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 - 대한민국의 가시고기 아버지
장혜민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나도 많은 할 말과 너무나도 많은 감정들이 뒤섞여 있어서 일까?! 어떤 말부터 시작을 해야 될지, 어떤 느낌부터 떠올려야 할지 망설여진다. 지금 『바보 노무현』을 읽고 난 이 시점에서는(사실, 읽기 전이나 읽고 난 후나 큰 변화는 없다, 단지 좀 더 그를 알아가고, 다시 한 번 전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었다는 사실 외에는..),
【노.무.현】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씁쓸함아쉬움이 가장 먼저, 그리고 진하게 다가온다.

 

그를 보내는 분향소에서, 불을 붙이기 위해 한 모금 들이켰던, 씁쓸하게만 느껴졌던, 그 담배의 맛. 그 담배의 씁쓸한 맛이 아직도 입가에 남아있는 듯 느껴진다. 그리고 그 느낌은, 그 당시의 입가만이 아닌, 내 가슴 속에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남아있을 씁쓸함으로 기억 될 것이다. 씁쓸함에 이어서 드는 생각은 그가 못다 이룬 세상에 대한, 그 세상을 향한 아쉬움이다. 왜 꿈꾸던 세상을 보지도 못한 채, 그렇게 마지막을 맞이했는지 ㅡ.

 

미리 말하지만, 난 대선 때 노란색을 선택하지 않았었다. 좀 더 왼쪽으로 가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오른쪽에는 물론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왼쪽에서도 외면을 받는 대통령이었다. 나 또한 왼쪽에서 바라봤기에 실망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을 욕하면서 시원해 질 수 있다면 욕먹는 것도 상관없다며 국민에게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사람약자에겐 한없이 약하고 강자에겐 한없이 강한 사람, 권력을 스스로 놓아버리는 대단한 사람, 지금 당장보다 한 발 더 앞선 미래를 보는 사람이라는 사실들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어느새 그를 지지하는 입장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나와는 다르게 그의 지지율은 점점 내려만 가고, 많은 것들은 큰 장벽으로 그에게 다가갔으리라 생각한다. 정말 좋은 정치는 정말 좋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한다. 우리는 정말 좋은 국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당시에는 왜 믿고 맡겨두지를 못했을까?! 그의 모든 것 하나하나에 딴지를 걸고 나서야만 했을까?! 그저 안타깝다는 생각뿐이다 ㅡ.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어이없는 유행어 아닌 유행어까지 나돌았던 것을 기억하는가?! 어른에서 어린 아이들까지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누구나 스스럼없이 하던 그 말 ㅡ. 정말 듣기고 싫었고, 정말 어이없다고 생각 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에 어떤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민생이 파탄 나고 경제가 이지경인데 무슨 이념 논쟁이냐, 라는 말들이 나돌고.. 에휴, 그저 답답했고, 지금도 그렇다. 누구나 가지기 위해서 치열하게 다투는 권력이란 놈. 그 놈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놓아버리는 모습은 못 봤던 것인가?! 그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면 감히 저런 어이없는 말들을 할 수 있었을까?! 민생이 파탄 나고, 경제가 바닥인 이 상황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가?! 늦었지만 이제 와서 그 기초를 잡아가기 위해 노력하는데 눈앞에 보이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형편없는 정치,사회의 문제점은 또 어디에서 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가?! 친일파 청산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단순한 역사적 숙제로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음.. 말을 하면 할수록 마치, 내가 누군가의 대변인이 되어버린 듯 한 느낌이다. 하지만, 대변인으로서가 아니라, 또 그의 모든 행동들을 지지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확실히 할 것은 해야 된다는 생각에서 하는 말들이다.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좀 더 앞을 내다보자는 것이고, 보다 행복하고 보다 더 잘 사는, 진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서, 한 번 쯤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기에 꺼낸 말이다. 【노.무.현】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는 많은 것들을 통해서 말이다 ㅡ. 많은 이들이 늦게나마 그를 기억하고, 추억하고 또한 많은 생각을 할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그의 떠남은 결코 헛된 일은 아닐 것이다.

 

글을 쓰다 보니 『바보 노무현』이라는 책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냥 내가 생각하던, 내가 추억하던 그 인물 그대로의 모습을 또 다시 책으로 만나는 것이기에 ㅡ. 내 느낌, 내 생각을 그대로 표현한다면, 그것이 곧 『바보 노무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ㅡ.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민주당"의 간판을 내걸고,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부산"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의 패배를 기억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패배했다고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그 뭔가가 느껴졌음을 생생히 기억한다. 내가 그때까지 알고, 생각해 왔던, '정치인'이란 인물에게서 처음으로 느꼈던 「희망」의 모습이라고 할까?! 이제 그는 없다. 아니 아직 그는 있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사람 사는 세상』 속에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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