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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가르쳐주기 싫은 주식투자법
브라운스톤 지음 / 오픈마인드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작년만 해도 주식투자 열풍이 대단했었죠. 여러 가지 악재가 도사리고 있지만 국내 주식투자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겪어 왔던 것처럼 고도산업사회가 되면 갈곳을 못 찾은 잉여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기 마련이니까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건전한 투자 풍조만 갖춘다면 주식시장의 활성화는 분명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고 투자자에게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런데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실전투자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거의 외국인과 기관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는 실정이죠. 마치 누가 보고 있기라도 하듯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것은 당장 개인의 손해도 손해지만 건전한 투자문화를 저해하는 나쁜 결과를 불러일으킵니다. 건전한 소액투자자들이 이익을 보는 구조가 아니면 궁극적으로 주식시장은 건강하게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개미들이 손해를 많이 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는 주식으로 대박을 노리기 때문입니다. 은행이자 이상의 수익이 현실적인 목표인데 목표수익을 지나치게 높여 잡기 때문입니다. 정보와 자금이 부족한 개인이 훨씬 더 강한 상대인 외국인과 기관을 이겨 보겠다는 시도 자체에 문제가 있습니다.
시중에 주식투자 지침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저도 한 때 인생역전을 꿈꾸며 서점을 전전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잘 팔린다는 책 수 십 권을 읽었습니다. 소액이지만 나름대로 실전으로 배운 이론을 테스트 해보기도 했죠. 결과는.... 번번히 깡통이었습니다. 반짝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가 누적되더군요. 이유가 뭘까 고민하다가 이 책을 만났습니다. 처음 자극적인 책 제목 때문에 내용도 보지 않고 불신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눈이 번쩍 뜨이더군요. 이 책은 흔히 "가치투자" 혹은 "역발상투자"의 원리를 설명합니다. "브라운스톤"은 저자의 인터넷 필명입니다. 이 양반은 500만원으로 45억을 만들었다 깡통을 차고 자신의 실패를 냉정하게 분석해 다시 35억원의 재산을 만든 사람이라고 합니다. 돈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저자는 바람직한 투자습관으로 돈으로부터의 자유를 획득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그의 투자방법을 살펴 보겠습니다.
그가 말하는 좋은 주식투자법은 세 가지를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 타이밍이 아니라 종목에 촛점을 맞추어야 한다. 둘째, 공격이 아니라 수비에 촛점을 맞추어야 한다. 셋째, 타고난 본성을 거슬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인간의 본성대로 투자하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이유는 인간은 7가지 두뇌결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저자는 상당한 내공으로 7가지 두뇌결함을 과학적으로 조목조목 분석,예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인간은 근시안적이고 둘째, 손실공포감이 크고 셋째, 무리짓기를 좋아하고 넷째, 도사를 믿기 쉽고 다섯째, 미래를 알 수 있다고 착각하고. 여섯째,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마지막으로, 최신정보에 과잉반응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능을 따라가는 투자는 백전백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런 두뇌결함을 극복하고 승자가 되는 길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저자가 내세우는 투자법은 "거북이 투자법"입니다. 거북이 투자법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우량종목을 가치보다 싸게 사서 장기투자 하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어이없이 간단해 보이는 이 원칙은 그러나 실천하긴 쉽지 않습니다. 본능이 늘 우리를 방해하니까요. 저자는 자신의 실패사례를 구체적으로 들어가며 거북이 투자법을 완성해간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내용이 매우 평이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인생의 경륜이 묻어납니다. 공허한 원리원칙만 나열하고 있는 여타 책과 달리 사례가 구체적이고 실전에 적용하기 좋습니다. 그냥 교양서로 읽어도 좋을 만큼 내용도 풍부하고 건전합니다.
주식투자를 하고 계신 분, 주식투자를 시작하려고 하시는 분, 꼭 주식이 아니라도 좀 더 여유롭게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진 분들께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