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더의 게임 ㅣ 클럽 오딧세이 (Club Odyssey) 5
올슨 스콧 카드 지음, 백석윤 옮김 / 루비박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엔더의 게임은 엔더 위긴 시리즈의 첫번째권입니다. 이 책은 미국의 작가 올슨 스콧 카드의 작품으로 1986년 그 해 최고의 SF에 주는 상인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받았다고 합니다. 이 책은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세계 SF팬이라면 누구나 최고로 꼽는 걸작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엔더의 게임을 보면 해리포터 시리즈나 영화 매트릭스,심지어 컴퓨터 게임 스타크래프트 조차도 이 책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류는 버거라는 외계종족으로부터 두 번의 침공을 받은 후 거의 멸망할 뻔 하는 위기를 겪은 후 지구 방위에 총력을 기울이고 어린 영웅을 훈련하여 외계 종족 버거와의 전쟁에 대비하고자 합니다.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 지휘관으로 가장 가능성 있다는 평가를 얻은 천재소년 엔더는 가족으로부터 격리되어 전투학교에 보내집니다.
당시 지구는 두 명 이상의 자녀를 둘 수 없게 법률로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엔더는 정부가 허용한 셋째입니다. 정부가 처음 지구를 구할 지휘관 후보로 생각했던 아이는 엔더의 형 피터였습니다. 하지만 피터는 잔인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피터가 적합하지 않다고 본 정부는 피터의 여동생 발렌타인에게 주목하지만 발렌타인은 반대로 너무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엔더는 셋째로 태어나게 된 것이고 여섯살의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게 됩니다.
자신을 질투하는 잔인하고 포악한 형 피터의 괴롭힘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기뻤던 엔더는 그러나 전투학교에서도 역시 철저하게 소외당합니다. 엔더는 살아남기 위해 동료들에게 대항합니다. 여섯 살의 나이지만 엔더는 '지금 완전히 이겨야 다시는 시비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싸움의 규칙을 스스로 깨우칩니다. 그리고 그런 엔더의 성숙한 생각은 엔더를 비밀리에 감시하고 지켜보는 정부를 흡족하게 합니다. 마음은 순수하지만 철저하게 승리하고자 하는 본능을 가진 지휘관이 그들에게는 필요했던 것입니다.
어른들은 훈련이라는 미명하에 끊임없이 조작된 게임을 건네고, 어린 엔더는 그 게임을 풀어갑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엔더는 서서히 버거를 살육하기 위한 인간병기가 되어 갑니다.
엔더에게 있어서 모든 의사 통로 경로는 왜곡되어 있습니다. 아무도 그에게 진실을 말해 주지 않고 그도 그의 진실을 드러낼 수 없습니다. 엔더의 동태에 대해 보고된 자료는 오히려 더 큰 난이도의 게임으로 엔더에게 매번 되돌아옵니다. 엔더는 언젠가 있을 실제 전쟁을 위해 지금 연습하는 거라고 믿으며 매번 최선을 다해 게임에 임합니다.
엔더는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모든 게임의 승리자가 되지만 비인간적인 훈련은 그를 인간한계에까지 몰아갑니다. 극도의 증오심으로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지막 게임에 임하는 엔더. 하지만 거기엔 무시무시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의 반전은 이 책을 읽을 사람들을 위해 아껴 두겠습니다.
이 책이 쓰여질 당시에는 인터넷이 오늘날처럼 발달하지 않았을 때인데 작가는 가상세계에 대한 개념을 놀라우리만치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엔더가 여섯살의 어린 나이에 사관생도가 되어 훈련을 받는 과정은 매우 정밀하면서도 어둡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엔더에겐 정부의 의도적인 난관이 수시로 부여되며 엔더는 매번 훌륭하게 그 어려움들을 극복합니다. 그런 과정은 마치 최고 난이도의 게임이론이나 경영이론을 보는 것 같은 스릴과 박진감이 있습니다. 한 편으론 엔더의 처지나 심리상태를 보며 깊은 연민과 슬픔을 느끼게도 합니다. 그는 인류의 운명을 한 몸에 짊어진 너무나 외롭고 어린 영웅입니다. 읽는 내내 엔더의 고독에 가슴 아팠습니다.
이 소설의 마지막 반전은 놀라우며 이후의 시리즈에서의 이야기의 확장은 더욱 큰 감탄과 감동을 불러 일으킵니다. 어쩌면 이 책은 SF라기보다 성장소설이며 구도소설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올슨 스콧 카드는 SF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어떤 순수문학보다도 깊이 있고 스케일 큰 이야기를 멋지게 담아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