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라스베가스 - Viva Las Veg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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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레이서 럭키(엘비스 프레슬리)는 그랑프리 경주에 참가하기 위해 라스베가스로 왔다 한 아가씨를 보고 첫눈에 반합니다. 하지만 아가씨는 이름도 알려주지 않고 떠나 버립니다. 미모를 근거로 쇼걸이라 추측한 럭키는 그 아가씨를 찾기 위해 밤새 온 호텔의 쇼를 섭렵하지만 결국 찾지 못합니다.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 와 잠듭니다. 다음 날 아침, 등잔 밑이 어둡다고 미모의 아가씨는 바로 럭키가 투숙하고 있던 호텔의 수영장에서 일하는 수영강사였습니다. 바로 작업에 들어가는 럭키, 하지만 그 아가씨 러스티 마틴(앤 마그렛)은 도도하기만 합니다. 러스티를 공략하기 위해 럭키는 멋진 노래 솜씨를 발휘해 보지만 오히려 수영장에 밀려 떨어집니다.
 수영장에 떨어질 때 가지고 있던 돈을 잃어버린 럭키는 무전취식으로 호텔에서 웨이터로 일하게 됩니다. 오로지 자동차 경주와 여자 꼬시기에만 관심 있는 바람둥이 럭키로서야 러스티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만이 없습니다. 럭키는 끈질긴 구애 끝에 마침내 러스티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합니다만 문제는 자동차 경주! 러스티가 자동차 경주의 위험함을 알고 럭키의 출전을 만류합니다. 당연히 럭키는 거부합니다. 토라진 러스티는 럭키의 라이벌인 이태리 느끼한 백작 리마리오...가 아니고 앨모 만시니(세자레 다노바)의 데이트 요청을 허락합니다. 온갖 유치한 방법으로 데이트를 방해하는 럭키, 사실 그는 경주에 참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참가비가 없거든요. 희망은 단 하나, 호텔 종업원들의 장기자랑 대회에서 우승하면 그 상금으로 출전할 수 있습니다. 이를 안 러스티는 럭키의 출전을 막기 위해 직접 장기자랑 대회에 참가하기로 합니다. 과연 럭키는 장기자랑대회에서 우승해 자동차 경주에 출전할 수 있을까요? 아울러 러스티의 사랑도 쟁취할 수 있을까요?
 "비바 라스베가스"는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를 무대로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는 뮤지컬 영화입니다. 다른 엘비스 프레슬리 영화들처럼 멋진 노래와 춤으로 보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거의 뮤직비디오라고 보면 맞겠죠. 엘비스 프레슬리가 출연한 많은 영화들이 거의 비슷비슷하지만 그래도 그 중 "비바 라스베가스"가 가장 유명합니다. 이 영화에선 엘비스 프레슬리가 매우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선보입니다. 앤 마그렛의 춤과 노래도 엘비스에 못지 않습니다. 요즘으로 얘기하면 가수 비와 아이비가 한 영화에 출연했다고나 할까요? 당시 두 사람의 스캔들로 비화될 정도로 팬들에겐 화제였던 영화입니다.
 엘비스가 수영장에서 기타를 치며 앤 마그렛을 꼬시다 앤 마그렛의 매력에 넋을 잃고 다이빙대 위에서 뒷걸음치다 풀에 밀려 떨어지는 장면은 추억의 명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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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 Planet of the Ape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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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거리 우주탐사에 지원하여 우주선을 타고 동면상태로 350광년 떨어진 오리온 자리의 한 항성계를 향해 날아가던 테일러(찰톤 헤스톤)선장과 대원들은 갑작스런 기계고장으로 잠에서 깨어납니다. 알 수 없는 혹성에 불시착한 우주선에서 테일러와 다른 두 명의 남성대원들은 동면상태에서 이미 미이라가 되어 버린 유일한 여성대원을 목격합니다.
 호수에 떨어진 우주선에서 겨우 탈출한 테일러와 대원들은 불모지를 지나는 험난한 모험 끝에 숲에서 사람들을 발견합니다만 원시상태 이전의 짐승 같은 삶을 목격합니다. 실망하고 있는 사이 갑자기 무장을 한 원숭이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짐승처럼 사냥합니다. 그 과정에서 두 대원은 목숨을 잃고 테일러만 목에 부상을 입은 채 사로 잡힙니다.
 원숭이 과학자 지라(킴 헌터)는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연구하던 중 파란눈의 한 인간이 특이한 행동을 하는 걸 발견합니다. 목을 다쳐 말을 할 수 없는 테일러는 지라 박사에게 글을 써서 자신이 외계에서 온 문명인임을 밝힙니다. 지라는 약혼자 코넬리우스(로디 맥도웰)에게 사실을 알리지만 그는 종교와 과학을 독점하고 있는 자이우스 박사(모리스 에반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 합니다.
 자이우스 박사는 종교를 이용해 진리를 왜곡하며 과학발전을 억압하는데 왠지 인간을 두려워합니다. 채식주의자며 평화주의자인 지라와 코넬리우스는 자이우스가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걸 알지만 왜 그러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테일러의 해박한 지식에 놀란 지라와 코넬리우스는 그를 믿지만 자이우스는 테일러를 죽이려 합니다. 자이우스가 강하게 접근을 막는 금지구역에 비밀이 있음을 직감한 테일러는 지라와 코넬리우스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는데 자이우스는 원숭이들과 함께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금지구역에 인접한 한 동굴에서 코넬리우스는 원숭이 문명 이전에 인간의 문명이 존재했음을 발견합니다. 테일러에게 붙잡힌 자이우스는 그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이 진실을 숨기는 이유는 인류가 세상의 종말을 가져 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1200여년 전 원숭이 문명을 세운 선조가 남긴 예언을 읽어 줍니다. 테일러는 자이우스의 만류를 뿌리치고 여자와 함께 말을 타고 해안을 따라 금지구역으로 나아갑니다.
 테일러는 해안가 모래에 파묻힌 자유의 여신상을 발견하고 울부짖습니다. "돌아온 거였어. 지구로 돌아온 거였어 ! 인간들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 "
 "혹성탈출"은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Pierre Boulle)이 1963년에 발표한 < La planegrave;te des singes >을 원작으로 한 SF 영화입니다. 알 수 없는 혹성이라는 원작을 바꿔 원숭이 혹성이 지구였고 그렇게 바뀌게 된 원인은 인류의 어리석음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려고 있습니다. 60년대 당시 인류를 불안에 떨게 하던 핵전쟁의 공포와 자기 파괴적인 인류문명에 대한 신랄한 비판 영화인 "혹성탈출"은 지금 봐도 조금도 손색 없는 SF걸작입니다.
 당시로선 놀라운 특수분장과 자연스러운 촬영으로 인류와 관계가 역전된 원숭이가 지배하는 혹성을 실감나게 그려 많은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원숭이의 입을 통해 듣는 파괴적인 인간문명에 대한 비판은 많은 생각꺼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후 영화와 TV시리즈로 만들어진 후속편에선 어떻게 인류가 멸망하고 원숭이 세상이 되었는지 보여 주었는데 연결해서 보면 재미있습니다. 시중에 시리즈가 비디오로 나와 있으니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코넬리우스 박사 역을 한 로디 맥도웰이 시리즈 내내 주인공을 연기하고 있는데 자신의 본 얼굴 없이 가장 인기를 끈 배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에서 테일러는 처음부터 인류문명에 냉소적인 사람으로 나옵니다. 돌아갈 수 없는 장거리 우주탐사에 지원한 이유도 파괴적인 인류문명에 회의를 느끼고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서였다고 나옵니다. 인류문명에 냉소적이었던 테일러가 막상 인류문명의 종말을 확인하고 오열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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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천 - Three coins in the f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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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세계 어디를 가도 분수나 연못이 있는 곳이면 바닥에 동전이 수북히 쌓여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다 이 영화 때문입니다. 로마의 트레비 분수, 오랜 된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돌아서서 등뒤로 동전을 던져 넣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것이죠. 그런데 소원은 단 하나, 다시 로마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빌어야 한답니다.
 마리아(맥기 맥나마라)는 로마의 미연방 유통에이전시 사장의 비서로 임명받아 로마에 도착합니다. 공항에 마중 나온 전임자 아니타(진 피터스)는 결혼 때문에 한 달 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함께 아파트를 쓰는 노처녀 프란시스(도로시 맥과이어)는 15년 째 이탈리아에서 생활하는 미국작가 샤드웰(클리프톤 웹)의 비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트레비 분수에 대한 전설을 듣고 일 년만 로마에 있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빌며 동전을 던집니다.
 마리아는 첫 출근 날 아니타를 애타게 바라보는 이탈리아인 통역 조르지오(로싸노 브라찌)의 눈길을 느끼고 알려 줍니다만 두 사람은 지난 2 년 간 깊은 말 한 마디 나누지 못한 사이라고 합니다. 에이전시 사장이 미국인 직원과 현지인 직원의 데이트를 엄격하게 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은 아니타도 조르지오를 좋아하고 있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체념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려는 것입니다. 약혼했단 말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한 편, 프란시스는 샤드웰을 수족처럼 보필하며 마음 속 깊이 사랑하고 있습니다만 괴팍한 은둔작가인 샤드웰은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15년 째 변함 없이 그녀를 비서로만 대하고 지냅니다.
 사장부부의 초청으로 파티에 간 마리아는 이탈리아 귀족 디도(루이 주르당)를 보고 첫눈에 반합니다. 아니타와 프란시스는 디도가 유명한 바람둥이라며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디도의 뻔한 작업(?)이 들어오고 프란시스의 조언을 받은 마리아는 잘 생긴 바람둥이 왕자를 곯려주기로 작정합니다. 오히려 디도의 취향을 알아내 의도적으로 유혹합니다.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아니타와 조르지오는 시골로 데이트 갔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만 가난한 변호사 지망생 조르지오는 망설입니다. 그 사이 두 사람의 데이트 장면이 사장부부의 눈에 띄고 조르지오는 해고 당합니다. 추천서가 없는 조르지오는 다시 취직하기도 어려운 처지입니다. 절망한 아니타는 사표를 내고 미국으로 떠나려 합니다.
 그 사이 마리아에게 푹 빠진 디도는 청혼하기 위해 홀어머니에게 소개시킵니다만 디도의 어머니는 마리아의 거짓을 꿰뚫어 봅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마리아는 디도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 놓습니다. 디도는 충격을 받고 마리아를 떠납니다. 마리아도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15년 변함 없는 샤드웰의 고루함에 질린 프란시스도 두 사람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기로 합니다. 떠난다는 프란시스의 말에 비로소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은 샤드웰, 프란시스에게 청혼합니다. 샤드웰은 프란시스의 말을 듣고 서로 사랑하고 있지만 헤어져 버린 다른 두 쌍의 연인들을 맺어주기 위해 저극적인 행동에 나섭니다.
 트레비(Trevi)는 삼거리란 뜻이라던가요! 로마에 가 보진 않았지만 트레비 분수는 지금도 로마여행 필수의 관광코스라고 듣고 있습니다. 특히 연인들에겐 꼭 가 봐야 할 명소죠. 아마도 이 영화의 영향이 가장 크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이야 이 영화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사랑의 전설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았다는 증거겠지요.
 이 영화는 아카데미 촬영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했습니다. 빅터 영의 주제가는 아주 유명합니다. 한 번 들으면 저절로 선율을 따라 흥얼거리게 만드는 낭만적인 곡이죠. 혹시 트레비 분수를 가시게 되면 동전 꼭 준비하시길 바라면서 오늘 영화 이야기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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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For Whom The Bell To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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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7년 스페인 내전, 파시스트와 싸우는 공화주의자들을 돕기 위해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스스로 전쟁에 뛰어듭니다. 미국인 로버트 조던(게리 쿠퍼)도 그 중 한 명입니다. 미국에서 대학 강사였던 청년 조던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스페인의 전쟁터로 와 폭파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조던은 협곡의 다리를 폭파하라는 지령을 받고 집시 노인 안젤모(블라디미르 소콜로프)와 함께 파시스트 점령지의 산악지대로 잠입합니다. 두 사람은 그 곳에서 집시 게릴라들을 만납니다. 게릴라의 두목 파블로(아킴 타미로프)는 다리가 폭파되면 산으로 도망가야 하는데 말이 부족하다며 거부합니다. 파블로의 애인이자 동지인 집시 여장부 필라(카티나 팍시노우)는 파블로가 겁쟁이가 돼 버렸다며 게릴라들을 규합해 조던을 돕겠다고 나섭니다. 조던은 폭파계획을 진행합니다.
 한 편,게릴라의 소굴엔 필라 말고도 열아홉의 어린 아가씨 마리아(잉그리드 버그만)가 요리를 하며 게릴라를 돕고 있습니다. 그녀는 파시스트의 손에 공화파 시장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자신도 집단 강간을 당해 죽어가다 게릴라들의 손에 구원받아 그들의 일원이 된 것이죠. 마리아는 첫눈에 조던에게 반해 천진무구한 사랑을 표현해 옵니다. 신념을 위해 전쟁에 뛰어들었지만 냉정한 현실상황에 회의하던 조던은 마리아의 사랑에서 투쟁의 의미를 찾습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뜻은 과연 무엇을 위해 세상에 뛰어들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가라는 뜻이겠지요. 조던은 자유라는 신념을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들지만 선과 악이 뒤섞여 있는 현실을 보며 회의합니다. 그런 점이 영화엔 잘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만 결국 조던은 죽어가며 마리아를 떠올립니다. 자신은 미국을 위해서도 아니고 스페인을 위해서도 아니며 오로지 마리아, 즉 인간, 이웃 내 몸과 다름 없는 지구 위 친구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죽습니다.
 이상과 이념과잉의 20세기가 과거가 되어버린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조던의 선택은 좀 무모하고 어리석어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이상과 이념을 위해 목숨을 바쳐 일하고 있습니다. 분명 숭고한 면이 있습니다만 이라크에 개입한 미국의 예를 보면 그 순수한 열망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역설적이지만 정말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때 TV로 이 영화를 볼 땐 잉그리드 버그만이 연기하는 마리아의 행동을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언제 봤다고 처음 본 미국남자를 다짜고짜 좋아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마리아는 조던을 졸졸 따라 다니며 노골적인 애정표현을 합니다. “저는 키스하는 법을 잘 몰라요. 잘 알았다면 당신에게 키스를 했을 텐데…. 키스할 때 코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지요?” 라고 말하며 키스하고 매달리고 사랑한다고 말하죠. 어릴 땐 참 의아했습니다. 도무지 마리아의 심리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렇긴 해도 워낙 청순한 잉그리드 버그만의 천진한 연기가 있었기에 어색하진 않았습니다. 그저 제가 너무 어려 이해를 못했을 뿐이죠. 지금 생각하면 모든 게 충분히 그럴 수 있었으리라 여겨집니다. 사랑이란 그런 거겠죠. 조던은 죽어가며 마리아의 무구한 사랑을 떠올립니다. 어떤 이념 보다도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겠지요. 굳은 얼굴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내면의 갈등을 잘 표현한 게리 쿠퍼와 천진한 표정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소녀의 사랑을 잘 연기한 잉그리드 버그만,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연기한 조연들의 연기가 좋은 고전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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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 Django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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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접경 미국의 한 마을은 질척이는 진창 만큼이나 살풍경한 곳입니다. 잭슨 소령이란 사람이 많은 부하들을 이끌고 장악하고 있는 이곳은 정부의 공권력이 전혀 미치지 못하는 곳입니다. 민간인을 잔인하게 죽이는 걸 재미로 아는 잭슨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은 휴고라는 멕시코인이 이끄는 산적들이 유일합니다. 이곳에 한 사나이가 나타납니다,관을 질질 끌면서. 음울한 분위기의 사내 이름은 장고! 혼자서 두 악당 세력을 일망타진합니다.
1960년대엔 이른 바 "스파게티 웨스턴"이 인기를 누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마카로니 웨스턴"이라고 불렀죠. 말 그대로 이탈리아 사람들이 만든 짝퉁 서부극입니다. 그런데 이 짝퉁들이 오히려 진품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었죠. 그 중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작품들은 현재 걸작고전의 반열에까지 올라 있습니다.
 프랑코 네로가 주연한 "장고"는 세르지오 코부치 감독의 작품으로 결코 걸작이라 할 수 없습니다만 아이디어 하나로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영화입니다. 이탈리아 영화인들이 스페인과 로마 인근의 스튜디오 세트를 오가며 만든 저예산의 이 영화는 시나리오도 없이 촬영에 들어갔다고 전합니다. 그런 상황을 감안하면 이야기는 비교적 정교합니다. 당연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구로자와 아끼라의 1961년작 "요짐보"를 번안한 작품입니다. 구로자와 아끼라 감독의 "요짐보"는 여러 번 영화로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물론 원작이 최고 걸작입니다만 "황야의 무법자","장고","라스트 맨 스탠딩" 등으로 지금도 조금씩 포장을 달리해 영화로 만들어지는 뛰어난 스토리입니다. "요짐보"는 두 패의 악인들이 대립하며 백성들을 괴롭히는 한 마을에 사무라이 한 사람이 나타나 교묘하게 서로 싸우게 만들어 결국 일망타진하고 표표히 마을을 떠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가 세계 많은 영화인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이탈리아인들이 여러 번 베껴먹은 것이죠. "장고"도 그런 영화 중 하나입니다만 그나마 아이디어가 뛰어나 용서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엘마리아치"나 최근 리메이크한 "원스어폰어타임인멕시코"도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파게티 웨스턴은 태생의 한계 때문에 역사적 사실과는 관계없는 이야기를 많이 다루었습니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영화에서 드물게 남북전쟁 등 역사적 배경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시대상황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내용입니다. 더구나 서부영화 특유의 선악구도도 따르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도 악당입니다. 약간 인간적인 면이 있는 정도라고 할까요. 어떻게 보면 그렇게 역사와 윤리에 대한 부담없이 말 그대로 원초적 오락에 치중한 게 스파게티 웨스턴의 성공요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마치 요즘 인기있는 컴퓨터 게임의 원형 같은 영화들이죠. 지금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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