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조화의 물결 속에서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게나.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버리고 다시는 혼자 깊이 생각 마시게. - 도연명

p23

...인간 세상에서 살려면 시간의 제약을 받아야만 한다. 시간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시간이 날 일깨워주고 시간의 가치를 알려주고 있다...."짧은 한순가도 가볍게 여기지 마라"....

p35

 행운에도 크고 작음의 구별이 있고, 불행에도 크고 작음의 구별이 있다. 그런데 이 둘은 종종 정비례 관계를 보인다. 행운이 크며 클수록 불행도 심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높이 올라갈수록 심하게 떨어진다"....

p46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알라."

.......

 옛말에 '지족상락'이라는 말이 있다. '분수를 알고 지켜 항상 즐겁게 산다'는 뜻이다. '분수를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전에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생활이나 소망 등) 에 만족할 줄 안다"로 나와 았다. ......

 때와 장소 외에 '정도'의 문제도 있다. 적당한 선을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분수에 맞다' '분수에 넘친다'는 등의 말이 바로 이 '정도'를 가리킨다. 하지만 적절한 선을 지키기란 매우 어렵고 사람마다,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 굳이 일정한 기준을 찾는다면 '오랜 시간에 걸쳐 습관적으로 굳어진 것'....

p54

 ...'불평하지 않는다'...어떤 일에 직면하든 무턱대고 불평하고 투덜대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에 의한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다.

p55

...'끝내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내버려두는 것. 그저 가을바람 불어 귓가를 스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

커다란 조화의 물결 속에서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게나.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버리고

다시는 혼자 깊이 생각 마시게.

p56

인생 백 년 사는 동안

하루하루가 작은 문제들의 연속이었네.

제일 좋은 방법은 내버려두는 것.

그저 가을 바람 불어 귓가를 스칠 때까지 기다리세

p67

 나 자신을 포함해 그 어떤 사람도, 또 그 어떤 생물도 좋은 것을 가까이 하고 나쁜 것을 피하려는 본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난 그 누구도 - 날 때렸던 사람들까지 포함해- 원망하지 않았고, 또 누구에게도 보복한 적이 없다. 내가 아량이 넓어 세상 모든 것을 너그러이 용서한 때문이 아니라, 세상사를 꿰뚫어보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의 입장이었더라도 그들보다 더 잘 행동했을 거라고 장담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p73

 ...'적응'은 '영합'과 달리 좋은 것, 진보하는 것에 맞추어 따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조금 어렵더라도 기꺼운 마음으로 극복해낼 수 있는 것들을 따라가는 것이다. 살다보면 반드시 '적응'해야 하는 일들과 마주치게 되는데, '적응' 에 성공하면 곧 '진보'하게 된다.

p95

 세상을 살면서 반드시 잘 처리해야 하는 세 가지 관게가 있다. 첫째는 사람과 자연의 관계이고, 둘째는 가족관계를 포함한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며, 셋째는 마음속에 잇는 이성과 감정의 대립과 균형 사이의 관게다. 이 세 가지 관계를 잘 처리한다면 유쾌한 인생을 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삶이 너무도 고달파진다.

p179

 "비결이 없는 것, 또는 비결을 찾지 않는 게 내 비결이오."

p184

 노년의 건강비결은 사실 특별할 게 없다. 잘 먹고, 잘 누고, 잘 자고, 대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 세상의 진리는 모두 원래 그렇게 평범한 곳에 있지 않던ㄷ가?

p189

 노인들에게 충고 한마디 하고 싶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혈기가 쇠하여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으니 각별히 말을 조심하기를.

p195

 세월이 아무리 변해도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서 사고의 경직화를 고수하는 것은 바람직하겠지만, 단순히 잘 이해할 수 없어서 경험해보지 못해 낯설어서 열린 사고를 못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p216

 너무 깊게 생각하면 도리어 삶이 다치게 되니

 마땅히 대자연의 운에 맡겨두어야지.

커다란 조화의 물결 속에서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게나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버리고 

다시는 혼자 깊이 생각 마시게

p227

 "언제부턴지 모르겠지만 난 줄곧 이렇게 걸었습니다. 제가 가려는 곳이 바로 앞에 있습니다. 수없는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지만, 계속 그곳을 향해 가야 합니다. 또 앞에서 재촉하며 날 부르는 소리가 있으니 쉴 수가 없습니다."

p245

 눈에 병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실명한 것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 아닌가. 구순의 노인이 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너무도 정상적인 일이다. 오히려 아무 이상도 없는 것이 이상하다. 그러므로 절대원망하지 않고 편안하게 생각하는 게 상책이다. "좋지 않은 일이 지나가면 편안함이 온다"라는 옛말도 있다.

p272

 이 책에서는 불완전한 것이 비로소 인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평범한 진리의 숨은 의미르 이해하는 것이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좋은 일이라고 권한다. 어차피 인생은 물완전한 것이므로 그것을 받아들이면 불만과 짜증을 덜 수 있고, 남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불완전한 모든 것에 대한 핑계로 악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음으로는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몸으로는 그것을 개진해나간다면, 그의 말대로 '불완전한 것이 인생'이라는 진리가 사회 전체의 인정과 단결에도 도움이 되리라.

p273

 같은 맥락으로 책 전반에서 강조되고 있는 것이 '평정심'이다. 인생의 불완전함을 인정한 후에는 모든 것을 '그러하다'고 보는 마음이 중요하다. 행운이 오든, 불행이 오든 동요하지 않고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마음이 곧고 단단하면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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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지나간다
지셴린 지음, 허유영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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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노학자 인생 조언 쯤 될 듯.

요즘 내게 필요한 평정심 찾는데 도움이 됐다. 

한번씩 이래서 책을 못 끊지. 

필요할 때 마법처럼 걸린다. 이런 책이

<4장. 지나가는 생의 옷자락을 놔줘라>의 소제목들이 반백살이 된 내게 잊지 말자고 일러준다.


- 프롤로그. 늘 궁금한 단어, 인생. 

인생의 의미, 가치는 무엇인가.

수동적이고 어리둥절한 인생을 살면서도 여전히 할 수 있는 것. 

나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개운해지고 눈이 맑아질 것.

1장.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마라.

- 웃으며 가다.

피할 수 없는 것을 대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피하지 않고 편안하게 대하는 것이다.

- 시계의 초침 소리.

"짧은 한 순간도 가볍게 여기지 마라"

자연에 순응하는 것.

시간의 가치를 알고 순응하며 사는 것.

- 이어달리기

인생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토론할 시간에 차라리 실질적인 일을 몇 가지 더 하는 것이 낫다.

인생에 정말로 의미와 가치가 있다면, 그 의미와 가치는 인류 발전의 임무를 계승하고, 후손들에게 탄탄한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있을 것이다.

- 완전한 인생은 없다.

"누구에게나 읽기 힘든 경전은 있다"

"불완건한 것이 비로소 인생이다."

자신에게는 불만과 짜증 덜 내고 타인을 이해하고 원만하게 살 수 있다.

- 행운과 불행의 동행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화의 곁에 복이 기대어 있고, 복의 곁에 화가 엎드려 있다. 

누구 그 끝을 알겠는가? 그 바름이 없으니"

- 성공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성공: 예기한 결과를 얻는 것.

천부적인 소질 + 근면 + 기회 =성공.

한유는 "학업은 부지런한데서 정진되고, 노는데서 황폐해지며, 행실은 생각하는데서 이루어지고 마음대로 하는데서 허물어진다."

- 착한 사람, 나쁜 사람

사람의 본성 가운데 첫째는 생존하려는 것이고, 둘째는 추위를 피하고 배불리 먹으려는 것. 그리고 셋째는 발전하고자 하는 것.

"사람의 본성은 악하니, 그 선함은 인위다" 

인위랑 가짜랑 같은거 아니다.

-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 해야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

- 좋은 스트레스

- 그저 가을바람이 불 때까지 

- 뜻은 십리를 달리네

- 내일이면 또 오늘을 그리워하리

2장. 다시는 혼자서만 깊이 생각하지 마라.

- 냉담한 세상

- 인연과 운명을 믿는 사람

진인사대천명, 천명에 따른다고 생각하면 평정심 유지 가능하다.

- 영합과 적응

적응하면 진보하게 된다.

- 겸손의 적절한 선

위선, 조심, 동서양의 차이 

- 제대로 참는 법이란

- 친구가 함께 한다면

신, 의

- 사랑을 말하다

꼭해야 하지만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꼭 떼어놓기

- 세대차이를 지지하는 이유

변화, 진보, 인류의 진전

- 사람과 자연

- 맹목적인 효는 효가 아니다.

- 집은 언제나 아늑해야 한다

진심, 인내, 사랑, 이해

- 어머니와 산수화

- 더 없이 푸근한 가족

안분지족, 고마워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듯

3장. 나를 가두지 말고 차츰차츰 나아가라.

-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 독서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들

- 더 멀리, 더 깊게

지식, 외국어, 국어, 이론

- 잘 담아야 내 것이 된다

- 시간은 만들기 나름

- 나는 천재가 두렵다

자만심 주의

- 뜻을 굽히지 않는 자존심

- 살아 숨쉬는 시선

남의 논문도 보기

- 헛된 명예를 위한 사기극

학문적 양심, 덕

- 야심만 크면 자기 안에 갇힌다.

사상가와 철학가

-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쓴다.

나는 읽는다. 할 수 있을 때까지

- 내 머리에 씌워진 월계관

- 날 '국보'라 부르는 사람들

너무 겸손하지도 허세를 부리지도 않게 적절한 수준가지기

- 나를 이끈 참 스승

4장. 지나가는 생의 옷자락을 놔줘라.

- 늙어간다는 것

차츰차츰

- 아주 간단해 보여도

- 나이 들어 말이 많으면

말조심!

- 대접 받고 싶은 욕심

- 머릿 속 굳은 살

세월이 아무리 변해도 지켜야 할 가치는 고수. 단순히 이해할 수 없어서 경험해보지 못해 낯설어서 열린 사고 못한다면 문제다

- 나이를 받아들여야 할 때

전략상으로는 늙었음을 인정하지 않되. 전술상으로는 늙었음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 산책교수

- '0'부터 시작하기

남이 나서서 깨우쳐주거나 고쳐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 우선 문을 열라

- 신세 한탄이라는 낡은 습관

- 죽음이라는 두 글자

- 불합리한 세상에서 살아가기

애간장이 끊어지게 불평하지 말고 넓은 도량으로 세상을 넓게 보라.

- 무덤과 백합

원하든 원치 않든 앞으로 걸어가지 않으면 안된다.

- 내 나이 아흔

이 길은 누구도 대신 걸을 수 없다.

인생에 대한 미련, 사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의 교차

- 눈이 어두워지기 전에 미처 몰랐네

90순에 눈수술을 하여 시력 찾음. 나도 안과 가볼까.

- 초연해지려면 멀었다

아흔이 넘어도 피부병 때문에 히스테릭해지더라는?

- 귀가

집이 가장 아늑하고 넉넉한 공간이 될 수 있길

- 새벽 네 시 반

사는 것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

노인들이 많아질텐데...그냥 시간만 보내는 건 아니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세상에 나은 방향으로 영향 미치자.

- 에필로그, 다시 오늘을 산다.

"우리 지금부터 꼼꼼하게 삽시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자의에 의한 일이 아니기에 그저 그 나이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

- 옮긴이의 글

우리에겐 어른이 필요하다.

"당신 삶에도 겨울이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얼어죽고, 어떤 사람은 스키를 탄다"

- 토니 로빈슨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자신의 마음가짐과 자신을 단단하게 해줄 조력자에게 달려 있다. 백년 가까이 산 지센린의 이야기 만난 적도 없지만 조력자라고 생각할래.

불완전한 것이 비로소 인생.

그 평범한 진리의 숨은 의미 이해하는 것이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좋은 일.

생에 대한 집착 버리는 것보다 모든 것을 태연하게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평정심"

인생의 불완전한함을 인정한 후에는 모든 것을 '그러하다'고 보는 마음이 중요하다.

단순히 늙어가지 않기 위해 사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잘 살아내야 한다.

평정심을 갖고 자신의 인생을 대하며, 독단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남과 적절히 어울린다.

자신을 가두지 말고 천천히 항상 나아가며, 노년에는 륵어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게으르게 행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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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하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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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유고 시집.

일주일동안 필사함.

마음 다스리기? 명상? 같은 걸로. 

이 생각 저 생각하면서 한편씩.

읽는거보다 쓰면서 생각하기 좋았다. 

시인의 메모 부분 읽으면서 예전 시들까지 쭈욱 다시 볼 수 있었다.


어쨌든 나는 돌아가야만 한다

내 시의 유일한 자양분은 그리움

그리워하려면 멀리 있어야 하므로


말이 이쁜 시도 좋지만 생각이 이쁜 이런 시들 좋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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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5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그저 글을 써서 돈을 벌 수만 있으면 되는 삶. 

 그것이 스무 살의 내가 간절히 꿈꾸던 삶이었다.

p155

... 아무리 힘겨운 상황에서도 겨자씨만 한 행복이라도 찾아내는 것이 김종미와 M의 특기였다. 김종미와 M의 무한 긍정은 다소 대책 없는 측면이 있는 반면에 조하나와 나는 지독한 현실파에 가까웠다. 우리 넷의 관계가 10년 동안 별 탈 없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이런 밸런스 때문이 아닐까.

p221

 어쩌면 사는 건 몰랐던 통증을 늘려가기도 하며, 그 통증에 익숙해지기도 하는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울적하기도, 담담하기도 한 생각이었다.

p239

 감정의 경제성.

 그것은 내가 이금희 선생님을 보면서 가장 자주 떠올렸던 키워드이기도 하다. 선생님은 모든 종류의 자극에 쉬이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다. 선생님의 삶은 지나온 과거나 먼 미래에 있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지나간 일에 머무르지 않는다. 감정의 괴물인 나라면 족히 몇 달을 잡고 늘어질 만한 사건이 닥쳐도 이금희 선생님은 금세 훌훌 털어버리고 앞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이다. 지금 좋으면 미련 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고 그러다 인연이 다 되면 또 후회 없이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가는 삶. 미움과 슬픔뿐만 아니라 후회, 비뚤어진 애착과 같은 감정들도 선생님의 사전 속에는 들어갈 일이 없을 것만 같았다. 나는 이금희 선생님을 볼 때마다 세상만사에 통달해 언제나 웃고 있는 도인과 같은 모습이 겹치고는 했다.

p242

...그저 자연스럽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는 말에, 그리고 "진실한 반응을 보이는 데 작가님만큼 적합한 사람은 없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발자취를 좇고, 마음속에 들어가보는 것은 그동안 내가 소설을 써온 과정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p288

 외적인 젊음과 내적인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듯, 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애써 노력하지 않고서는 영원할 줄 알았던 관계도 쉬이 퇴색되기 마련이다. 우리를 단단히 묶어주는 결속력의 중심에는 조하나의 마음 씀씀이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 강한 친구들을 하나로 묶으려는 부단한 노력이 있던 것 같다. 마치 아픈 고양이를 돌보는 것과 같은 그런 마음 말이다. 종미와 M 못지 않게 깨달음에 호들갑스러운 나는 새삼 모두에게, 심지어는 조하나에게도 조하나 같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는 나답지 않은 기특한 생각을 했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지만, 이런 찰나의 노력들이 모여 결국 우리 인생을 구성하게 되는 게 아닐까? 나는 지금 이 순간의 반짝임이 곧 인생이라고 믿기로 했다.

p293

 대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내 일상의 장소들과 내 삶에 연루된 수많은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다. 그들이 내게 주었던 어떤 따뜻함이나, 깨달음에 대해서도, 물음표와 느낌표, 말줄임표만이 가득한 내 삶에서 유일하게 쉼표를 가능하게 해주는 건 나의 친구들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쓸데없는 농담이나 하고 맛있는 음식이나 나눠 먹는 그런 존재들 말이다.

p297

...잘 다뤄진 불안은 내일을 대비하는 완벽한 방패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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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박상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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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게으름, 그리고 완벽주의가 만난 환장의 콜라보(김이나)를 가진 작가의 글 기대된다.

잘 다뤄진 불안은 내일을 대비하는 완벽한 방패(김이나)

오, 맛깔나게 잘 쓰는데...

주변 사람들도 다 재밌는듯.

본인이 재밌고, 자신을 잘 파악하고 주변인도 따뜻한 시선으로 보기.

조하나, 김종미가 아는 사람 같아진다. 이금희 아나운서, 김연수 작가, 송지현 작가도.

유쾌하고 가볍게 읽기 좋았다. 또 찾아 읽을 듯. 


프롤로그.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그저 작은 빈틈

1부. 단 1퍼센트의 빈틈을 찾아서

- 서툰 여행자를 위한 보험

- 난생 처음 공부하지 않은 날

- 대관령에선 비상등을 켜야 한다

- 눈물은 언제나 나의 몫

- 대탈출 프로젝트

- 스무 살의 낙원

- 빛이 고이는 곳

2부. 가파도 롱 베케이션

- 슬럼프의 가파도

- 가파도 아침 풍경

- 건축학의 역습

- 울려라, 긍정 메들리

- 날씨와 넷플릭스는 예측대로 되지 않는다.- 고양이가 떠난 자리

- 보름달 미스테리

- 갯강구의 이름은 엘리자베스

-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눈물과 가파도 파스타

- 선녀탕에는 선녀가 없다

3부. 억지로 쉽표 찍기

- 감정의 경계성

- 조인 마이 테이블

- 이 글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리라

- 서른 다섯의 사춘기

- 순간의 반짝임

에필로그. 쉼표 뒤에 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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