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 Planet of the Ap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장거리 우주탐사에 지원하여 우주선을 타고 동면상태로 350광년 떨어진 오리온 자리의 한 항성계를 향해 날아가던 테일러(찰톤 헤스톤)선장과 대원들은 갑작스런 기계고장으로 잠에서 깨어납니다. 알 수 없는 혹성에 불시착한 우주선에서 테일러와 다른 두 명의 남성대원들은 동면상태에서 이미 미이라가 되어 버린 유일한 여성대원을 목격합니다.
 호수에 떨어진 우주선에서 겨우 탈출한 테일러와 대원들은 불모지를 지나는 험난한 모험 끝에 숲에서 사람들을 발견합니다만 원시상태 이전의 짐승 같은 삶을 목격합니다. 실망하고 있는 사이 갑자기 무장을 한 원숭이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짐승처럼 사냥합니다. 그 과정에서 두 대원은 목숨을 잃고 테일러만 목에 부상을 입은 채 사로 잡힙니다.
 원숭이 과학자 지라(킴 헌터)는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연구하던 중 파란눈의 한 인간이 특이한 행동을 하는 걸 발견합니다. 목을 다쳐 말을 할 수 없는 테일러는 지라 박사에게 글을 써서 자신이 외계에서 온 문명인임을 밝힙니다. 지라는 약혼자 코넬리우스(로디 맥도웰)에게 사실을 알리지만 그는 종교와 과학을 독점하고 있는 자이우스 박사(모리스 에반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 합니다.
 자이우스 박사는 종교를 이용해 진리를 왜곡하며 과학발전을 억압하는데 왠지 인간을 두려워합니다. 채식주의자며 평화주의자인 지라와 코넬리우스는 자이우스가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걸 알지만 왜 그러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테일러의 해박한 지식에 놀란 지라와 코넬리우스는 그를 믿지만 자이우스는 테일러를 죽이려 합니다. 자이우스가 강하게 접근을 막는 금지구역에 비밀이 있음을 직감한 테일러는 지라와 코넬리우스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는데 자이우스는 원숭이들과 함께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금지구역에 인접한 한 동굴에서 코넬리우스는 원숭이 문명 이전에 인간의 문명이 존재했음을 발견합니다. 테일러에게 붙잡힌 자이우스는 그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이 진실을 숨기는 이유는 인류가 세상의 종말을 가져 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1200여년 전 원숭이 문명을 세운 선조가 남긴 예언을 읽어 줍니다. 테일러는 자이우스의 만류를 뿌리치고 여자와 함께 말을 타고 해안을 따라 금지구역으로 나아갑니다.
 테일러는 해안가 모래에 파묻힌 자유의 여신상을 발견하고 울부짖습니다. "돌아온 거였어. 지구로 돌아온 거였어 ! 인간들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 "
 "혹성탈출"은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Pierre Boulle)이 1963년에 발표한 < La planegrave;te des singes >을 원작으로 한 SF 영화입니다. 알 수 없는 혹성이라는 원작을 바꿔 원숭이 혹성이 지구였고 그렇게 바뀌게 된 원인은 인류의 어리석음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려고 있습니다. 60년대 당시 인류를 불안에 떨게 하던 핵전쟁의 공포와 자기 파괴적인 인류문명에 대한 신랄한 비판 영화인 "혹성탈출"은 지금 봐도 조금도 손색 없는 SF걸작입니다.
 당시로선 놀라운 특수분장과 자연스러운 촬영으로 인류와 관계가 역전된 원숭이가 지배하는 혹성을 실감나게 그려 많은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원숭이의 입을 통해 듣는 파괴적인 인간문명에 대한 비판은 많은 생각꺼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후 영화와 TV시리즈로 만들어진 후속편에선 어떻게 인류가 멸망하고 원숭이 세상이 되었는지 보여 주었는데 연결해서 보면 재미있습니다. 시중에 시리즈가 비디오로 나와 있으니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코넬리우스 박사 역을 한 로디 맥도웰이 시리즈 내내 주인공을 연기하고 있는데 자신의 본 얼굴 없이 가장 인기를 끈 배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에서 테일러는 처음부터 인류문명에 냉소적인 사람으로 나옵니다. 돌아갈 수 없는 장거리 우주탐사에 지원한 이유도 파괴적인 인류문명에 회의를 느끼고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서였다고 나옵니다. 인류문명에 냉소적이었던 테일러가 막상 인류문명의 종말을 확인하고 오열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