는 사람과의 관계 정리. 미쳤나....

서울집값. 저 와중에 집, 부동산, 결혼타령.

- 브리즈바 그리고 철쭉

친구로 지내다 결국 오본휘 여자 생김. 

10년 동안 수많은 단점에도 그냥 좋았던 감정

- 30대 중반 싱글 여자 사람으로 일한다는 건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데 아직도 그럴까.

남들 시선 때문에 결혼하기엔 자리잡은 삼십대의 싱글라이프가 아깝지.

- 락다운

새꿈을 위해 런던. 스타트업 막 하려던 때에 락다운.

혼자서 견디기 힘들어 결혼 생각.

- 재회: 다시 안만나주면 죽어버릴 거야

결혼 깨고 다시 돌아온 오본휘. 엄마가 깨도 된대서 깼대.

익숙함에 속지 말자. 너무 착해도 안되는 거...베푸는 삶도 적당히.

사람을 불쌍해서 만나는 건 아니다. 달라진 오본휘ㅜ에게 흔들리고

- 리뷰조작단

아닌건 아닌거야

- 독박가사와 다이아몬드 빛 황혼 이혼

- 0.7

 대한민국 출산율

난임은 여자만 문제인가. 남자의 생식률은?

- 된장찌개와 감자전

으흠 정상적인 가정이라면 부모 반대 무릅쓰지 말 것.

 요새 폭싹 속았수다 땜에 이런거 읽으면 충섭이랑 관식이랑 생각남.

상견례 음식? 불행의 시작은 비교다.

성공적인 결혼은 쌍방이 끝없이 맞춰가야 한다.

당사자의 정신상태가 서로 수평?

기본적인 마음의 수평이 맞아야 한다.

마음에 걸리는게 있으면 안가야 하는데...

- 결혼공장.

비이성적인, 비합리적인 결혼식비용.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신경쓰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보여주기 문화의 결정체

결혼비용문제와 오본휘의 파토난 결혼식과의 비교로 껄끄러운 관계.

- 결혼준비!: 우리 한 팀 아냐?

시어머니 자리의 이런저런 요구. 둘이서 똑같이 분담되지 않는 준비과정. 경제적인 문제 뿐 아니다.

- 결혼준비2: 코르티솔

하기쁨의 열받음에 동의하면서.

뜬금없이 오본휘같은 의사가 많을 거라는 현실적인 생각과 혹시 내 딸이 의사랑 결혼하게 되면 잘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빛 좋은 개살구를 걸러야 하니까.

변호사인 여자가 실무도 하고 빚있는 남자 때문에 경제적 부담까지. 언제까지 할래...그만둬야지.

- 구세주, 살살 좀 해요

오본휘 엄마 진짜 밥 맛. 물론 오본휘도...진짜 하기쁨 말도 안돼.

배려도 없고 저런 집이면 그냥 엎어야 됨.

- 마"찮"가지

집안일 분배, 육아문제, 당근 열받지. 경제 기여도와 상관없이 만약 혼자라면...

남의 집 아들을 키우는 일 쉽지가 않다. 안 그런 사람도 있긴 하겠지.

시어머니 이슈. 결국 오본휘도 그렇겠지.

-58년생 개띠(FEAT. 보상심리)

시어머니 천정례의 인생. 보상심리를 가진 이가 오본휘의 엄마 뿐일까.

딸가진 엄마도 마찬가지일테고 의외로 자신과 자식의 삶을 분리못한 많은 부모, 엄마가 존재한다.

당사자가 잘해야...

- 그녀의 한복사랑

한국사회에서의 학벌주의 비판 잠깐.

그리고 상류층의 결혼문화? 급? 비교.

결혼은 혼자서 준비할 수 있는게 아니다.

준비할 때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지.

- 통조림 복숭아.

굽실거릴 필요없다. 예의는 지키되. 

그리고 평소 말투, 태도로 인간됨은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초딩같은 남자는 초딩일때만 이쁜 법.

엄마가 그렇다고 자식까지 그러면 당연히 더 문제다. 다른 사회화로 교정되지 않았다는 건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거니까

- 남편보다 더 남편같은 아들(feat. 상견례)

끔찍한 말이지. 상견례자리서 상대방 부모에게 저런 말 할 수 있는 멘탈 교양이면 아웃이다.

하나를 보면 당근 열을 아는데...

근데 나도 많이 들음...남편같은 딸...끔찍하지.

- 귀인: 조상님이 보우하사.

드뎌 기쁨이 제대로 된 선택을 하기 시작함

- 역치

잘 참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할말 다하니 속 시원하네.

결국 오본휘가 문제.

- 다시 이별

그때그때 참지 말기. 부당함은 그때그때.

어쩌면 제대로된 육아...성장이 먼저다. 사랑보다.

- 결혼사전부검

잘했구만 힘들어하고 그래. 용기내서 깨길 훨 잘한건데.

- 인생의 키

가까운 사이. 마음을 줬던 만큼 상처를 받는 것. 

존경할 수 있는 닮고 싶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순간순간 좋았던 점도 분명 있었겠지.

그치만 내 기회를 버리면서 선택할 타인은 없다.

남자 때문에 결혼 때문에 기회를 차버리지 말 것.

자기가 선택하고 책임질 것. 그것이 어른의 삶.

내 힘으로 얻지 않는 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인생에 공짜는 없고 쉽게 주어지는 건 가치가 없는 것들 뿐이다.

- 에필로그_ 중심.

헤어진데는 이유가 있을 것. 다시 만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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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자는 죽어주세요
프리키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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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집었는데 끝가지 읽긴 햇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음.

읽는내내 뭐지 했는데...평행우주 세계관. 이걸 SF라고 해야하나...
근데 평행우주에서 굳이 이런 자극적인 소재여야만할가 뭐 논란이 되는 이야기가 재미이긴 하겠지만...
개인의 취향이니...
여튼 수많은 평행우주 그리고 그걸 관장?하는 존재?
생각은 부르지만...그래도

p3
"내 삶이 끝나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주는 어떻게든 계속될 것이며,
나의 작은 일에도 지속성이 잇다면 좋겠다."
- 에르반 슈뢰딩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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