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 20.8, 10, 10km. 20km달리기의 묘미를 조금씩 느낀다. 10km 달리기까지는 조깅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20km를 달리면 체력이 소진되는 느낌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우선 달리기를 끝내고 마시는 맥주 맛이 다르다. 10km 뛰고 나서 마시는 맥주는 큰 감흥이 없지만, 20km를 달리고 나면 내 몸이 맥주를 좍좍 빨아들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맥주 한 캔을 그대로 벌컥벌컥 마셔버릴 수도 있다. 10km를 달리면 몸에 변화를 느낄 수 없지만, 20km를 달리면 몸의 변화를 확실히 느낀다. 힘들고 소진된다. 딱 알맞게 고통스럽다. 30km를 넘어서 느끼는 마라톤의 벽처럼 극한의 고통이 아니라 그저 적당히 이겨낼 수 있는 정도의 어려움이라... 두렵지 않고 오히려 기대된다. 20km에 다 적응되고 나면 30km는 달려야 이런 느낌을 가질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20km가 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