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자연인으로 사는 법 - 체로키 인디언의 지혜 - Healing Heart
마이클 가레트 지음, 이순주 옮김 / 고려문화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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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저자 마이클 가레트는 백인과 체로키 인디언 혼혈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서부 산속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어린시절을 보내며 인디언 주술사였던 외할아버지와 부족 어른들에게 체로키족의 전통적 삶의 방식을 배운 사람입니다. 대학교수이기도 한 저자는 서양의 현대학문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으로 인디언의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가 조화와 균형을 잃은 현대인에게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주술사로 '선한 주술'을 펼치고 있는 사람입니다. 책의 내용이 아주 좋습니다. 줄 그으가며 깊이 음미해야 할 좋은 문장들이 많습니다. 감상평은 좋은 문장들을 인용하는 걸로 대신하겠습니다.
 
 "일단 한 번 한 일은 한 일이다. 당신은 다만 주어진 여건 아래 그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므로 일단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 시점부터 최선을 다하라."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
 
 "일어날 필요가 있는 일은 우리가 어떻게 그 일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그 일이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무엇을 기대하든 상관없이 일어나는 방식이 있다. 그러므로 때로는 어떤 일을 억지로 일어나게 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일어나도록 내버려두고 그 과정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임무이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현명하게 그리고 적절한 때에 하라는 뜻이다."
 
 "귀를 기울여라. 그렇지 않으면 너의 혀가 귀를 멀게 하리니!"
 
 "두려움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껴안고 우리에게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하는 것이다."
 
 "자신이 틀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틀릴 수 있다고 인정할 정도로 겸손한 사람이 가장 현명한 사람이다."
 
 "남이 잘못했다고 남을 해치는 것은 잘못을 바로잡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1.우리에게 필요한 것 이상으로 가져가지 않는다.
  2.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나 받은 것에 감사한다.
  3.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모두 사용한다.
  4.우리에게 필요 없는 것은 '선물한다'. "
 
 "내보낸 것은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
 
 "만물은 실현해야 할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창조되었기 때문에, 누구도 어떤 길도 가장 좋다고 다른 존재에게 강요하거나 간섭할 권한이 없다."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좋다와 나쁘다와 같은 용어가 그 자체의 순수하거나 극단적인 의미로 사용되지 않고, 상반되는 어느 한쪽은 자연스럽게 다른 한쪽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적인 가치를 부여받는다. 진실은 두 개의 극단 중 어느 하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극단 사이 어딘가에 있다."
 
 "산은 지키고 계곡은 없애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산과 계곡은 하나이며 동일한 것이고, 그들은 서로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모든 '이다'에 대해서 '아니다'가 존재한다."
 
 "네가 아닌 것이 되려고 애쓰지도 말고, 다른 사람이 네게 무엇이 되라고 말하게도 만들지 말라."
 
 "'이 유리잔은 절반이 비어 있는가, 아니면 절반이 채워져 있는가?'라고 질문하지 말고 '이 유리잔은 올바른 크기인가?'라고 질문하라."
 
 "어떤 사람은 끊임없는 고난을 삶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파괴적인 물결로 인식하는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호수 위의 파문으로만 인식한다."
 
 "영혼은 준비가 되었다고 결정하기 전까지는 결코 죽지 않는다."
 
 "우리는 인간 존재이지 인간 행동이 아니다. 행동을 위해 존재를 희생하지 말라."
 
 "처음에 생각하지 못하고 또 생각하지 못하면, 구태여 생각하려고 애쓰지 말라."
 
 "고요는 즐거움이다. 고요를 당신이 언제라도 의존할 수 있는 친구이자 평생의 동료로 삼도록 하라."
 
 "가장 영적인 사람들은 잘 웃고, 모든 것을 지나치게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웃음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관계할 줄 안다."
 
 "우리 몸 속에서 유지되는 미묘한 균형은 우리 몸 밖 자연 환경에 존재하는 자연적인 균형과 비슷하다."
 
 "당신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무엇인가? 무언가를 하기 위해 하지 말라. 그것을 느끼기 때문에 하라!"
 
 "인디언은 전통적으로 식물 네 포기에 하나만 채집하고 나머지 세 포기는 남겨 두었다. 사냥을 할 때도 미리 정령에게 고하고 제사지낸 후 꼭 필요한 만큼만 잡았다."
 
 "겸손함이란 스스로 존중받고, 또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존중할 때 비로소 배울 수 있는 것."
 
 "우리는 삶의 여정에서 새로운 결정을 내릴 때마다 그것이 우리 7대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생각한다."
 
 "우리 인간은 바로 코앞의 것도 보지 못해, 우리가 태어나기 수백 년 전부터 한자리에 있었던 나무를 향해 곧장 걸어가다가 나무에 부딪히고는 "망할 놈의 나무!" 라고 욕을 하고 화를 낸다."
 
 "우리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미소는 언제든지 줄 수 있다. 그것은 이 세상의 어떤 부 보다도 더 가치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선택할 수 없으며, 다른 사람이 우리 영혼을 아프게 할 권리도 없다. 모든 것을 당신의 손바닥에 올려놓아 보라. 무엇이 간직할 가치가 있는지를 보고, 나머지는 부드럽게 입김을 불어 날려 보내라."
 
 "주먹구구식으로 말하면, 당신이 받은 한 사람의 도움에 대해 일곱 사람에게 도움을 베푸는 것이 당신이 기꺼이 실천해야 할 의무이다."
 
 "만물은 살아 있으며 정령을 가지고 있다. 만물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목적이 있으며, 우리가 형제자매를 대하듯이 존경심과 애정을 가지고 대할 가치가 있다."
 
 "우리가 걸어갈 때, 우리 조상들도 모두 우리와 함께 걸어간다. 우리가 춤출 때, 우리 조상들도 모두 신성한 춤을 춘다."
 
 "우주의 중심은 도처에 있다."
 
 "와 도 -감사드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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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그리는 바다
야마다 아카네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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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점에서 일하는 스물입곱 아가씨 나쓰키는 스스로 도저히 멈추지 못하는 일이 있습니다. 아무 남자나 쉽게 자 버리는 일입니다. 그 일은 열일곱에 시작되었습니다. 동급생 남자애랑 만나 섹스를 하고 사귀게 되었는데 어느 날 자신 외에도 다른 많은 여자애와 자는 걸 알고 버림받은 느낌을 받습니다. 홧김에 거리를 배회하다 어떤 아저씨를 만나 원조교제를 하게 된 것이 습관이 돼 버렸습니다. 상처를 달래려고 한 일이 더 큰 상처를 가져왔지만 이상하게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어느 날 나쓰키는 서점에서 책을 훔치는 중년여성을 보고 붙잡습니다. 그런데 요리코라는 이름의 그녀 가방엔 책이 없습니다. 나쓰키는 요리코의 집에 사과하러 갔다 붕괴되어 가는 한 가정을 목격합니다. 다음 날, 요리코의 아들이라며 고등학생이 찾아와 어머니가 도벽이 있으니 죄송하다고 사과합니다. 스스로 '등교거부'를 거부하는 학생이라고 밝힌 코지라는 그 소년은 매우 여리지만 강한 의지로 무너져가는 가족을 홀로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나쓰키는 열 살 어린 코지에게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낍니다.
 
 사람은 왜 이렇게 생겨먹은 걸까요? 이성과 의지는 늘 감정과 욕망에 휘둘리고 맙니다. "괴롭힘을 당한 약자는 반드시 자신보다 약한 자를 찾아, 강자에게 당한 것처럼 약자를 괴롭히"고 "아니야, 이런 게 아니야. 또 틀렸어"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번번이 거짓에 속는 존재가 인간입니다. 야마다 아카네는 나약하지만 강하고 추하지만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릴 줄 아는 내공있는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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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집 - 상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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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미여사(미야베 미유키의 별명)는 또 저를 절망에 빠뜨립니다. 어쩜 이렇게 잘 쓸까요?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추리소설 <외딴집>은 정말이지 최고, 최고입니다! 스토리가 하도 정교해서 제대로 요약도 못하겠습니다.
 
 19세기 에도시대, 지방의 작은 번(番)인 마루미에 느닷없이 재앙이 닥칩니다. 재앙의 발단은 막부의 중신이었던 가가라는 사람이 유배되어 마루미로 왔기 때문입니다. 가가는 아내와 두 자녀와 부하를 죽였다고 하는데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했다고 해서 악령이 씌운 귀신 같은 존재로 여겨지는 사람입니다. 마루미는 이 사람의 신변을 감금함과 동시에 보호해야 할 중책을 맡은 것입니다. 만약 가가의 신상에 문제가 생긴다면 마루미번은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가가가 들어오기 전부터 마루미번엔 의문의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합니다.
 
 이야기는 복잡하지만 눈에 보일 듯 그려주는 작가의 내공이 있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무심한 듯 담담한 서술 속에 인간애와 희망을 담고 있는 특유의 문장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소설 속에 발생한 여러 죽음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끝나는 건 추리소설의 대원칙을 깬 듯 하지만 미신과 비합리가 가득 찬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인들은 흔히 혼네(속마음)와 타테마에(겉모습)가 다른 사람들이라고 하죠. 이 소설을 읽으면 왜 그런지 조금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의 봉건체제란 매우 살벌한 제도였나 봅니다. 조금만 말을 잘못해도 일을 실수해도 바로 목숨이 날아가는! 그런데 그런 살벌한 일본 에도시대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으니 별일입니다. 조금 더 멀리서 보면 지금 우리 사회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이익 혹은 일족의 안위를 위해서 거짓을 말하고 속이고 꾸미는 소설 속 인물들처럼 지금 우리세상도 각자의 입장을 위해 진실을 왜곡하고 모른 척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대의라는 명분 아래 자신을 속이는 일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미미여사는 주인공 우사와 호를 내세워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과연 세상에 그런 사람들이 남아 있기는 한 것인지, 책을 덮으며 먹먹해지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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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 프로젝트 - 제1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
유광수 지음 / 김영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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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쟝르소설을 좋아합니다. 서양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들도 거리낌 없이 쓸 정도로 쟝르소설이 높은 평가를 받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저질문학으로 폄하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쟝르소설 작가의 꿈도 함께 가지고 있고요. 그런 제가 쟝르소설에 큰 상금을 걸고 시작한 대한민국 뉴웨이브문학상 제1회 수상작을 읽지 않을 리 없지요.
 소설을 다 읽은 지금, 몹시 당황스럽습니다. 제가 듣기로 수백 편의 응모작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작품이 없었단 말입니까? 이런 작품에 1억원이란 고료를 주다니요! 어이 없습니다. 한 마디로 쓰레기 저질소설입니다. 제가 좀처럼 남의 작품 험담은 안 하는 사람인데 이 소설에 대해선 그냥 넘어갈 수 없네요. 작가의 노력은 가상합니다만 미안하게도 거의 모든 면에서 함량미달인 작품입니다. 복거일,김성곤,구효서,성석제,권지예,김미현,김탁환,정이현,강유정 평소 존경하던 작가들이 심사위원이었다는 사실도 경악스럽습니다. 과연 심사위원들이 책을 제대로 읽어보기나 한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지금부터 이 소설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후 내용은 혹시나 책을 읽어보실 분들에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유의하십시오.
 
1.스토리 
 꼰다고 다 새끼줄이 아닙니다. 스토리란 모름지기 맥락이 있어야 합니다. 판타지도 그 나름의 논리가 있는 법입니다. 이 소설은 개연성도 맥락도 논리도 없습니다. 편의에 따라 이리 꼬고 저리 꼬며 이야기를 연결해 갈 뿐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상황과 복선이 없습니다. 40대 형사가 처음 본 여자, 그것도 참고인을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하게 되고 그날로 바로 집까지 따라간다든지 주인공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여주인공이 짜잔하고 나타나 구해주는 등 수준 이하의 스토리 전개를 보여줍니다. 강형사의 어릴 적 이야기, 방형사가 일본에 간 이유 등은 억지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빼버려도 상관 없는 이야기를 억지로 다음 상황에 꿰맞추기 위해 삽입한 꼴이라 리얼리티만 떨어뜨릴 뿐입니다.
 
2.캐릭터
 종로경찰서 강력8반에 대한민국 인재가 다 몰려 있다는 게 말이 될까요? 주인공 강형사는 명문 Y대 대학원 출신, 여주인공 방형사는 전일본대사의 딸로 미모에 지성과 무술실력까지 겸비한 재원, 최형사는 국정원 출신 정보추적의 귀재, 거칠지만 우직하고 의리있는 장반장 등등 아무리 쟝르소설이라고 하지만 너무나 비현실적입니다. 특히 킬러 송곳의 캐릭터는 난센스의 극치입니다. 이런 건 반전이 아니고 우롱이라고 하죠. 수십명의 목숨도 파리 잡듯 빼앗는 피도 눈물도 없는 킬러가 사랑에 포로가 되어, 그것도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해 죽는다는 설정은 말이 안 되도 너무 안 됩니다.
 
3.문체
 300페이지면 족할 내용을 530페이지가 넘게 질질 늘려놓은 만연체도 그렇지만 중간중간 동일 장 내에서 전지적작가 시점으로 시작해 놓고 느닷없이 일인칭작가시점으로 바꾸는 등 기본기가 안 돼 있습니다. 아마 작가도 몰랐지 싶습니다. 스릴러나 추리 소설은 관객에게 팽팽한 긴장과 속도감을 주어야 하는데 툭하면 옆길로 새는 문체가 몰입을 방해합니다.
 
4.내용의 개연성
 제목과 달리 진시황 프로젝트는 결국 없는 걸로 판명납니다. 고종이 그렸다는 춘화첩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의 조직이 목숨을 걸고 그 책을 찾으려하는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팩션이란 있는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해 마치 숨겨진 의미가 있는 것처럼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 책은 아무런 사실이 없습니다. 사실이 없으니 상상력도 허무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5.주제
 주제 또한 저급합니다. 치졸한 극우민족주의를 바탕에 깔고 있어 상당히 음험하고 위험해 보입니다. 소설의 모양새는 비판적으로 잡고 있지만 은근히 극우민족주의를 옹호하는 듯한 시각이 몹시 거슬렸습니다.
 
6.문학성
 앞서 언급했기 때문에 재론할 필요성이 없지만 내용이 너무 잔인하고 저급합니다. 쟝르소설이라고 품위없이 자극적으로 써야만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가능하면 품격있게 쓰는 게 좋은 것이죠. 이 소설은 작심하고 최대한 잔인하게 최대한 야하게 표현합니다. 폭력미학과 에로티시즘도 잘만 쓰면 높은 품격을 가질 수 있지만 이 소설이 취하는 폭력과 에로티시즘은 저질입니다. 공감할 수 없는 장면에서 불쑥 나오는 불필요한 폭력과 성애 장면은 눈살만 찌푸리게 합니다.
 
 별점을 하나도 주기 싫은 작품이지만 하나를 준 건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530페이지 넘는 장편을 끝까지 써낸 작가의 노력이 가상해서입니다. 나중에 좀 부끄러울 테지만 다시 좋은 작품으로 만회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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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신현승 옮김 / 시공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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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무척 덥네요. 해마다 점점 더 더워지는 것 같습니다. 지구온난화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습니다. 아이를 둔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열받은 가이아(지구)가 인류의 미래에 어떤 재앙으로 복수할 지 많이 걱정스럽습니다. 이런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요인 중 쇠고기를 즐기는 문화가 한 몫 크게 하고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사실이라고 합니다. 제레미 리프킨의 분석에 따르면 지구상의 소들이 내뿜는 온실가스의 양이 지구환경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 것은 이미 오래 된 일이라고 합니다.
 그런 직접적인 위협 이면엔 더 무서운 사실도 있습니다. 지구상의 소떼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사막화를 가속화시키고 담수를 고갈시키며 공기와 물 토양을 오염시키고 인간의 식량을 빼앗는 존재입니다. 그런 소가 점점 지구표면을 장악해 가는 이유는 잘 사는 나라 사람들이 쇠고기를 즐겨 먹기 때문입니다. 제레미 리프킨은 정확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소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역사에서 시작해 아메리카 대륙의 축산기지화 역사를 고찰하고 현재 지구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쇠고기 선호문화의 폐해를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소를 키우기 위해 버팔로를 멸종시키고 인디언을 죽인 잔인한 역사, 그런  역사를 망각한 채 현재 세계최고의 쇠고기 소비국이자 생산국으로 더욱 많은 소떼를 키우고 소비시키기에 혈안인 미국정부와 축산업자들,거기에 편승해 쇠고기 섭취를 늘려가는 일본.한국.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가들, 그들에게 쇠고기를 팔기 위해 자국의 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자국민을 굶어죽게 만들면서도 묵축을 늘려가는 남미.아프리카 국가들, 쇠고기를 둘러싼 세계의 움직임을 알게 되니 끔찍하기 그지없습니다. 왜 우리가 조상대대로 내려 온 채식위주의 좋은 식습관을 버리고 건강에도 안 좋고 환경에도 안 좋은 서구육식문화를 추종하게 되었는 지 원통할 따름입니다.
 비만,고혈압,당뇨,동맥경화,각종 암의 원인이 되고 있는 육식문화, 그 중에서도 쇠고기 선호문화는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이 가장 심각하게 재고해 봐야 할 문화입니다. 제레미 리프킨은 우리 각자가 쇠고기를 먹지 않음으로써 굶주려 죽어가는 10억 이상의 인류를 살릴 수 있고 지구를 재앙에서 구원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제레미 리프킨의 주장은 윤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엄청난 재앙으로 인간문명을 멸망으로 이끌 수도 있기에 반드시 추구해야 할 당위의 문제입니다.
 오늘부터 당장 쇠고기를 안 먹을 순 없겠지요. 우리집은 이제부터 육식을 줄이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쇠고기 소비를 줄이겠습니다. 과거 우리 선조들이 특별한 일이 있을 때나 명절에만 즐기던 수준으로만 쇠고기 소비를 줄여도 일단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줄여가다가 궁극적으론 쇠고기를 먹지 않을 생각입니다. 더워진 지구, 촛불로 더 더워진 듯 합니다. 언젠간 촛불도 꺼지겠지요. 광우병도 없어질 날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쇠고기 소비를 줄이지 않는 한 지구는 우리 인류에게 광우병보다 더 무서운 재앙으로 복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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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13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