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 윌 비 블러드 - There Will Be Bl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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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니엘 플레인뷰(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석유개발업자입니다. 금광을 찾던 그는 금 대신 석유를 발견해 돈을 좀 벌었습니다. 그는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젖먹이 아들을 데리고 다니며 석유가 나올 만한 땅을 찾아 다닙니다. 은밀하게 지질을 조사해 가능성이 보이면 천진난만한 아들 이미지를 이용해 헐값에 땅을 사거나 빌려 석유를 발견하면 이익을 독차지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키워갑니다.
 어느 날 폴 선데이(폴 다노)라는 소년이 찾아 와 정보를 줄테니 돈을 달라고 합니다. 시골 자신의 집 부근에 석유가 흘러 나온다는 얘깁니다. 500 달러를 주고 산 정보는 정확했습니다. 확실히 석유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땅이었습니다. 다니엘은 마을의 리더 격인 폴의 아버지 선데이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폴의 고향인 캘리포니아 황야의 마을은 끼니를 잇기 힘들 정도로 가난합니다.다니엘과 선데이가 땅매매 계약을 하려는데 폴의 쌍둥이 형제인 엘라이(폴 다노)가 석유를 헐값에 사 간다고 지적하며 석유가 나오면 5000 달러의 보너스를 내라고 요구합니다. 다니엘은 보너스를 약속합니다. 다니엘은 마을사람들을 회유해 인근 일대의 땅도 사들입니다. 단 한 사람 밴디만 팔지 않는데 바닷가쪽 땅이라 그냥 둡니다.
 유정탑이 세워지고 기계를 가동하기 전날, 엘라이가 다니엘을 찾아옵니다. 내일 마을사람들이 모이면 자신에게 사업과 기계에 대한 축성기도를 맡기라고 요구합니다. 엘라이는 마을사람 대부분이 믿고 있는 제3계시교의 교주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악마 같은 탐욕으로 가득 찬 엘라이는 광신적인 설교와 계시를 이용해 교세를 확장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신을 믿지도 않는데다 엘라이의 욕망을 꿰뚫어 본 다니엘은 엘라이의 요구를 거부합니다. 분노에 가득 찬 엘라이의 눈빛 때문일까요? 실제로 공사 중 인부가 죽고 다니엘의 아들 H.W가 다쳐 귀머거리가 됩니다. 다니엘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석유가 터져 나왔으니까요.
 엘라이는 다니엘에게 약속대로 보너스를 요구하는데 다니엘은 본색을 드러내 마구 폭력을 휘두르며 무시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 엘라이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납니다. 대형 석유사가 유정을 헐값에 사들이려 하고 다니엘은 단호히 맞섭니다만 문제는 석유 수송로, 다니엘의 선택은 밴디의 땅을 가로지르는 파이프라인을 바다까지 까는 방법 뿐입니다. 밴디는 엘라이의 둘도 없는 열렬한 신도였습니다. 다니엘은 엘라이를 찾아가 세례를 받고 거짓 회개합니다. 마침내 다니엘은 억만장자가 돼 대저택을 짓고 꿈을 이룹니다. 하지만 그의 삶은 피폐하기만 합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일도 서슴치 않았던 다니엘은 집안에 텐트를 치고 자며 권총을 쏘아 대고 술에 쩔어 지냅니다. 그런 아버지에 실망해 아들 H.W 마저 집을 떠난 어느 날 도시에 나가 교세를 확장하고 있던 엘라이가 찾아옵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미국의 치부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 감독입니다. 이 영화도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는 자본주의와 광신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다니엘을 찾아 온 엘라이는 "우리는 형제, 우리는 친척"이라고 말합니다. 악마의 화신과도 같은 두 사람은 서로 미워하면서도 서로 이용합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100년 전 이야기를 통해 석유로 대표되는 자본과 기독교 근본주의로 대표되는 종교가 결탁해 세계의 경찰 노릇을 자임하고 있는 현미국사회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추악한 욕망을 숨기고 정의를 가장하고 있는 그들의 끝이 어떠할 지는 영화 제목이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There will be blood!"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는 두 말 할 필요 없지만 그런 배우에 맞서 한 치도 밀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 준 폴 다노의 연기가 놀랍습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석유 개발의 역사를 완벽하게 재연한 영화의 완성도 또한 매우 높습니다. 실제 촬영지의 주민들을 동원해 영화를 찍어서 그런지 마치 그 당시로 돌아간 듯 실감나는 영화입니다. 공포영화를 보는 것처럼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 음악과 음향의 사용도 매우 유효적절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 영화에 있어 음악과 음향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좋은 영화가 전국 6개 스크린에서만 상영되었다는 사실이 서글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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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먼곳에 -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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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등산을 갔는데 함께 간 선배들이 이 영화 얘길 하더군요. 재미있다고, 꼭 보라고. 영화본 지 오래 돼 한 번 볼까 싶었는데 마침 잘됐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봤습니다. 좋았습니다.
이준익 감독 작품은 모두 작품성 면에선 뭔가 약간 부족한 경향이 있지만 관객을 실망시키진 않습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신 차리고 하나하나 분석해 보면 말 안 되는 장면도 많고 억지스런 장면도 많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은 아무 생각없이 푹 빠져 볼 수 있습니다.
 곰곰 생각해 보면 순이(수애)가 자신에게 관심도 없는 남편을 찾아 월남까지 건너 가 온갖 고생을 하고 결국 미군장교에게 몸을 팔면서까지 증명하고 싶었던 게 뭔진 분명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아닌 것 같고...자존심....같긴 한데 그걸 보여주려 그런 고생을 한다는 것도 좀 그렇고...잘 모르겠습니다. 주제가 모호하다는 그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영화를 보는 동안은 암 생각없이 화면에 몰입하게 됩니다. 특히 울면서 웃기고 웃으면서 울리는 특유의 연출력은 정말 최고입니다.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입니다. 정진영과 중견배우 주진모(미녀는 괴로워의 주진모 아님), 엄태웅, 신현탁, 정경호 등 모든 주조연들의 연기 앙상블이 아주 훌륭합니다. 특히 여주인공 수애의 매력은 대단합니다. 청순함과 섹시함을 동시에 표출하는 수애의 매력이 없었다면 매우 억지스러운 영화가 되고 말았을 텐데 여주인공의 매력이 모든 약점을 극복하고도 남습니다. 다른 영화였다면 외설스럽고 여성비하적이었을 음탕한 카메라 시선도 수애라는 청순한 배우가 숭고하게 승화시켜 버립니다. 요즘 보기 드문 고전적인 여배우의 부활이라고 할까요. 낮고 청아한 목소리로 담백하게 부르는 노래는 지금도 머리속을 맴돕니다.
 우리나라엔 월남파병이라는 아픈 역사가 있죠. 영화에도 나오는 것처럼 세계평화를 위해 파병한 건 아니었습니다. 세계평화보다 급한 건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존이었으니까요. 군인은 전쟁터에서 밴드는 술집에서 달러를 벌기 위해 목숨을 바치고 자존심을 버렸습니다. 오로지 목적은 돈이었습니다. 당시 같은 파병국이었던 필리핀은 베트남전 종식을 중재해 아시아의 주도국가로 부상하려 했는데 우리나라 정부가 물밑에서 전쟁종식을 반대했다는 기록이 있더군요. 전쟁이 끝나면 그만큼 국가수익이 줄어들 테니 말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부모님 세대의 노고를 다시 한 번 되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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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 Mamma M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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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는 아바의 노래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좀 단순한 느낌이었죠. 왠지 리듬이나 가락이 유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사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탓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단순한 곳에 진리가 있고 담백한 것이 질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뒤로 기교를 많이 부리지 않은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들은 아바의 노래가 갑자기 가슴을 때리기 시작한 게 그 무렵입니다. 나중에 가사를 찾아 제대로 읽어 보니 더 좋더군요.
 한 때 스웨덴의 국민소득을 끌어올렸다는 소리를 들었던 그룹 아바의 가치는 여전합니다. 뛰어난 컨텐츠가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 잘 보여주는 그룹이죠. 그들의 노래 만으로 뮤지컬이 만들어지고 그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까지 만들어졌으니 대단합니다.
 영화는 뮤지컬의 재미를 극대화하면서도 영화의 장점을 살려 멋진 장면을 많이 보여줍니다. 멋진 풍광 속에 펼쳐지는 신나는 춤과 노래는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영상과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선 가능한 개봉관에서 봐야 할 영화입니다만 보는 내내 엉덩이가 들썩거리는데도 참고 보려니 괴로웠습니다. 나중에 DVD로 사놓고 집에서 마음껏 흔들면서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내년에 환갑을 맞는 메릴 스트립의 놀라운 노래 실력과 여전한 매력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피어스 브로스넌의 색다른 연기도 볼 만 합니다. 소녀 같은 깜찍한 외모에 놀라운 가창력을 가진 아만다 세이프리드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네요. 주조연들 연기가 어느 한 사람 빠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년의 주름과 뱃살을 그대로 드러낸 중견연기자들의 열정이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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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The Good, the Bad, and the We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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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운 감독은 제가 몹시 질투하는 사람입니다. 이 양반 분명 제 머리 속에 도청장치를 심어 두고 있습니다. 이상하게 제가 머리 속으로 혼자 기획한 영화들을 한 발 앞서 표절(?)하는 재주가 있는 사람입니다. 환장하겠습니다. 한국식 서부극은 제가 오랫동안 꿈꾸던 프로젝트입니다. 10년 전부터 생각해 오던 영화죠. 만주를 무대로 한다는 기획도 똑같습니다. 더구나 하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한 편인 셀지오 레오네의 "석양의 무법자"를 리메이크 하다니오! 제 머리 속을 훤히 들여다 보지 않고서야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입니까! ㅜ.ㅜ
 그런데 사실 한국형 서부극은 김지운 감독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60년대에 많은 한국형 서부극이 만들어졌습니다. 대부분 만주가 무대였지요. 내용은 거의 마카로니 웨스턴을 번안한 수준이었습니다. 김지운 감독은 그런 사실을 몰랐다고 하지요. 전 그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ㅜ.ㅜ
아무튼 몹시 부럽고 질투나지만 이 영화 괜찮습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고 옥에도 티가 있는 법이지요. 스토리가 빈약하다거나 긴장도가 떨어진다든가 배우들의 연기가 단순하다든가 하는 지적은 그야말로 꼬투리를 위한 꼬투리라고 봅니다. 그냥 오락영화라고 보면, 한국형 서부극이라고 보면 얼마든지 이쁘게 봐 줄 수 있습니다. 이 정도만 만들면 누구도 욕할 수 없습니다. 그런 사람에겐 "니가 함 만들어 보세요."라고 말할 수 밖에 없죠.
 액션씬이 워낙 많아서 원래 스토리가 정교하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대충 말이 되면 충분한 거죠. 긴장도가 떨어진다고 하는데 전 130여 분이라는 긴 시간이 언제 가는 줄 몰랐습니다. 정우성이 발음이 안 좋다고 그러던데 목소리 멋있고 좋기만 하데요. 원래 멋있는 놈은 폼만 잘 잡으면 되는 겁니다. 대역 없이 펼치는 액션 씬은 최고였습니다. 이병헌과 송강호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요. 전체적으로 고른 품질의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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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퀀텀 오브 솔러스 - Quantum of So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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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제임스 본드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마초'라는데 있지 않을까요? 남자들의 로망이죠. 실제 첩보원 중엔 제임스 본드처럼 능글능글하고 명령 안 듣고 바람만 피우는 사람은 없다고 신문에 났더군요. 어차피 영화는 영화죠. 그래도 아침마다 수염을 깨끗하게 밀어야 하고 대머리는 가발로 가려야 하고 직장에서도 찍소리 한 마디 못하는데 마누라한테 꽉 잡혀 사는 현대의 필부 범부들은 제임스 본드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다 이 말씀입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새로운 제임스 본드는 그런 점에서 보면 좀 불만입니다. 제임스 본드다운 맛이 다 사라졌습니다. 지나치게 성실하고 심각하고 순정적입니다. 이번 시리즈는 한 편의 첩보영화로만 보면 훌륭한 작품이라 할 수 있지만 '마초' 제임스 본드를 기대했던 사람에겐 실망스럽습니다. 이럴 바에야 '제이슨 본'이나 '이단 헌터'를 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액션장면도 좀 불만입니다. 제임스 본드의 액션은 역시 엄청난 규모와 장쾌한 롱샷으로 액션의 전모를 즐길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다른 영화와 차별이 있었습니다. 성룡의 액션 빼고는 그에 필적할 만한 액션씬은 보기 드물었죠. 그런데 이번 영화는 들고찍기와 현란한 편집기술을 이용했더군요. 뭔가 바쁜 것 같았지만 별로 기억에 남는 액션이 없습니다.
 좀 더 드라마에 치중한 점은 이전의 007영화와 차별화 한 점이지만 어려운 제목 만큼이나 잘 와닿지 않고 겉돌더군요. 007영화는 역시 머리 안 굴리고도 그냥 즐길 수 있는 단순무비한 스토리가 제격 아닌가 싶습니다. 한 마디로 이번 영화는 여러 면에서 007영화답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영화 마지막에 제임스 본드가 순정의 상징인 첫사랑의 선물을 팽개치던데 다음 시리즈에선 다시 '마초' 제임스 본드로 돌아온다는 뜻일까요? 남성성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고개 숙인 남성들을 위한 능글능글 바람둥이 제임스 본드의 귀환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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