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4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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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뭘 더 바라겠습니까! 60대 인디아나 존스가 삐걱대는 관절로 이 정도 액션을 보여준다면 그걸로 만족해야죠. 어떤 영화든 시리즈물의 한계는 뚜렷합니다. 기존의 시리즈와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새로워야 한다는 명제는 쉽게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인디아나 존스3에서 무려 19년이나 지난 다음 이어진 이번 시리즈에서 전작들의 분위기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면서도 비슷하지만 새로운 무언가를 집어넣기는 더 어려웠겠죠. 이번 영화가 진부하다거나 황당무계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이런 어려운 한계를 훌륭하게 뛰어넘었다고 봅니다.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 원안과 제작으로 함께 한 조지 루카스 그리고 누구보다 주인공 해리슨 포드의 열정과 팀웍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요. 1편에 나왔던 여주인공 메리언 역의 카렌 우드의 복귀나 예쁘고 연기 잘하는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의 악역 연기도 한몫 거들고 있습니다. 최고의 스탭들이 다시 모여 만들어낸 화면의 기술적 완성도 또한 최고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는 영화란 꿈의 실현이라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작가들이죠.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이들의 이런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난 영화들입니다. 어린 시절 모험소설과 만화 주인공 땡땡을 통해 꿈꾸던 일들을 스크린에서 실현해 보인 작품입니다. 때때로 잔인한 장면이 있음에도 그다지 끔찍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따뜻한 조명으로 밝게 묘사한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이 영화를 가족영화로 분류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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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인생 - When I Turned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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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철 지난 영화를 보고 싶었습니다. 아홉살 인생은 위기철의 소설이 원작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 아직 그 책을 읽어 보진 못했습니다. 영화가 책하고 약간 다르다고 하던데 아마도 그래서 그런지 스토리가 듬성듬성 뭔가 이가 빠진 듯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만 아홉살 어린이들의 사랑과 우정과 인생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어른들에 대한 얘기가 많이 생략돼 있어 시대상황이 준 애잔한 얘기가 심도 있게 들어가지 못한 점과 시대고증이 좀 잘못된 부분이 눈에 띄었지만 그건 옥의 티라고 봐야겠지요. 아역배우들의 연기는 뛰어납니다. 특히 조연을 맡은 아이들의 연기는 놀라울 정도로 진정어린 감정을 표현해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다가 잘 웁니다. 어떨 땐 남들은 다 낄낄 웃고 있는데 혼자 주책스럽게 눈물을 흘려 민망해서 닦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 특히 이런 영화를 보면 예외없이 울보가 됩니다. 우리 어머니는 늘 사나이는 평생 세 번 우는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예상했던대로 계속해서 낄낄대다가 결국엔 주책없이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습니다. 아마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한두번쯤 눈물을 흘릴 순간을 경험하리라 봅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릴 장면은 각자 다를 것도 같습니다. 사람마다 경험과 추억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니까요.

누가 아홉살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라고 말 할 수 있나요? 아홉살 그 시절 이미 인생이 시작되었던 걸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인가요 ? 그 시절 이미 아버지와 어머니의 힘들고 눈물진 인생에 연민을 느끼기 시작했고,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던 사랑의 감정도 지금보다 못하지 않았고, 세상 전부를 줄 수 있던 우정은 지금보다 훨씬 강하고 숭고했었던 걸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인가요?

하지만 역시 과거는 아름다운 것 ! 지난한 어른들 세계를 알고 있었어도 그 시절은 순수하였기에 아름다웠노라 !

이 영화엔 착한 사람들만 나옵니다. 아내를 때리는 나쁜 남편이 잠깐 나오지만 그야말로 잠깐이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동네 아저씨도 동네 누나도 모두들 인정 많고 착하기만 합니다. 실제로 가난했던 당시엔 누구나 인정이 많았습니다. 분명 과거의 기억이라서 생기는 착각만은 아닐겁니다. 여기서 또 물질이 풍요로워 진다고 해서 세상이 더 행복해지진 않는다는 걸 생각해 봅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담임 선생님(안내상)은 제 어린시절 선생님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습니다. 약간은 위선적이고 권위적이며 무서웠던 선생님들. 하지만 예전 선생님들은 어린이들에 대한 사표로서의 자부심만은 있으셨습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백여민(김석)이 서울에서 전학 온 도도한 짝꿍 장우림(이세영)의 고자질에 화가 나서 우림의 구두를 찢고 물에 담근 것 때문에 선생님에게 무자비하게 맞습니다. 그 때 선생님은 때리기 전에 여민을 세워 놓고 왼손의 시계를 끌러고 반지를 뽑습니다. 이 장면은 언뜻 보면 선생님의 잔인한 폭력성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선생님이 아이를 때리다가 흥분하여 아이를 다치게 할까 봐 미리 벗는 겁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 그 당시 선생님은 누구나 다 실제로 그러셨습니다. 그래서 전 그런 선생님들을 미워할 수 없습니다.

이 영화의 음악은 노영심이 맡았더군요. 영화의 주제와 잘 어울리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음악들이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마지막 장면의 성악곡인데 이 노래를 영화 "친구"의 주인공 서태화가 불렀더군요. 서태화는 원래 성악전공으로 유학까지 갔다 온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데 "억수탕" 때와는 다른 정통성악창법을 들려 주었습니다. 이런 것들도 알고 보면 소소한 재미가 있겠더군요.

우리 둘째도 벌써 아홉살입니다. 놈의 인생도 이미 시작했을까요? 아마도 시작했을 겁니다. 요즘 애들은 우리때보다 빠르니까요! 더 이상 아이를 아이로 보지말고 동등한 인격체로 보아야겠죠. 이번 일요일엔 큰아이와 둘이서 등산이라도 가서 여덟살 인생을 한 번 캐물어나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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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버 스카이 - October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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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학교 다닐 때 제 꿈은 과학자였습니다. 특히 우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제 손으로 로켓을 쏘는 게 꿈이었습니다. 그걸 실제로 시도해 본 적 있습니다. 첫번째 시도는 종이로켓으로 했습니다. 국민학생이 구할 수 있는 소재가 한정돼 있었거든요. 마분지로 조그만 로켓을 만들었습니다. 연료는 성냥의 황을 쓰기로 했습니다. 엄마 몰래 파고다 성냥 한 통을 챙겼습니다. 오랜 시간 정성들여 성냥의 황을 긁어 모았습니다.
 황이 제법 뭉쳐질 정도로 모였을 때 탈지면으로 감싸 도화선 역할을 할 꼬리도 길게 냈습니다. 그걸 마분지 로켓 안에 장착하고 발사대를 만들어 세웠습니다. 발사 장소는 엄마가 시장 간 틈을 타 안방으로 잡았습니다. 설레는 가슴을 안고 로켓 꽁무니 노즐을 통해 삐죽 나온 탈지면 도화선에 불을 붙였습니다.
 멋있게 카운트다운을 할 생각이었는데 탈지면은 예상 보다 훨씬 빨리 타 버리더군요. 뭐 어쨌든 마침내 연료에 확하고 불이 붙고 로켓이 떠 올랐습니다. 아니 떠 오른다고 믿었습니다. 분명 제 눈엔 로켓이 거짓말처럼 슬로우 모션으로 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한 1cm 정도 떴을까요 ? 그 순간 로켓은 불덩이가 되어 훨훨 타 오르며 위로 날아 올랐습니다.
 하마터면 집에 불 낼 뻔 하고 제 첫 로켓은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졌습니다. 장판지에 묻은 그을음을 지우느라 땀깨나 흘렸음은 물론이고 연기를 빼고 냄새를 지우기 위해 창문도 한참 열어 놓아야 했습니다.그런데 그런 수고 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과연 로켓이 추진력으로 떠 올랐냐 불이 붙어 떠 올랐냐 하는 점이었습니다.
 성공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슬로우 모션이 신경 쓰이는 겁니다. 그건 분명 불붙은 종이가 날아 오르는 모습이었거든요. 냉정하게 실패로 규정하고 다시 한 번 쏘기로 했습니다. 처음 실패를 교훈 삼아 이번엔 다른 소재로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불에 안 타고 가벼운 소재가 뭘까 고민하다 번뜩 떠 오르는 재료가 있었습니다.
 당장 옥상으로 올라가 TV안테나 한 쪽 끝을 5cm 정도 부러뜨렸습니다. 기억나실 겁니다. 안테나엔 얇은 알미늄 소재 같은 걸로 만들어진 하얀 원통 막대가 거미발처럼 붙어 있지 않았습니까 ! 그걸 부러뜨린 겁니다. 정말 로켓 몸통으로 딱이었습니다. 끝을 망치로 뭉개 뾰족하게 만드니 딱 로켓 모양이 나오는 겁니다.
 이번엔 실험의 안전을 위해 발사장소를 야외로 잡았습니다. 집 뒤에 산을 밀어 아파트 지을 땅을 만들어 놓은 공터로 결정했습니다. 또 한 번 황을 모은 뒤 발사대를 세우고 발사에 들어갔습니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습니다. 황의 추진력이 너무 약했던 겁니다. 로켓은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허무한 느낌이란...어떻게 꼼짝도 안 하는지 참!
 나중에 폭음탄을 연료로 사용해 기어이 로켓을 날리긴 했지만 어린 시절 꿈은 그 정도로 접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저랑 비슷한 생각을 했고 실험을 했는데 실제로 로켓을 쏘아 올리는 과학자가 된 사람이 있었네요. 바로 이 영화의 실존인물 호머 힠햄(제이크 갈렌힐)입니다.
 소련의 첫 인공위성 스푸트니크가 10월의 밤하늘을 가로지르던 1957년 콜우드라는 미국의 한 탄광 마을, 고등학생 호머는 우주인이 되길 꿈 꿉니다. 호머와 친구들은 직접 로켓을 쏘아 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시도는 탄광마을 사람들의 비웃음을 삽니다. 콜우드는 몰락해가는 탄광마을로 희망이 없는 곳입니다. 아이들은 미식축구 선수로 대학을 가지 않으면 아버지처럼 광부가 되는 길 밖에 없습니다.
 호머의 아버지 존(크리스 쿠퍼)은 광부들의 정신적 지주와 같은 사람인데 아들도 자신처럼 훌륭한 광부가 되길 바랍니다. 호머는 아버지를 존경하지만 아버지와 같은 인생을 살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두 사람은 갈등합니다. 존은 아들이 하는 짓이 헛된 몽상이라고 비웃습니다. 호머와 친구들은 온갖 비난과 비웃음을 뚫고 기어이 로켓을 쏘아 올립니다.
 실화에 바탕을 둔 얘기는 언제나 감동을 줍니다. 조 존스톤 감독의 "옥토버 스카이"도 예외가 아닙니다.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해 꿈을 이루는 얘기에 가족간의 갈등과 사랑을 잘 엮어 감동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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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서 - The Pursuit of Happy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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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내 대장부는 눈물을 보이면 안 된다." 어릴 적 어머니가 늘 하시던 말씀입니다. 어릴 땐 아무 일도 아닌 일에 눈물을 흘리기 일쑤였는데 어머니의 그 말씀 한마디면 신기하게도 울음이 뚝 멈추곤 했습니다. 딴엔 사내 대장부가 되고 싶었나 봅니다. 그 아이가 이제 자라서 어른이 되고 한 여자의 남편,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그 동안 의식하진 못했지만 저도 모르게 어머니 말씀을 지키면서 살아온 듯 합니다. 아니 그냥 지켜온 게 아닙니다. 날이 갈수록 더 강하게 자신을 다그쳐 사내 대장부가 되려고 했나 봅니다. 이제 웬만한 일엔 얼굴에 희노애락을 드러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전 지금까지 사내 대장부는 눈물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우리나라, 그것도 과거에나 통하던 얘기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니 미국도 다르지 않네요. 아들과 아내를 사랑하는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도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는 사내입니다. 세상이 그를 향해 죽어라 죽어라 합니다. 그래도 그는 웃습니다.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머리카락처럼 가늘고 약한 한 가닥 희망일 지라도 그는 붙들고 놓지 않습니다. 아니, 놓을 수 없는 지도 모릅니다. 선택의 여지도 도망갈 곳도 없으니까요.
 행복해지고 싶은 사내 크리스의 인생은 절망의 연속입니다. 열심으로 살았건만 하는 일마다 꼬이고 실패합니다. 밀린 집세, 연체 중인 세금, 주차위반으로 견인된 자동차, 온 재산을 털어 넣었지만 팔리지 않는 최신 의학기구 골밀도 스캐너....온 세상이 갈길 바쁜 그의 종종걸음에 태클을 겁니다. 발이 걸려 넘어지고 무릎이 까지고 피가 흘러도 그는 다시 일어섭니다. 일어나 다시 뜁니다. 참다 못해 집을 떠난 아내도 다시 데려와야 하고 사랑하는 아들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의 절망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적절한 타이밍에 웃음을 터뜨릴 만한 에피소드들을 이어갑니다. 물론 괴로운 상황들이지만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데 극장 안 사람들이 다 웃는 그 장면들을 보면서 전 도저히 웃을 수 없었습니다. 아니, 웃기는 커녕 이를 악 다물고 울음을 참고 보았습니다. 좌충우돌 크리스의 모습이 바로 제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언제 영화가 끝날까 꽉 쥔 주먹이 나중엔 저려왔습니다.
 그렇게 참고 참았건만 영화의 결론부에서 결국 전 눈물을 줄줄 흘리고 말았습니다. 남 앞에서 절대로 울지 않던 크리스가 여러 사람들 앞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릴 때 억지로 막아 놓았던 제 눈물샘도 터지고 말았습니다. 하마터면 소리내 엉엉 울 뻔 했습니다. 진짜 자신의 아들과 함께 출연한 윌 스미스의 명연기가 기어이 한국의 한 어줍짢은 사내 대장부를 울리고 말았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아닌 척 쓱 눈물을 닦고 나오는데도 눈물이 속으로 흘렀습니다.
 저도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 앞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저를 우리집의 대들보로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아내와 아이들은 모릅니다. 자신들이 제가 기댈 기둥이라는 걸. 아내와 아이들이 없다면 전 무너지고 말 겁니다. 저도 크리스처럼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제 앞에도 크리스처럼 가느다란 한 가닥 희망만이 보일 뿐입니다. 저도 그 가늘고 약한 저 희망의 끈을 꼭 붙들고 놓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눈물 따윈 보이지 않겠습니다. 사내 대장부가 되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행복에 겨운 그 날 저를 위한 기쁨의 눈물 한 바가지를 위해 아껴두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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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타이탄 - Remember the Tit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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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1년 미국에서도 인종차별이 가장 심하기로 유명한 버지나아주의 작은 도시 알렉산드리아엔 폭풍전야의 긴장이 감돕니다. 지역의 교육청이 흑백으로 각각 나늬어 다니던 고등학교를 통합하기로 결정한 때문입니다. 새로 생긴 T.C 윌리엄스 고등학교 풋볼팀의 감독으로 흑인인 허먼 분(덴젤 워싱턴)이 부임합니다. 기존 백인학교 풋볼팀의 감독이었던 빌 요스트(윌 패튼)가 부감독으로 내정되어 있습니다. 지역사회는 풋볼팀의 향방을 두고 흑백으로 갈려 반목합니다.
 흑인 교장은 빌을 코치진에서 배제할 것을 제의하지만 허먼은 자신이 당해 왔던 차별행위를 똑같이 저지를 순 없다며 거절합니다. 백인들도 빌에게 흑인 감독 밑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종용합니다. 올 해 백인 사회 명예의 전당에 오를 유력 후보인 빌도 내심 흑인 감독의 역차별을 우려합니다. 하지만 허먼은 단도직입적으로 빌을 찾아가 수비전담 코치가 돼 달라고 요청합니다. 빌은 일단 코치직을 수락합니다.
 모두의 우려 속에 시작된 전지훈련, 예상대로 흑백의 고교선수들은 서로 반목하고 분열합니다. 강력한 카리스마의 허먼은 '서로 사랑하거나 좋아하지 않아도 좋다. 단, 상대를 존중하라!'고 말하며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혹독한 훈련으로 일관합니다. 혹독한 훈련을 통해 아이들이 팀 플레이의 소중함을 깨달아 갈 때 쯤 허먼은 선수들을 게티스버그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로 데려가 '여기 누워 있는 사람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라!'며 화합을 강조합니다.
 허먼의 열정과 공정함에 감복한 아이들은 마침내 반목을 끝내고 팀 동료를 넘어 진한 우정으로 한데 뭉치게 됩니다. 전지훈련에서 돌아 온 풋볼팀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 올립니다. 떠날 때와 달리 서로 친해져 돌아 온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흑백사회는 오히려 더욱 반목합니다. 자녀들이 흑인과 어울리는 걸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백인들이 압력을 넣어 풋볼팀이 한 번이라도 패한다면 허먼이 물러나야 하는 상황으로 몰고 갑니다. 이제 허먼과 선수들은 단순히 지역의 대표가 아니라 인종갈등의 리트머스가 되어 흑백화합이 가능함을 증명해 보여야 합니다.
 이 영화의 내용은 실화라고 합니다. 실제로 그 해 T.C 윌리엄스 고교 풋볼팀은 13연승 무패의 대기록을 세우며 전 미국의 주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아직도 인종차별이 상존하는 버지니아주에서 유독 알렉산드리아만은 흑백갈등이 없다고 합니다. 작은 도시의 풋볼팀을 통해 오랜 갈등을 치유하는 과정이 그래서 감동을 주나 봅니다.
 한데 이 영화의 장점은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단지 흑백갈등만을 주제로 다루고 있지 않고 훌륭한 리더쉽이란 무엇인가를 확실히 보여줍니다.
 리더쉽의 첫째 조건은 공정함입니다. 사사로운 이익과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함만이 리더로서의 권위를 보장해줍니다. 허먼은 공정함으로 강력한 리더쉽을 발휘합니다.
 리더쉽의 두번째 조건은 겸손함입니다. 허먼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실수했을 때나 빌의 판단이 옳았을 때 솔직하게 인정하고 빌에게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아이들을 냉정하게 다그쳤지만 필요할 땐 개성을 인정하고 진정을 믿어주었습니다. 강한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 더 너그러운 법입니다. 이 땅의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지만 그 사람들은 싸우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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