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어드의 미국 주식투자 원칙 - 테슬라, 메가 트렌드를 보다
레이어드 지음 / 포르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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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하는 딸램에게 미국주식 추천하느라 권해본 책.

매일 천원씩하는 나랑은 좀 다른 ...그래도배울 건 있음.

저자가 테슬라를 발굴하고 오래 투자해서 성공한 경험에서 나온 책.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주식. 글로벌 성장주. 집중투자.  해야되는 세가지.

파생상품 금지, 대출 신중. 차트분석 조심 안해야되는 세가지.

분석을 못하는 나는 펀드나 etf에 들어있는 종목 중 마음에 드는 걸 소수점, 무지성 적립하는 편.


p61

 아크인베스트는 '증기기관- 철도- 전화- 자동차- 전기- 컴퓨터- 인터넷'이라는 과거의 흐름을 거쳐, 최근의 산업 흐름은 다음과 같이 크게 5가지로 요약된다고 본다. 즉 '인공지능, 에너지 저장, 로봇 공학,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블록체인 기술'이다.

p71

 주식투자가 부담스러워서 간접투자 상품을 원한다면, 현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ETF를 추천한다. 예를 들어 SPY,TLT, QQQ는 유동성이 많아 거래하기 쉽고, 기초자산(예컨대 미국 대표 우량주 또는 채권 추종)의 경우 성장성과 안정성이 좋다. 최근 한국에 상장한 나스닥 100 관련 상품이나, S&P500 현물과 관련된 ETF상품도 추천할 만하다.

p91

 이후 제시하는 파괴적 혁신 기업의 기준은 반드시 모두 충족해야만 하는 절대적 요소는 아니다. 그러나 이 기준을 자세히 설명하는 이유는, 파괴적 혁신 경향을 가진 기업이라면 갖추어야 할 요소를 보는 안목을 키우도록 하기 위해서다. 체크리스트 개념은 아니라는 뜻이다....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나는 주식투자가 완전히 공학이나 수학의 영역이라기보다 어느 정도 인문학에 가깝다고 본다. 경제, 사회, 정치 등 인간 삶의 다양한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고민하다 보면, 어느 정도 안목이 생긴다. 그리고 인류의 변화에 대해 고민해야만 한다. ....

p111

 '데이터가 돈'이라는 것은 이미 여러 기업을 통해 확인되었다.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는 고객의 데이터에 대한 독점적인 권리와 그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 디바이스 및 소프트웨어 역량을 모두 갖췄다. 이 기업들은 독점적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서 더 높은 멀티플(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해 투자자가 부여하는 가중치), 즉 PER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전통적인 기업보다 훨씬 높이 평가되는 기반이다.

p129

...파괴적 혁신 기업의 대포적인 예인 쇼피파이 역시 엄청나게 돈이 많이 드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있다. 쇼피파이는 좀 더 먼 미래를 보고 있다.

 그렇다면 CEO가 탁월한 천재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또 다른 방법은 무엇일까?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자신만의 길을 꿋꿋이 걸으며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남다른 기업가일 가능성이 크다. 나의 주변에 실리콘밸리로 간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그 천재성을 대략 가늠할 수 있다. 그들은 대부분 단순 명문대 출신보다는 과학고등학교 동문 출신이 많았다. 내가 경험한 그들의 능력은 국내의 일반 대기업의 우수한 인재와 비교할 때 엄청난 차이가 난다. 세계 곳곳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드는 실리콘 밸리의 인재 풀을 대충 가늠할 수 있다느 의미다.

p217

PSR= 시가총액/ 연매출액

PSR이 1.5 를 넘으면 피하고, 3이 넘으면 절대로 사지 않는다.

PSR이 0.75이하이면 적극적으로 매수를 탐색한다.

PSR이 3~6이상이면 매도한다.

p230

 세부적인 매도 시점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단기적으로 주가가가 크게 올라서, 장기 목표주가(10년 이후의 목표주가)에 도달했을 경우 매도한다. 테슬라에 대한 장기 목표주가는 최소 1만달라(주식분할 후 2000달러)다. 둘째, EPS가 미래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단기적인 이슈가 원인인지 장기적인 이슈가 언인인지 파악한 뒤 장기적인 이슈라면 매도한다. 셋째, 모두가 인정하는 성장 스토리가 무너지면 매도한다. 과점 또는 독점 상태에서 시장이 조금씩 커지더라도, 새로운 성장 스토리가 없다면 무조건 매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OO년대의 마이크로소트프', 'ㅇㅇ년대의 토요타'라는 말이 나오는 경우다. 넷째, 성장주가 배당을 주기 시작하면 매도를 고민해야 한다. 다섯째, 한 줄로 성장 스토리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매도를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EPS가 커지고 있고, 그 커지는 비율이 계속 유지된다면 주가는 꾸준히 상승할 수밖에 없는 펀더멘털을 가지고 있으므로, 주가의 당락에 상관없이 홀딩하는 것이 원칙이다. 단순히 주가가 등락할 때는 절대 매도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궁금해하는 미국 성장주의 가장 큰 장점은 매매(트레이딩)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한번 매수하면 기업이 장기적인 성장성을 잃을 때까지 꾸준히 홀딩해야 한다. 특히 파괴적 혁신 기업에 대한 자신의 수익률이 100%넘은 상태인 '보유자의 영역'에 들어갔다면 더욱 그렇다.

p246

 특히 '보유자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멘탈을 관리하기가 좀 더 쉬워진다. 보유자의 영역을 수익률이 100%를 넘은 ㅅ낭태로 정의해보자. 이때가 되면 조금 익절해도 되고, 좀 더 여유 있게 주가 변동성을 즐길 수 있다. 이는 매매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매매를 시도하면 5~30%수익을 보겠다고 포지션을 놓쳐버리고, 결국 나중에는 멘탈이 붕괴될 정도로 심각하게 힘들어질 수 있다. 이는 더 좋은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 다시 적절한 저점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매매를 하는 순간 보유자의 영역을 벗어난다. 즉 평단가가 높아져버린다는 의미다. 그러면 주가 등락을 견디기 어렵다. 한동안 주가가 하락해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더라도 매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작은 유혹에 빠져 트레이딩한다면 포지션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주위의 많은 사람이 파괴적 혁신 기업 주식에 대한 트레이딩 후 포지션을 놓치는 것을 너무 많이 봐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최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자.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을 보며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멘탈 관리를 해보자. 주가보다는 차라리 기업의 비전과 그들의 비즈니스를 공부하는 것이 낫다. 국내외 증권 관련 자격증을 따는 것도 적그적으로 추천한다. 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고 ㅅ시장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효과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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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9  

 이럴 줄 알았다. 만약 내가 경쾌하게 말하지 않고 기죽어서 대답했으면 이렇게 2절까지 하지 않았을 거였다. 그에게는 내가 점심시간을 3분 더 썼다는 사실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아랫사람인 내가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이, 자신의 나이와 경력과 그로 인한 권위를 세워주지 않는 것이 못마땅한 거였다.

p95

 나는 매일매일 모래알처럼 작고 약한 걸 그러모아 알알이 쌓아올리고 있었지만 그걸 쌓고 쌓아서 어딘가에 도달하리라는 기대도 희망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냥 그 행위를 멈추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위안 삼으며 그런 동작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여태껏 쌓은 건 지나가는 누군가의 콧김 같은 것에도 쉽게 부스러져내릴 수 있다는 사실은 구태여 직시하지 않을 뿐 이미 잘 알고 있었다.

p98

...그냥, 인생 자체가 그랬다.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해가 지날수록, 한살 더 먹을수록 늘 전보다는 조금 나았고 또 동시에 조금 별로였다. 마치 서투른 박음질 같았다. 전진과 뒷걸음질을 반복했지만 그나마 앞으로 나아갈 땐 한땀, 뒤로 돌아갈 땐 반땀이어서 그래도 제자리걸음만은 아닌 그런 느낌으로. 그렇게 아주 조금식......천천히.....서서히.....차츰차츰.....매일매일.....하루하루....그뿐이었다. 대체무엇을 감히 더 바랄 수 있을까?

 이런식의 박음질이 더는 지겨웠다. 나는 그냥 부스터 같은 걸 달아서 한번에 치솟고 싶었다. 점프하고 싶었다. 뛰어오르고 싶었다. 그야말로 고공 행진이라는 걸 해보고 싶었다. 내 인생에서 한번도 없던 일이었고, 상상 속에서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기대조차 염원조차 해본 적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바로 지금, 그것이 내 눈앞에 번쩍이며 펼쳐져 있었다.

p104

 물론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악의가 없다. 그냥 자기 주변의 일상적인 소재로 평범한 대화를 했을 뿐이다. 나를 쪼그라들게 하려는 의도 따위는 티끌만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게 사람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할 것이다. 타인을 주거지와 부모의 직업으로, 재력으로 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교양있는 시민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천박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람을 사람 자체로만 볼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이런 태도가 형편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들의 지나가는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선을 그은 다음 나 자신을 아래에 위치시키고 거리를 뒀다.

 아......그래서 이렇게 월급 짜게 주는 회사 다니면서도 저렇게 표정이 좋았구나. 일도 재밌게 하고, 야근해도 보람 있어 하고, 열정이 넘치고, 저런 애들은 여기서 박봉 받으면서 일해도 결혼할 때 엄마 아빠가 집 사주고 차 사주겠지? 못 사줘도 일부라도 보태줄 거 아냐? 마음이 되게 편하겠다....야....진짜로...... 걱정이 없겠다.....저렇게 살 수만 있으면......되게 든든하겠다.....저 사람은 내가 이렇게 옹졸하다는 걸 모르겠지? 아마 날 좋아할지도 몰라....생각이 여기까지 오면 여유 있는 집안에서 자란 게 부런운 게 아니라 사람을 그 사람의 존재만으로 볼 수 있는 건강한 마음이 부러웠다. 반대로 나는 속으로 이렇게 좀스럽게 굴면서 쉽게 사람을 좋아하지 못했다.

p119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둘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묘하게 박탈감이 느껴져서 불쾌하다고 했다. 말도 안 되는 큰돈을 벌고 있다는 이야기를 매일같이 가까이서 듣다보니 자신은 그냥 평소와 똑같은 일상을 살고 있었을 뿐인데 갑자기 뭔가를 크게 잃은 기분이 든다는 거였다. 가상화폐에 관심없는 내가 바보인가? 가만히 있는 사이에 손해를 보고 있나? 하는 생각이 자기도 모르게 스쳐지나간다고 했다.

p162

 ...자신에게 원래 있는지도 몰랐던,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빠져나간 자리. 그 흔적만이 남은 얼굴. 월급 받아 먹고사는 사람들의 얼굴.

p259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기대가 없던, 아니 그게 무엇인지조차 모르던 나날들. 더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라던 시간들. 그런 게 너무 당연해서 서글프지도 않고 억울하지도 않고 그저 일상이었던 매일과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묵고 묵은 얼룩 같은 초라한 마음들의 모양을.

 p309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을 정말로 싫어한다고. 그렇게 사람을 아래로 보면서 하는 말이 어디 있느냐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 정도'라는 말 앞에 '나한테는 아니지만'이 생략된 것 같다고 했다. 나한텐 아니지만 너한테는 그 정도면 족하지. 그 정도면 감사해야지. 그런 말들. 기만적이라고 했다. 그런 종류의 말을 하는 사람의 면면을 잘 봐두라고 했다. 그게 정말로 자신을 포함한 누구에게나 모자람 없이 넉넉하다고 생각해서 하는 말인지를.

p328

 위험은 우려. 모험은 무릅쓰는 것.

 위험과 모험 사이 어딘가에 우리 셋이 점점이 앉아 있었다.

 나 역시 우려를 무릅쓰고 모든 걸 걸어보기로 마음먹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의구와 신중 같은 건 사치일 뿐이라고 여겼던 순간을. 달콤한 제안에 꼼짝없이 현혹되었던 순간을.

p331

 두려움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깎여나가 떨어진 돌가루만큼, 딱 그만큼만 물러설 뿐이었다. 깎이면 깎이는 대로. 그때그때 조금식 뒤로 비켜서면서 추락의 시기를 기약 없이 유예하면서.

p356

 서로 다른 열도를 지니고 있지만 모든 욕망은 주체로 하여금 그 실현을 향한 모험을 추동한다. 실제로 이 작품의 커다란 매력 중 하나는 모험담의 형식을 취한 데 있다. 거기에는 낯선 땅을 향해 용감하게 닻을 올린 리더가 있고 그 리더를 다르는 충실한 협력자가 있으며, 처음에는 사사건건 발목을 잡다고 모종의 계기로 회심한 뒤 누구보다 열심히 모험에 빠져드는 캐릭터가 있다. <로빈손 크루소>나 <보물섬>처럼 우리가 어렸을 때 즐긴 대표적인 모험담들이 제국주의적 팽창으로 대표되는 당대의 욕망을 은밀하게 반영하고 있었던 것처럼 이 작품 역시 오늘날 청년들의 포기되지 않은 욕망에 의해 전개되는 한편의 모험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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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까지 가자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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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직장인의 2017년 일기. 

마론제과 다니는 박봉의 직장인 여성 셋의 이야기.

요즘 보통 젊은이들 이야기인가.

어렵사리 공채로 입사하고 제대로 살아보고자 애쓰는 젊은이들.

셋의 이야기를 보다보니 내 젊은날과 내 아이의 젊은 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원룸, 방. 암호화폐, 직장에 대한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아직 어려서 그런가. 그 안에 있을 땐 원래 그게 다인 거 같고,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좋지 않은 쪽으로 비교하는 마음 없을 순 없겠지.

젊은이들의 가상화폐 투자 이야기 보다 보니 나도 해볼까 싶어지는 아줌마는 아직 어려서 그런가.

리모아 캐리어도 찾아봤다는.

술술 읽어진다.

1부

- 다행이야

- 무난이들

- 강풍주의보

- 1.2룸

- 강은상회

- J커브

어쩔 수 없는 마음들이겠지만 자기 삶에서 만족하고 있는 자리에서 성실하게 잘 지내기가 ...쉽지가 않... 

2부

- To the moon

가상화폐투자

- 연월도사

직장사람들과 점 보러가지 말 것.

- 신제품의 맛

 입사동기끼리 야근. 지나면 추억이겠지. 이런 것들이 직장 생활을 견디게도 해주고

- 마지막 탑승 안내

비행기 늦은 지송이. 어쩌면 셋 중 젤 철딱서니 없지만 또 젤 순수한 ...

- 인피니티

인피니티 풀...묘사가 정말 마음 아프다.

- 골든 웨이브

- 오오

- 너와 나의 테이블

- 두번째 생일

- 시베리아 북서풍

- 돈의 속성

- 플래시?

- 소년등과일불행

3부

- 낭식과 고요

8달만에 33억 번 은상언니. 야수의 심장이구나...부럽지만 나는 못할...쿨럭.

- 나뭇가지에 실처럼 날아든

- 돈은 어디로 가나요?

- 에필로그

다행이다. 다들 이익봐서

해설) 아폴로 프로젝트.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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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  

...요즘 젊은이들은 코앞에 가져다주는 것에 익숙할 뿐, 우리가 어렸을 때 배웠던 것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다 큰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그들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잇을까? 정전이 된다거나 지역의 수도 공급이 멈춰버린다면 그들은 종잇조각처럼 힘없이 쓰러질 것이 분명하다.

p37

 칼레와 시선이 마주쳤다.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스쳤다. 나는 몸을 일으켜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고개만 끄덕였다.

p114

 그를 바로 잡아주고 인생의 다른 길을 선택하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스쳤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한다 하더라도 내 뜻대로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무언가를 가르쳐주려 하는 내 말에 귀를 기울였던 것은 너무나 오래전 일이었다. 

 "그렇게 소리 지르는 대신 한번 차분하게 물어보세요." 당신은 어느 날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내게 그렇게 말했다. "그 애가 무슨 말을 하는지 단 한 번 만이라도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p140

 ...한스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소리를 지르고 대드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가 속도를 늦추고 다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스토르센 호수 아래 경사진 마을이 눈앞에 펼쳐졌다. 비록 그의 무례하고 건방진 태도는 여러 번 나를 화나게 만들었지만 나는 가끔 그런 그가 부럽기도 했다. 그는 내게 맞설 권리가 있다는 스스로의 믿음에 확신이 있는 것 같았다.

p197

 원하는 대로. 요즘에는 모든 사람이 원하는 대로 산다. 사물이 존재하는 데는 각각의 방식이 있다. 나는 커피를 계량하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남자들은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적합하지 않아요"나는 노인을 떠올리며 투덜댔다. 만약 내가 어렸을 때 그의 보살핌을 받았떠라면 큰 재앙이 생겼을 것이다. 내 평생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바로 학교에 입학하기 전 몇 년 동안 어머니와 함게했던 날들이었다. 어머니는 인생에서 알아야 할 모든 중요한 것을 내게 가르쳐주었다. 노인이 오래 떠나 있을수록 내겐 더 좋았다.

p240

 나는 쉰일곱 살이 된 우리 아들을 바라보았다. 이 세상에 한 인간을 낳아 기르는 것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당신이 임신하기 전에는 아무도 이것에 대해 말해준 사람이 없었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이를 갖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이 어떻게 이처럼 복잡한 일로 변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식스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 자신과 약속했던 것을 떠올렸다. 내 차례가 되면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고. 마지막 날이 왔을 때 우리 사이에 정리되지 않은 일은 남기지 않겠다고. 나는 그가 이런저런 것들을 고민하고 신경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한스는 재킷을 담은 봉지를 현관에 내려놓은 후 식료품ㅇ미 담긴 종이 봉지를 들고 들어왔다. 갑자기 무기력해졌다. 이미 하루종일 여기저기 돌아다녀 너무나 지쳤지만 아직 하루를 더 돌아다녀야 이 일이 끝날 것 같은 느낌이 스쳤다.

......

 그의 따스한 눈빛과 약간 비뚤어진 듯한 미소는 당신을 떠올리게 했다. 순간 당신이 잠시 여기에 있는 듯한 느낌이 스쳤다.

p295

...나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어머니로서 당신 아들의 어깨에 손을 엊으며 아버지를 그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된다고 그를 책망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어떤 일이든 넘지 말아야 할 한계선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노인이 개자식처럼 행동했을 때도 그 선을 넘지 않았다. 그게 바로 인생이다.

p309

..."어떤 일은 그저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어."

 "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가 긴 한숨을 내놓으며 말했다.

p424

...하지만 교회 안에서 그 낯선 남자를 보는 순간, 내 감정은 심하게 동요했다. 비록 나는 투레와 가장 가까운 친구였지만, 솔직히 내가 전혀 모르고 있던 투레의 삶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기분이 많이 상했던 건 사실이었다.

p437

 ...나는 말하지 않은 것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노인처럼 되고 싶지도 않았다.

 이상하게도 더는 화를 내고 싶지 않았다. 한스는 자신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식스텐은 지금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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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 - 2024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 수상작
리사 리드센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파머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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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진 보가 늙어져서 죽을 때까지의 이야기.  

읽으면서 슬펐다.

나의 늙음과 주변인의 늙음을 생각했다.

피할 수 없는 죽음과 헤어짐.

보가 노년의 시간을 보내는 사실적인 모습과 과거를 회상하는 담담한 시선. 회한. 아들 한스와의 관계. 손녀와의 관계.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보낸 아내. 오래된 친구.

사는게 별게 있을까.

자기주도권이 점점 줄어드는 늙음이...받아들여야 하지만 그게 지금 내나이에 보는 것과 같지 않겠지.

어떤 마지막이 될까.

나는, 또 나의 주변인은.

남아있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가벼웠으면 좋겠다.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떠나는 나보다 남겨질 사람들이 걱정이다.

살면서 원하는 걸 모두 가질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 나이.

스스로를 돌볼 수 없을만큼 나이가 드는 일을 피할 수 없지만. 슬기롭게 맞을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을까.


요양보호사들이 방문하는 스웨덴 시스템이 놀랍기는 하다.

보의 요양보호사들이 쓰는 일기도 신기하고.


읽는내내 나이듦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이 가라앉았다.

좋은 노인이란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노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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